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윤경/수필

【신비로움이 가득한 미지의 세계 중남미여행(4)】《인천공항 라운지에서 탑승을 앞두고》〔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윤경 대표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2025. 2. 6.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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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로움이 가득한 미지의 세계 중남미여행(4)】《인천공항 라운지에서 탑승을 앞두고》〔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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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르는 큰 딸집에 맡겼다.
어제 저녁 사위가 데려갔는데, 차가 떠나기 시작하자 조수석 창밖으로 얼굴을 내밀고 계속 나를 보면서 짖어대는 또르의 모습이 선하다.
"어! 아빠는 나랑 같이 왜 안 가지? 뭔가 이상해. 싫어."
마음이 찡하다.

이제 출발이다.
벤티를 타고 공항으로 간다.
낯선 곳으로 떠나는 호기심 반, 두려움 반으로 가득 찬 여행 첫날의 기분이 내 마음을 두드린다.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공항에 도착하자, 상기되어 부풀어 오른 마음은 얼굴에서 입술을 비집고 나와 헤벌레 벌어진 미소와 함께 터져 버린다.

그렇다.
나는 지금 공항에 있다.
떠나는 이들의 북적이던 발걸음이 사라지고, 떠나기를 기다리는 이들의 설렌 숨소리만이 내 귀를 간질인다.
    
아에로멕시코 비즈니스석은 대한항공 프레스티지 라운지를 이용할 수 있다.
라운지에서 간단한 음식과 꼬냑 한 잔 들이키며 잠시 휴식을 취했다.
    
대한항공 프레스티지 라운지는 시설이나 음식이 아주 그냥 평범하다.
사람들도 너무 많다.
특이한 것은 비빔밥 메뉴가 새로 추가 되어 있다는 것이다.
비즈니스 라운지의 최고봉은 ‘카타르 항공’의 비즈니스 라운지라고 말할 수 있다.
정말 규모가 매우 크고 웅장한데다가, 음식도 너무 다양하고, 편의시설도 좋았다.
그 다음은 에미레이트 항공이다.
    
이제 곧 탑승이다.
잔뜩 달아오른 내 심장이 빠담빠담 소리를 내며 공항 안을 가득 메운다.
    
해외여행은 나에게 어떤 의미일까?
누군가가 나에게 “어떤 여행자”인지를 묻는다면, 뭐라고 답변하기 힘들다.
호기심 많은 나는 그냥 여행이 좋을 뿐이다.
    
나는 다른 누군가처럼 대담하게 하던 일을 그만두고 미련 없이 떠나지 않는다.
그저 모험과 도전을 좋아하는 호기심 많은 성격으로 태어나 일과 여행 사이의 간극에서 즐거움을 찾는 사람일 뿐이다.
난 여행을 통해 대단한 깨달음을 얻는 사람도 아니다.
    
해외여행을 즐긴다고 하여 일상에서 도망가거나 완전히 떠나버리는 것이 아니라, 단지 여행을 통해 그저 단조롭고 반복적인 삶을 풍성하고 흥미롭게 만들고 싶을 뿐이다.
항상 새로움을 추구하는 자유로운 성향임에도 여전히 일을 놓지 못하는 사람이다.
고급스럽고, 아름답고, 고상한 것을 추구하는 속물적인 성향도 강해 미니멀리스트를 외치며 가벼운 배낭 하나만 메고 훌쩍 떠나는 스타일이 아니다.
아직 가지고 싶은 것도 많고, 누리고 싶은 것도 많고, 버리지 못하는 것이 많은 ‘속물적 맥시멀리스트’이다.
    
여행을 사랑한다는 이유로 누군가 나에게 모든 걸 던지고 떠나라 한다면, 난 주저할 것이다.
내 삶을 지탱하는 원천이 오직 여행만은 아니기에, 안식처의 포근함과 사랑하는 사람들과 좋아하는 일을 버릴 이유는 없기에.
    
하지만 나는 또 떠날 것이다.
떠나는 그곳이 바꿀 내일의 나와 그곳에서 만날 낯선 풍경들, 그곳의 공기와 햇살, 바다가 궁금하기에.
낯선 곳에서 마주하는 음식이, 햇살이, 그 나른함이, 알 수 없는 매혹이, 호기심과 설렘 속에서 마주치는 그 모든 것이 그립기에.
내 삶이 지나간 자리를 메꿀 추억이 많지 않다면, 견딜 수 없이 후회할 것 같다.
    
그렇게 나는 또 돌아올 것이다.
돌아올 곳이 존재한다는 행복감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좀 더 잘 돌아오기 위해 최선을 다해 온몸으로 여행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