[깜비를 보내야할 시간이 이제 왔나 보다.]【윤경변호사】
깜비가 처음 쓰러진 것이 작년 7월 말이다.
여러 번의 집중치료를 했음에도 회복이 어려운 모양이다.
이제는 제대로 일어서지도 못한다.
불러도 듣지 못하고, 잘 보지 못하는지 벽에 잘 부딪친다.
배설기능도 떨어져 아무데나 일을 본다.
석달 전부터는 안방 입구에 보금자리를 만들어 주었다.
그런데 오늘 새벽부터 갑자기 계속 낑낑거린다.
기력을 떨어졌어도 그 동안 별로 신음소리를 낸 적이 없는데 말이다.
강아지는 아픈 티를 내지 않아 답답하다.
어디가 아프다고 말해 주었으면 좋겠다.
그런 깜비가 낑낑 소리를 계속 내는 것 보니 정말 많이 아픈 모양이다.
병원에 입원시켜 진통제를 맞고 있다.
심장이 약해져 오래 가지 못할 것이라고 한다.
입원시키고 돌아왔지만, 마음은 편하지 못하다.
둘째 아이는 깜비가 치료 받는 내내 계속 눈물을 흘려 눈이 퉁퉁 부었다.
15년간 우리 가족에게 큰 즐거움과 좋은 추억을 남겨준 강아지다.
고통 없이 편안하게 좋은 추억을 간직한 채 떠나기를 바랄 뿐이다.
고통스런 모습을 지켜 보는 것만으로도 힘들고 슬프다.
죽음을 앞둔 깜비의 모습은 큰 교훈을 주었다.
삶이 더욱 분명하게 보이는 것은 죽음이 강으로 내몰린 그 순간이기 때문이다.
인생에서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알려주고 있다.
세상이 보여주는 최상의 것을 배우고 경험하는 일을 놓치는 것은 어리석다.
삶은 하나의 기회이고, 아름다움이고, 즐거운 놀이다.
그것을 붙잡고, 감상하고, 누리는 것은 우리 자신에게 달린 일이다.
깜비가 없는 텅빈 보금자리를 보니, 갑자기 울컥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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