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윤경/수필

【몽골여행(13). 허르헉과 몽골 전통의상】《사랑은 온기를 남긴다. 어머니의 돌, 아버지의 술, 그리고 가족의 식탁에는 아직도 그 열이 남아 있다.》〔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윤경 대표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2025. 10. 16.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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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wzS_ehUAOiA

 

 

몽골여행(13). 허르헉과 몽골 전통의상】《사랑은 온기를 남긴다. 어머니의 돌, 아버지의 술, 그리고 가족의 식탁에는 아직도 그 열이 남아 있다.》〔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허르헉, 뜨거운 돌에 담긴 세월>

 

푸른 하늘 아래, 광활한 몽골 초원에서 우리는 귀한 음식을 마주했습니다.

허르헉(Khorkhog), 뜨겁게 달궈진 초원의 자갈을 품고 양고기와 감자를 푹 쪄낸 유목민의 지혜가 담긴 요리.

밀폐된 용기 안에서 돌의 뜨거운 열기와 고기의 육즙이 서로 부딪치며 냄새를 지우고 맛을 덧입힙니다.

마치 긴 세월을 겪으며 거친 부분을 깎아내고 비로소 깊은 맛을 내는 인생처럼.

 

요리가 끝난 후 식탁에 올라온 그 돌을 손에 쥐었습니다.

기름기가 배어 미끄러웠지만 식지 않는 온기는 묘한 울림을 주었습니다.

혈액순환에 좋다는 믿음 때문일까요, 그 돌을 주무르는 동안 잊고 살았던 시간의 응어리까지 함께 녹아내리는 듯했습니다.

손끝에서 느껴지는 삶은 부드러웠고, 그 부드러움은 온기를 머금은 채 오래도록 가슴에 남았습니다.

 

유치하다고 생각했던 몽골 전통 의상, (Deel)을 입고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평소라면 조금 쑥스러워했겠지만, 이번만큼은 사진 한 장으로라도 남기고 싶었습니다.

깊은 색감과 통 넓은 가운이 선사하는 멋짐은 단순한 옷 이상의 의미를 주었습니다.

낯선 곳에서 잠시나마 다른 사람이 되어본다는 것은, 어쩌면 삶의 고단함을 훌훌 털어내고 싶은 우리 모두의 소망이었을지도 모릅니다.

 

<내리사랑, 채워도 채워지지 않는 빈자리>

 

나이가 들수록 가족과의 식사가 새삼스럽게 감사합니다.

아이들이 어릴 적 가족 식탁은 일상의 의무였다면,

이제 그 식탁은 서로의 안부와 시간을 확인하는 축복의 자리가 되었습니다.

자식들이 웃으며 모여 앉아주는 그 자체가

나에겐 세상 가장 귀한 선물입니다.

 

60이 넘은 자식이 90대 노부모를 극진히 봉양하는 것은 결코 이상하지 않습니다.

역지사지(易地思之), 자신이 직접 늙어보아야만 늙음의 고독과 무게를 비로소 이해하기 때문입니다.

그때가 되면, 젊은 시절의 바쁨을 핑계로 소홀했던 모든 시간이 후회로 물밀듯 밀려옵니다.

 

어머니가 하시던 우렁이 이야기가 떠오릅니다.

새끼들을 위해 제 살을 내어주고 결국 빈껍데기만 남는 우렁이처럼, 어머니는 저희 7남매에게 살을 파먹히면서 고된 삶을 사셨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각자 제 하늘을 날기에 바빠, 어머니의 텅 빈 삶을 끝내 채워드리지 못했습니다.

 

제가 시간적 여유와 경제력을 가졌을 때, 어머니는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그 후회는 아이들과 살갑게 지내지 못한 젊은 날의 후회와 맞닿아 여전히 아릿합니다.

 

이제라도 가족 모임을 자주 갖습니다.

기꺼이 함께 웃어주는 딸들과 사위들이 고마울 뿐입니다.

자식들에게 주는 것은 결코 아깝지 않은, 이 어쩔 수 없는 본능, 바로 내리사랑의 무게를 다시금 깨닫습니다.

 

세상이 시끄러워 흔들릴 때,

줄에 앉은 참새의 마음으로

아버지는 어린 것들의 앞날을 가늠합니다.

 

아버지의 눈에는 눈물이 보이지 않으나,

아버지가 마시는 술에는 눈물이 절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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