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딸, 그 복잡하고 미묘한 애증관계]【윤경변호사】
<딸이 엄마로부터 독립하는 것은 쉽지 않다.>
누구나 가슴 속엔 엄마의 자리가 있다.
세상살이가 고달프고 사람에게 상처받아도 모든 걸 편히 내려 놓고 포근하게 쉴 수 있는 엄마의 품이 있다.
아무리 나이가 들어도 마음 속에 엄마가 있기에 힘들어도 한 번 더 기운을 차리게 된다.
누구에게나 엄마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특별한 존재다.
그럼에도 모든 자식들이 엄마에 대해 좋은 기억만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엄마를 ‘사랑하는 평생 친구’, ‘포근한 안식처’, ‘자신의 우상’, ‘진정으로 감사한 분’으로 생각하는 딸이 있는가 하면, ‘정신적으로 학대하는 사람’, ‘부담을 주며 늘 뭔가를 바라는 사람’, ‘마음을 아프게 하는 사람’으로 기억하는 딸도 있다.
딸이 엄마로부터 독립하는 것은 쉽지 않다.
엄마는 딸이 어린 소녀에서부터 한 여성으로 성장해 가는 모든 시기에 최우선적 역할 모델이 된다.
어떤 친구를 만날지, 어떤 남자를 사랑할지, 결혼하면 어떤 엄마와 아내가 될지 모두 엄마로부터 영향을 받는다.
그래서 딸에게 엄마는 가장 가까우면서도 동시에 가장 벗어나고 싶은 그 무엇이다.
사춘기를 지나면서 엄마가 하는 모든 말은 딸에게 잔소리처럼 여겨지고, 내 마음 좀 알아달라는 엄마의 외침은 피하고 싶은 정서적 부담이다.
아직까지 엄마와의 관계에서 풀지 못한 숙제를 안고 있다면 한번 찬찬히 생각해 볼 일이다.
자신을 위해 희생한 엄마가 고맙지만 엄마의 욕심이 너무 부담스러워 벗어나고 싶다면, 또 그런 생각을 하는 자신이 밉고 죄책감이 들어 힘이 든다면 이제는 엄마와의 관계를 새롭게 풀어 가야 할 때다.
<엄마도 딸로부터의 독립이 필요하다.>
딸의 성장 과정에서 유독 강렬한 정서적 일체감을 경험한 엄마일수록 딸의 독립은 엄청난 심리적 도전으로 다가온다.
딸을 고유한 정체성을 가진 독립적인 존재가 아닌 자신의 분신으로 여기기 때문이다.
딸의 행동 하나하나에 관심을 쏟고, 딸의 일과를 관리 대상으로 삼는다.
친구 관계가 어떤지, 남자 친구와 데이트를 하는지, 회사 생활에는 특별히 문제가 없는지 모든 걸 알아야 직성이 풀린다.
심한 경우 엄마는 나르시시즘의 연장선에서 자기가 못 이룬 꿈을 딸에게 강요하거나 실패한 인생에 대한 책임을 딸에게 덮어씌우면서 들쑥날쑥한 사랑을 보여준다.
때론 무의식적으로 딸들의 죄책감을 이용하기도 한다.
그런 엄마 밑에서 자란 딸은 과도한 관심에서 벗어나고 싶지만 서운해 할 엄마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착한 딸 노릇을 한다.
엄마가 불행해 보이거나 아빠에게 무시당하면, 딸은 엄마가 불쌍해서 엄마의 뜻을 거스를 생각조차 하지 못한다.
엄마는 독립에 대한 딸의 욕구를 충분히 이해해주고, 딸의 성장하려는 의지와 자율성을 존중해 줄 필요가 있다.
딸의 ‘성취’를 사랑하는 부모가 아니라 딸의 ‘존재’ 자체를 사랑하는 부모가 되어야 한다.
엄마가 딸에게 해 줄 수 있는 것은 줄 수 있는 만큼의 사랑을 주고, 할 수 있는 만큼의 최선을 다하는 것뿐이다.
엄마라는 이름의 당신이 당신 부모님 뜻대로 되지 않았던 것처럼 당신의 딸 역시 당신 뜻대로 자라주지 않는다.
비록 당신의 몸을 빌려 태어 났지만, 딸도 자기 만의 영혼과 꿈을 가진 독립된 인간이다.
이를 존중해 준다면 딸은 자신이 가진 잠재력을 충분히 발휘하며 성장하게 된다.
완벽한 엄마가 되겠다는 부담감은 떨쳐 버려라.
이 세상에 완벽한 엄마는 없다.
엄마 역시 많은 상처와 결함을 가진 나약한 인간이란 것을 딸에게 이해시켜야 한다.
딸이 엄마의 심리적 아픔과 고통을 이해할 때 엄마와 딸은 ‘각자 자신의 삶을 살며’ 평생 친구가 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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