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판례】《영장 기재 혐의사실을 증명할 수 있는 「최소한의 가치」의 의미 및 관련성 판단의 기준시점(대법원 2025. 2. 27. 선고 2021도8284 판결)》〔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1. 판결의 요지 : [군검사에 의한 압수ㆍ수색영장 집행으로 압수한 문서의 증거능력 인정 여부가 문제된 사건]
【판시사항】
구 군사법원법 제258조에 따라 군검사의 수사상 압수․수색에 준용되는 군사법원법 제146조 제1항, 제149조 제1항에서 ‘사건과 관계가 있다.’는 것의 의미 / 이때 압수․수색영장에 기재된 혐의사실과 객관적 관련성이 인정되는 범위와 인정 기준 및 피의자 또는 피고인과의 인적 관련성이 인정되는 범위
【판결요지】
구 군사법원법(2020. 6. 9. 법률 제1736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254조 제1항은 “군검사는 범죄수사에 필요할 때에는 군검사의 청구로 관할 보통군사법원 군판사가 발부한 영장에 따라 압수⋅수색 또는 검증을 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구 군사법원법 제258조에 따라 군검사의 수사상 압수⋅수색에 준용되는 군사법원법 제146조 제1항 및 제149조 제1항은, 군사법원은 필요한 때에는 피고사건과 관계가 있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것에 한정하여 증거물 또는 몰수될 것으로 생각되는 물건을 압수하거나(제146조 제1항), 피고인의 신체, 물건 또는 주거나 그 밖의 장소를 수색할 수 있다(제149조 제1항)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구 군사법원법이 적용되는 군검사의 수사상 압수⋅수색 또한 관련성의 제한을 받는다.
군사법원법 제146조 제1항, 제149조 제1항이 규정하고 있는 ‘사건과 관계가 있다.’는 것은 압수⋅수색영장에 기재한 혐의사실과 관련되고 이를 증명할 수 있는 최소한의 가치가 있는 것으로서 압수⋅수색영장의 혐의사실과 객관적, 인적 관련성이 인정되는 것을 말한다. 혐의사실과의 객관적 관련성은 압수⋅수색영장에 기재된 혐의사실 자체 또는 그와 기본적 사실관계가 동일한 범행과 직접 관련되어 있는 경우를 의미하지만, 범행 동기와 경위, 범행 수단과 방법, 범행 시간과 장소 등을 증명하기 위한 간접, 정황증거나 자백의 보강증거로 사용될 수 있는 경우에도 인정할 수 있다. 객관적 관련성은 압수⋅수색영장에 기재된 혐의사실의 내용과 수사의 대상, 수사 경위 등을 종합하여 구체적⋅개별적 연관관계가 있는 경우에만 인정할 수 있고, 혐의사실과 단순히 동종 또는 유사 범행이라는 사유만으로 객관적 관련성이 있다고 볼 수는 없다. 그리고 피의자 또는 피고인과의 인적 관련성은 압수⋅수색영장에 기재된 대상자의 공동정범이나 교사범 등 공범이나 간접정범은 물론 필요적 공범 등에 대한 사건에 대해서도 인정할 수 있다.
2. 사안의 개요 및 쟁점 [이하 대법원판례해설 제144호, 황성욱 P.384-398]
가.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2014. 2.경부터 2016. 1.경까지 국방전비태세검열단 검열관으로 근무하면서 군사기밀 취급 인가를 받아 업무상 국방부, 국방전비태세검열단 등에서 생산 또는 취득한 군사기밀을 취급하였다.
피고인은 국방전비태세검열단 검열관 업무를 마친 2016. 1.경부터 같은 해 12월경까지 ○○○사단 부사단장으로 근무하다가 같은 해 12. 31.경 전역하여 군사기밀 취급 인가가 해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국방전비태세검열단 검열관으로 근무할 당시 생산 또는 취득하여 취급한 각 군사 2급 비밀인 ‘△△△ 작전현황(지도)’, ‘△△△ 작전현 황(지도)’, 각 군사 3급 비밀인 ‘□□□운용(별1-1-1)’, ‘□□□운용(별2-1-1)’ 문건(이 하 ‘이 사건 각 문건’이라 한다)을 개인 물품에 포함하여 가지고 나오는 방법으로 외부로 유출하여 2017. 1.경부터 2018. 7. 23.경까지 경기 ◇◇군에 있는 피고인의 주거지에 보관하였다.
이로써 업무상 군사기밀을 취급하였던 피고인은 그 취급 인가가 해제된 이후에도 군사기밀을 점유하였다.
나. 원심의 판단
⑴ 원심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범죄의 증명이 없다고 보아 무죄로 판단한 제1심판결을 유지하였다.
㈎ ☆☆☆군단 보통군사법원 군판사가 2018. 7. 20. 발부한 압수․수색․검증영장 (이하 ‘제1영장’이라 한다)에 기재된 혐의사실은 ••여단 주임원사인 공소외인이 피고인에게 ▽▽▽사단 부대개편 및 이전계획을 누설하였다는 것이다.
㈏ ▽▽▽사단 보통검찰부 군검찰수사관(이하 ‘군검찰수사관’이라 한다)이 제1영장 집행 과정에서 압수(이하 ‘1차 압수’라 한다)한 이 사건 각 문건은 제1영장 기재 혐의사실과 무관하게 생성 및 취득된 것이고, 제1영장 기재 혐의사실에 대한 간접증거나 정황증거도 아니므로, 제1영장의 발부 사유가 된 범죄 혐의사실과는 무관하다. 따라서 이 사건 각 문건은 피고인의 이 사건 군사기밀 보호법 위반죄에 대한 유죄의 증거로 사용될 수 없다.
