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윤경/수필

【둘째 사위의 집밥 요리】《어른들은 현금으로 주는 선물을 더 좋아한다고? 돈으로 주는 선물은 정말 아니다. ‘직접 요리해서 만들어주는 집밥’은 인생의 흑백사진첩을 넘기다가 만나는 ‘아름다운 컬러 사진’과 같다.》〔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윤경 대표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2025. 1. 26.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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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사위의 집밥 요리】《어른들은 현금으로 주는 선물을 더 좋아한다고? 돈으로 주는 선물은 정말 아니다. 직접 요리해서 만들어주는 집밥은 인생의 흑백사진첩을 넘기다가 만나는 아름다운 컬러 사진과 같다.》〔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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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가족 모임은 둘째 사위의 집에서 했다.

둘째 사위가 직접 집밥을 만들어 대접한단다.

 

가족끼리 모일 때는 주로 레스토랑에서 와인을 마시며 식사를 한다.

나와 집사람은 아직 일을 하기 때문에 집에서 함께 식사를 차리는 것은 너무 번거롭고 힘들기 때문이다.

 

작년 크리스마스때는 성수동 서울숲 근처 65평 아파트에 사는 큰 딸과 사위가 우리 가족을 전부 초대하여 오븐에 구운 닭과 파스타 등을 먹은 적이 있다.

정말 감동이었다.

어리게만 보았던 큰 딸이 요리를 한다니?

그것도 집밥이라니?

 

그런데 이번에는 둘째 사위가 직접 집밥을 한다.

사위가 몇 년전 분양받은 아파트 꼭대기층(28)에 온가족이 또르(Thor)와 로키(Loki)를 데리고 방문했다.

창밖으로 한강이 보인다.

 

킹크랩과 조개구이는 주문을 해서 배달받은 것이지만, ‘돼지고기수육양갈비구이등은 둘째 사위가 직접 요리한 것이다.

돼지고기수육은 향도 좋고 너무 부드러워 입안에서 살살 녹는다.

킹크랩 내장 등을 넣어 만든 볶음밥도 너무 맛있다.

환상적인 맛이라서 두 접시를 먹었는데, 먹느라고 바빠 사진을 찍지 못했다.

 

사실 집밥을 대접받은 것은 그 어떤 선물보다도 감동그 자체다.

 

우리 집은 가족모임을 할 때는 서로에게 조그만 선물을 교환하곤 한다.

그런데 선물에 관한 재미있는 통계가 있다.

2010년 기준 한 가구당 평균 386개의 물건을 쓰지 않은 채 보관하거나 방치하고 있으며, 그 중 48%의 용품이 선물로 받은 물건이란다.

사용하지 않는 물건 중 절반이 선물로 받은 것이라는 말이다.

 

그렇다면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거나 신세를 갚아야 할 필요가 있을 때 물건보다는 돈을 주는 것이 더 현명할지도 모른다.

자신에게 보다 중요하고 더 높은 만족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현금이 경제학적으로는 가장 효율적이다.

 

그러나 사랑하는 가족에게 선물을 줄 것인가 아니면 현금을 줄 것인가는 더 따져봐야 할 부분이 있다.

 

사람들이 사랑하는 이를 위해 선물을 살 때 과연 무엇을 좋아할까를 수도 없이 생각하고 고민한다.

아무리 생각해도 적당한 것이 떠오르지 않을수록 그 사람을 생각하는 횟수가 많아지고 고민은 깊어진다.

 

이런 것들이야말로 사랑하는 사람들의 특권이자 애정의 표현이다.

그런 것을 기대하고 있는 사람에게 돈만 덜렁 준다면 아마 상상조차 하기 싫은 일이 벌어질 게 분명하다.

그래, 나를 별로 사랑하지 않으니까또는 선물 사는 시간이 아깝고, 선물사기가 귀찮고 짜증나서 그랬겠지라고 생각할 것이다.

 

또 돈으로 사랑을 표현할 경우에 놓치게 되는 즐거움도 있게 마련이다.

몇날 며칠을 고민해 마련한 선물을 보고서 사랑하는 사람이 감동의 눈물을 흘릴 때의 기쁨 말이다.

자기가 간절히 갖고 싶어했거나 사랑의 마음이 담긴 선물을 받은 행복감을 함께 나눌 수 있다.

 

어떤 이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돈을 주면 자신이 정말 원하는 것을 살 것이고, 그게 그 사람의 만족도를 높이는 최선의 방안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이 현금보다 애정과 진심이 담긴 선물을 원한다면, 그런 생각이 무슨 소용이 있단 말인가.

 

사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상대방에 대한 배려다.

선물도 마찬가지다.

사랑하는 사람이 돈을 원하면 돈을 주고, 선물 받기를 원하면 선물을 사주는 것이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배려다.

이런 배려가 사랑하는 사람의 만족도를 가장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이다.

 

내 경우는 이 두 가지를 절충했다.

내가 아이들에게 가족모임이나 생일 등에 선물을 줄 경우에는 함께 식사를 하면서 봉투에 돈을 넣어 준다.

우리 아이들은 돈으로 받기를 좋아하기 때문이다(솔직한 진심은 선물을 고른다느 것 자체가 나에게는 엄청난 스트레스다).

 

하지만 반대로 내가 아이들에게서 축하를 받을 때는 반드시 선물이나 카드를 받는다.

아이들에게서 아직 돈을 받아 본 적이 없다.

돈으로 주는 선물은 정말 아니다.

솔직히 난 매우 기분이 안좋을 것 같다.

 

나에게 필요 없는 물건이라도 난 돈보다 선물로 받는 것이 더 좋다.

그것이 나에게 전혀 쓸모가 없는 물건이라 할지라도 난 그 선물을 항상 간직할 것이다.

내 옆에 나를 사랑하고 아낀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완벽한 증거 아니겠는가?

이런 즐거운 기쁨과 위안이 또 있을까?

 

그런데 이런 물질적인 선물과 또다른 것이 직접 요리해서 만들어주는 집밥이다.

그건 결코 잊을 수 없는 추억이다.

뇌리에 콕콕 박혀 잊혀지지 않는 강렬하고 짜릿한 추억이다.

인생의 흑백사진첩을 넘기다가 만나는 아름다운 컬러 사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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