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병처럼 지나간 젊은 날의 추억을 일깨우는 노래]【윤경변호사】
<이문세의 ‘광화문연가’>
아이팟을 끼고 운동을 하는데, 흘러나오는 옛 노래 한 곡이 마음을 흔든다.
이문세의 ‘광화문연가’다.
이 노래가 유행할 당시에는 별 감흥이 없었던 곡이다.
‘연가’라는 제목 자체에서 유치찬란하고 신파적인 냄새가 풍긴다.
그런데 기성세대가 된 지금에는 위 곡에 대한 느낌이 달라졌다.
광화문연가(이수영)
https://www.youtube.com/watch?feature=player_detailpage&v=FS1-tn_VBnw
언젠가는 우리 모두
세월을 따라 떠나 가지만
언덕 밑 정동길엔 아직 남아 있어요
눈 덮인 조그만 교회당
향긋한 오월의 꽃 향기가
가슴깊이 그리워지면
눈 내린 광화문 네거리
이곳에 이렇게 다시 찾아 와요
익숙한 가사지만, 그 노래는 잠자고 있던 옛 추억을 되살리고, 열병처럼 지나온 젊은 날의 기억을 일깨워준다.
젊은 시절 정들었던 기억을 가슴에 모두 남겨놓은 것은 불가능하지만,
정말 소중한 것은 적어도 가슴 한 켠에 남아서 가끔 슬퍼지거나 외로워질 때 순간순간 떠오르게 된다.
조금은 코끝이 찡해지는 그런 순간과 장소가 있다.
광화문은 우리 또래 세대에게는 그런 정이 깃든 장소다.
종로학원, 대성학원 등 유명한 입시학원 등과 크고 작은 외국어 학원들이 밀집해 있었고, 종로서적이 있었다.
그 당시 이 일대에는 국일관 등 나이트클럽, 르네상스 음악감상실, 빵집, 분식집, 맥주집이 넘쳤다.
국제극장이 있었고, 덕수궁 돌담길이 있어 데이트를 즐기는 청춘들로 북적였다.
덕수궁 돌담길을 따라 걷는 연인들은 언젠가는 모두 이별하게 된다.
세월을 따라 그 시절 청춘들은 모두 떠났고, 노랫말의 ‘언덕밑 정동길’엔 감리교회만 힘겹게 버티고 남아 있다.
이 노래는 열병처럼 지나가 버린 젊은 날의 그리움을 안겨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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