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른 일탈을 앞두고】《죽은 물고기만이 물결을 따라 흘러간다.》〔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지난 해 6월 코카서스 여행을 다녀온 후 바로 중남미여행을 가기로 하고 비행기표를 예약했는데, 어느덧 코 앞으로 다가왔다.
전문여행가들에 비할 바는 아니겠지만, 그래도 해외여행을 무척 많이 다닌 편에 속한다.
사실 중남미 여행은 너무 멀어 포기하려고 했다가, 더 나이가 들기 전에 다녀와야겠다고 마음 먹은 곳이다.
아직 가보지 못한 마지막 대륙이다.
죽을 때까지 세계 곳곳을 걸어다니며 여행하고 싶은 것이 내 버킷리스트이다.
누구나 행복을 추구한다.
인간이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행복할 방법을 찾는 것보다 불행을 피할 방법을 찾는 것이 오히려 더 현실적인 해결책이다.
그런데 나이가 들면, 가장 불행한 일 중의 하나가 “하기 싫은 일을 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하지 않아야 하는 것을 안 할 때 삶이 풍성해지는 것인데, 문제는 무엇을 하려고 노력하는 것보다 하지 않아야 하는 일을 안하는 것이 더 어렵다는 것이다.
어른은 하고 싶은 일 한 가지를 위해서 하기 싫은 일 열 가지를 해야 하는 법이다.
하기 싫은 일을 거부하고 싶다면, 그러고도 충분히 풍요롭게 살 능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그런 생각은 저절로 바뀐다.
나이든 내가 해외여행을 다니는 목적은 무얼까?
그 질문에 난 답을 하나는 찾은 것 같다.
틀에 박힌 삶을 사느라 경험하지 못한 다양한 감정을 느껴보는 것, 그거야 말로 삶의 묘미이고, 행복의 진수다.
어렴풋 느꼈다.
언젠가 내 안의 그 감정들이 메말라 더이상 파닥거릴 수 없을 때
비로소 내 삶의 두근거림도 그칠 것이라는 걸.
죽은 물고기만이 물결을 따라 흘러간다.
젊은 시절의 내 삶은 그저 정해진 틀을 따라가는 삶이었다.
흐르는 물결을 거슬러 나만의 길을 가다보면, 이제야 내가 정말 살아있구나, 라는 벅찬 감정에 심장이 쫄깃해진다.
한달 전 바디프로필이라는 목표를 달성했으니, 또다른 목표를 세워 도전해 보고자 한다.
이 여행이 끝나면 또다른 여행이 기다릴 것이다.
내 삶의 여정은 아직 끝나지 않았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