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로움이 가득한 미지의 세계 중남미여행(2)】《생각보다 복잡한 중남미여행 준비물. 왜 사서 고생을 하는걸까?》〔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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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 여행은 지금까지 다녀온 해외여행과 다른 점이 많다.
지금까지 다녀본 해외여행 중 가장 이동거리가 길고, 힘이 들고, 준비물도 많다,
황열병예방접종을 해야 하고, 모기퇴치제 등이 필수다.
다행히 지난 해 아프리카 여행시 황열병예방접종을 받았다.
모기퇴치제와 바르는 패치도 준비했다.
문제는 고산증이다.
라파즈, 우유니, 쿠스코 등은 해발 3,000미터가 훨씬 넘는 고산지대라서 고산증약이 필요하다고 한다.
고산증 증세가 구토, 식욕부진, 호흡곤란 등 엄청 고통스럽기 때문에 살짝 걱정이다.
예전에 3,100미터가 고산지대인 중국의 ‘황룡’을 여행했을 때는 아무런 증세가 없었지만, 지금은 그때보다 나이가 들었기 때문에 젊은 시절과는 다를 수 있다.
고산증약 처방을 받았다.
대륙을 여행하는 것이라서 그런지 계절이 여름부터 겨울에 걸쳐있다.
멕시코 칸쿤, 리오데자네이루, 부에노스아이레스 등지는 여름이지만, 엘칼라파테와 고산지대(라파즈, 우유니, 쿠스코 등)는 겨울 날씨다.
그래서 모든 계절의 옷을 준비해야 한다.
소나기가 내리는 등 날씨가 변덕스러워 우비도 필수다.
각 나라마다 전압이 모두 다르다.
지역에 따라 110V, 127V, 220V를 쓰며 플러그 모양이 다르다.
멀티탭이 필수다.
이동거리가 멀어 총 17번의 비행기를 탄다.
차량보다 비행기 이동이 더 많다.
그 중 비행거리가 긴 6개의 구간은 프레스티지석으로 예약이 가능했지만, 여행지 내에서 이동하는 1-3시간의 비행의 경우 비즈니스석이 없거나 예약이 불가능하다.
이코노미석에 앉아가는 상황에 대비하여 그동안 가지고 다니지 않던 ‘목베개’를 새로 구입했다.
아프리카, 코카서스, 이집트 등 후진국을 장기간 여행할 때는 소액권 달러가 정말 많이 필요하다,
코카서스 여행시 소액권을 80장만 준비했다가 부족해서 아주 힘들었다.
포터비, 호텔 매너팁, 화장실 이용비, 버스킹이나 거리악사 등 연주 동영상을 촬영하고 주는 돈, 현지인과 함께 사진촬영시 주는 팁 등 소액권은 생각보다 정말 많이 쓰인다.
그래서 일단 소액권 환전을 충분히 했다.
게다가 멕시코, 아르헨티나, 페루, 볼리비아 등 중남미 국가들 대부분은 레스토랑에서 음식값의 10-15% 정도 팁을 주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한다.
미국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호텔에서는 카드를 쓰면 되지만, 길거리의 작은 상점에서 음료수나 기념품을 살 때도 소액권은 아주 요긴하다.
편안하게 집에서 지낼 것이지, 왜 사서 고생을 하느냐고 묻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난 비가 와도,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폭풍우가 몰아쳐도 상관 없다.
내가 여행을 사랑하는 이유는 아주 단순한 것에서 온다.
기계적이고 반복적인 현실을 떠나 낭만과 여유로움 속에서 살고 있는 듯한 착각인지 현실인지 모를 낯선 여행지에서 누군가의 눈치를 보지 않고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것,
처음 가보는 곳을 걸어도 불안하지 않고 오히려 두근두근 설레는 것,
무엇을 먹고 무엇을 입고 무엇을 할지 즉흥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행복을 선택할 수 있는 것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를 더 붙이자면,
여행이 그냥 좋다.
여행은 늙어서 은퇴 후 가는 것이 아니라 늙기 전에 가는 것이다.
죽기 직전에 가는 여행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아무리 시간이 넘쳐나도 나이가 들면 건강상의 문제로 여행을 다니지 못할 가능성이 누구에게 존재하는 것이 현실이다.
지금 하지 않으면, 언제 하겠는가?
다리가 떨릴 때가 아니라, 심장이 떨릴 때 해야 하는 것이다.
시간이 있을 때 장미 봉우리를 거두라.
우리는 반드시 죽기 때문이다.
진정 하고 싶은 일이 있거든 지금 해야 한다.
나 같이 역마살이 가득한 인간은 단조롭고 지루한 일상 속에서 삶에 대한 호기심과 설렘을 만족시키기에 해외여행만한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어디론가 훌쩍 떠나, 낯선 곳을 무작정 걷고 싶은 충동이 점점 강해진다.
‘앞으로 살 날’이 ‘살아온 날’보다 점점 적어진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혔기 때문이기도 하다.
여행은 늘 뜬금 없이 사람을 부른다.
여행에게 대답한다.
곧 갈게.
네게로 향할게.
행복을 향한 몸짓이 이토록 노골적으로 드러나는 행위가 여행 말고 또 있을까?
자유를 향한 몸짓이다.
낮선 곳을 걷다보면 간혹 의지를 넘어서는 어려움과 정면으로 맞추칠 때가 있다.
여행이란 일상을 떠나는 방식의 용기, 익숙함을 벗어던지는 형태의 모험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그곳에서 마주친 파아란 하늘은 나에게 미소를 보내고, 살랑거리는 바람은 내 귀를 간지럽힌다.
여행에서 느낄 수 있는 사소한 행복과 추억은 시간 앞에 무릎 꿇지 않는다.
좀처럼 바래지 않고 오래오래 곱씹어진다.
어떤 계절, 어느 순간에 꺼내어도 생생하게 펄떡이고 있다.
아무 장소에나 꺼내 놓더라도 자신만의 색깔로 찬란하다.
그래서 난 새롭게 배낭을 꾸린다.
돌아와 다음 여행을 그리워하기 시작할 것이다.
또다른 여행을 생각하며 잔뜩 부풀어 오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