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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하는 신비한 마음, 사랑]【윤경변호사】
‘깜비’를 좋아했지만, 깜비가 내 얼굴을 핥는 것은 싫었다.
특히 입술을 핥을 때는 나도 모르게 밀쳐냈다.
그러다보니 깜비는 안아주면 한두 번 얼굴핥기를 시도하다가 그친다.
솔직히 비위생적인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런 내 마음이 오랫 동안 잘 이해 되지 않았다.
하지만 깜비가 마지막 투병생활을 할 때 피부병이 생긴 몸을 쓰다듬고 손으로 쓸어주었다.
고름과 염증이 세균 덩어리겠지만, 나에게 피부병이 옮는 것이 전혀 두렵지 않았다.
아픈 깜비를 어루만지고 몸을 쓰다듬으면, 놀랍게도 상태가 진정된다.
주위에서는 “더러운 부분을 함부로 만지다가 병 옮으면 어떡해?”라고 걱정하지만, 지금껏 난 아무 병도 옮지 않았다.
고린도전서 13장에는 이런 말이 나온다.
“내게 있는 모든 것으로 구제하고 내 몸을 불사르게 내어 줄지라도 사랑이 없으면 내게 아무 유익이 없느니라.”
머리를 쿵 한 대 맞는 느낌이다.
사랑에는 치유의 능력이 있다.
사랑하는 사람과 키스를 하면서 상대방의 침이 더럽다고 느끼는 사람을 없을 것이다.
고름덩어리로 가득한 몸을 쓰다듬어도 사랑을 하는 자는 다치지 않는다.
사랑의 손길에는 생명이 흐르고 또 흐르기 때문이다.
오늘 아침 일어나자 마자 ‘또르’가 달려와 온 얼굴을 침범벅으로 만든다.
더럽다고 느껴지는 것이 아니라 기쁨을 느끼고 에너지를 얻는다.
사랑이야 말로 신비한 치유의 능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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