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윤경/수필

【신비로움이 가득한 미지의 세계 중남미여행(1)】《나는 항상 일탈을 꿈꾼다. 눈을 감으면 내 마음과 정신은 어디든 훨훨 날아, 그 잊지 못할

윤경 대표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2025. 1. 28. 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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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로움이 가득한 미지의 세계 중남미여행(1)】《나는 항상 일탈을 꿈꾼다. 눈을 감으면 내 마음과 정신은 어디든 훨훨 날아, 그 잊지 못할 냄새와 풍경과 그 공기 속에 머물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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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런 준비도 못했는데, 벌써 훌쩍 떠날 시간이 다가왔다.
가방과 배낭을 꺼냈다.
 
해외 여행지에서 입을 옷, 모자, 신발, 액세서리를 챙겼다.
사실 이것만 챙기면, 여행 준비의 80%는 끝이다.
 
난 여행지에서마다 매일 매번 옷을 갈아 입는다.
새롭게 마주치는 낮설지만 이국적인 풍경 속에서 ‘똑같은 옷’을 입는 것이 싫기 때문이다.
장소나 풍경이 바뀔 때마다 매번 새로운 옷으로 갈아입으면, 마음도 몸도 신선해진다.
 
하지만 이번에는 여행기간이 길어 상의만 매일 갈아입기로 하고, 바지는 개당 2-3일 동안 입는 것으로 하였다.
짐이 너무 많아 무거워지기 때문이다.
 
신발도 2컬레만 골랐고, 모자는 6개만 가져간다.
액세서리도 목걸이만 가져가고, 이번에는 팔찌를 차지 않기로 했다.
 
여행은 일탈이다.
매일 매일 수트 정장차림에 넥타이를 매고 다니는 내가 목걸이를 하고, 페도라와 볼캡을 쓰고, 찢어진 청바지를 입을 수 있는 유일한 기회다.
한국에서는 감히 이런 걸 몸에 걸칠 수 없지만, 먼 외국이라면 나를 알아볼 사람이 없지 않겠는가.
낯선 해외에서 누리는 익명성은 그런 편안함을 선사한다.
 
여행을 꿈 꿀 때 심장 어딘가가 간질간질해진다.
아니 심장이 쫄깃쫄깃해진다.
 
낯선 곳 그 하늘의 오후의 분위기가 그립다.
그 곳에서는 다른 햇살이 스며들고, 공기의 질감은 부드러워진다.
그곳에서 마주친 파아란 하늘은 나에게 미소를 보내고, 살랑거리는 바람은 내 귀를 간지럽힌다.
뛰어노는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어디선가 풍겨오는 향긋한 커피내음은 내 호기심과 설렘을 자극한다.
그래서 난 새롭게 배낭을 꾸린다.
돌아와 다음 여행을 그리워하기 시작할 것이다.
또 다른 여행을 생각하며 잔뜩 부풀어 오를 것이다.
 
마법같은 여행을 꿈꾸는 것 자체가 내 단조롭고 지루한 일상을 변화시킬 것이다.
끝없이 여행을 꿈꾼다.
낯선 곳에서 마주하는 음식, 햇살, 그 나른함, 알 수 없는 매혹, 호기심과 설렘 속에서 마주치는 그 모든 것을 상상해 본다.
 
내가 여행을 사랑하는 이유는, 그 모든 것이 기억에서 시작되어 그리움으로 끝나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다시 희망과 설렘을 품는다.
 
이집트의 휴양도시 후르가다(Hurghada)에서 홍해를, 그리고 포르투갈 알부페이라의 팔레지아 해변 레스토랑에서 대서양을 바라보며 칵테일을 마신 기억이 난다.
오랫 동안 바다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평온함이 느껴졌다.
푸르디 푸른 바닷물은 고요히 머물다 떠나갔다.
해가 반대쪽으로 넘어갈수록 바다에서 빛이 났다.
‘윤슬’이 제 반짝임을 끝낼 때쯤 난 석양을 담은 칵테일에 기분좋게 취해 있었다.
 
그런 날을 사랑한다.
그 바다가 좋아서였다기보다, 아무 것도 하지 않고 멍 때리며 아무렇지 않을 수 있는 내 모습이 좋아서였다.
 
인도 조드푸르의 해 질 녘 성벽에서, 이탈리아 친퀴테레의 절벽 위에서, 스페인 세비야의 뜨거운 나무 아래서, 아프리카 아침을 여는 빅토리아 폭포 앞에서, 모로코 쉐푸사우엔의 노을 아래서 다시 그 감정을 느껴보고 싶다.
아득한 그리움에 코가 실룩거린다.
 
눈을 감으면 내 마음과 정신은 어디든 훨훨 날아, 그 잊지 못할 냄새와 풍경과 그 공기 속에 머물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그 소리와 냄새를 기억해 낼 때
다시 그 앞에 서있게 된다면,
두 팔 벌려 마음껏 안아주고 싶다.
 
이번 여행도 그런 날갯짓에 힘을 불어 넣어줄 바람이 되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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