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원의 바람을 따라, 몽골여행(3).】《초원에 새겨진 거인의 발자국, 징기스칸 기마상.》〔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울란바토르에서 한 시간을 달려 도착한 초원 끝자락.
멀리서부터 은빛의 거대한 형체가 눈에 들어왔다.
햇살을 받아 반짝이며, 초원 위에서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는 징기스칸 기마상은 마치 금방이라도 말을 몰아 달려올 듯했다.
가까이 다가갈수록 그 크기가 숨을 막았다.
말발굽이 내 머리 위를 가릴 만큼 높았고,
거대한 말의 근육과 주름 하나하나가 살아 있는 듯 정교했다.
그 앞에 선 나는 한순간 어린아이처럼 작아졌다.
마치 초원의 바람조차 그 앞에선 멈칫하는 것 같았다.
기단부에 들어서자 징기스칸의 신발이 나타났다.
그저 동상 아래 놓여 있을 뿐인데,
신발 하나로도 그 시대의 위엄이 전해졌다.
광활한 초원을 누비던 그의 발자국이 이곳까지 울려오는 듯
섬뜩한 전율이 몸을 타고 흘렀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 말머리 전망대에 서자
사방이 초록빛과 금빛으로 물든 가을 초원이 펼쳐졌다.
툴강의 물길이 은빛 리본처럼 흘러가고,
멀리 몽골의 하늘은 깊고 고요하게 이어졌다.
바람이 세차게 불어와 머리카락을 스쳤다.
순간, 800여 년 전 말을 달리던 칭기스칸의 숨결이 이 바람에 실려 온 것만 같았다.
그 위에서 찍은 사진은 단순한 여행 인증샷이 아니라
초원의 시간과 인간의 흔적이 한 장의 프레임에 담긴 듯했다.
동상의 발 아래에 서 있던 그 순간,
나는 역사의 무게와 인간의 작음을 동시에 느꼈다.
눈앞의 동상은 단순한 기념물이 아니었다.
과거를 향한 통로였고, 초원을 품은 거인의 발자국이었다.
돌아오는 길, 창밖으로 다시 한 번 거대한 기마상이 작아져 갔다.
그러나 마음속에는 오히려 더 커졌다.
거대한 동상에 비친 나의 작은 실루엣이
초원의 바람과 함께 오래도록 남을 것만 같았다.
“역사는 멀리 있지만, 그 흔적은 지금도 초원 위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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