㈐ 이 사건 각 문건에 관하여 법원으로부터 새로 압수․수색․검증영장을 발부받았다고 하더라도 1차 압수의 위법성이 치유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각 문건은 위법수집증거로서 증거능력이 인정될 수 없고, 검사가 공소사실의 증명을 위해 제출한 나머지 증거들은 모두 이 사건 각 문건을 통해 취득된 2차 증거로서 역시 증거로 사용될 수 없다.
㈑ 대법원의 판단: 파기환송
다. 쟁점 및 대법원의 판단
⑴ 위 판결의 쟁점은, 구 군사법원법(2020. 6. 9. 법률 제1736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군사법원법’)에 따른 군검사의 압수수색에서 압수ㆍ수색영장에 기재된 혐의사실과의 객관적 관련성이 인정되는 범위와 판단 기준 및 피의자 또는 피고인과의 인적 관련성이 인정되는 범위이다.
⑵ 구 군사법원법 제254조 제1항은 “군검사는 범죄수사에 필요할 때에는 군검사의 청구로 관할 보통군사법원 군판사가 발부한 영장에 따라 압수․수색 또는 검증을 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구 군사법원법 제258조에 따라 군검사의 수사상 압수․수색에 준용되는 군사법원법 제146조 제1항 및 제149조 제1항은, 군사법원은 필요한 때에는 피고사건과 관계가 있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것에 한정하여 증거물 또는 몰수될 것으로 생각되는 물건을 압수하거나(제146조 제1항), 피고인의 신체, 물건 또는 주거나 그 밖의 장소를 수색할 수 있다(제149조 제1항)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구 군사법원법이 적용되는 군검사의 수사상 압수․수색 또한 관련성의 제한을 받는다.
군사법원법 제146조 제1항, 제149조 제1항이 규정하고 있는 ‘사건과 관계가 있다’는 것은 압수․수색영장에 기재한 혐의사실과 관련되고 이를 증명할 수 있는 최소한의 가치가 있는 것으로서 압수․수색영장의 혐의사실과 객관적, 인적 관련성이 인정되는 것을 말한다. 혐의사실과의 객관적 관련성은 압수․수색영장에 기재된 혐의사실 자체 또는 그와 기본적 사실관계가 동일한 범행과 직접 관련되어 있는 경우를 의미하지만, 범행 동기와 경위, 범행 수단과 방법, 범행 시간과 장소 등을 증명하기 위한 간접, 정황증거나 자백의 보강증거로 사용될 수 있는 경우에도 인정할 수 있다. 객관적 관련성은 압수․수색영장에 기재된 혐의사실의 내용과 수사의 대상, 수사 경위 등을 종합하여 구체적․개별적 연관관계가 있는 경우에만 인정할 수 있고, 혐의사실과 단순히 동종 또는 유사 범행이라는 사유만으로 객관적 관련성이 있다고 볼 수는 없다. 그리고 피의자 또는 피고인과의 인적 관련성은 압수․수색영장에 기재된 대상자의 공동정범이나 교사범 등 공범이나 간접정범은 물론 필요적 공범 등에 대한 사건에 대해서도 인정할 수 있다(대법원 2023. 6. 1. 선고 2018도18866 판결 참조).
⑶ 군인인 피고인이 퇴역 후에도 군사기밀 문건(이하 ‘이 사건 문건’)을 자택에 계속 보관하던 중, 제3자에 대한 별건 군사기밀보호법위반 사건의 압수수색 과정에서 이 사건 문건이 압수된 후 비인가자의 군사기밀점유로 인한 군사기밀보호법위반으로 기소된 사안임
⑷ 원심은, 최초 압수ㆍ수색영장의 혐의사실과 압수된 이 사건 문건 사이의 관련성이 인정되지 아니하여 증거로 쓸 수 없고, 위 문건에 대하여 새로 압수ㆍ수색영장을 발부받았다 하더라도 마찬가지이며, 검사가 제출한 나머지 증거들은 위 문건으로부터 파생된 2차 증거로서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음
⑸ 대법원은 위와 같은 법리를 설시하면서, 이 사건 문건은 최초 압수ㆍ수색영장의 혐의사실에 관한 간접, 정황증거가 될 수 있고 자백의 진실성을 담보할 보강증거로서의 가치를 가지고 있으며, 새로 영장을 발부받아 행해진 압수 절차가 위법하다고 할 수 없어서 결국 이 사건 문건을 증거로 쓸 수 있다고 보아, 이와 달리 판단한 원심을 파기․환송함
3. 영장 기재 혐의사실을 증명할 수 있는 「최소한의 가치」의 의미 및 관련성 판단의 기준시점(대법원 2025. 2. 27. 선고 2021도8284 판결) [이하 대법원판례해설 제144호, 황성욱 P.384-398]
가. 이 사건의 쟁점
이 사건의 쟁점은 제1영장 집행 과정에서 발견한 군사기밀 문건을 압수한 것이 압수수색의 관련성 요건을 충족한 적법한 압수처분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쟁점 1)와, 1차 압수 이후 이 사건 각 문건의 유출 경위가 확인되어 제1영장 혐의사실과 관련성 없음이 밝혀진 군사기밀문건에 관하여 한 새로운 압수처분의 적법여부(쟁점 2)이다.
나. 관련성의 개념 및 판단 기준
⑴ 총설
㈎ 전자정보 압수가 주요한 수사기법의 하나로 사용되면서, 수사기관의 무분별한 압수․수색으로 인한 별건수사의 폐해가 지적되어 왔다.
대법원은 2017. 1. 25. 선고 2016도13489 판결(속칭 함바비리 사건)에서 통신비밀보호법에 따라 취득한 통신사실확인자료는 통신사실확인자료 제공요청의 대상이 된 범죄와 관련성 없는 범죄의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는 법리를 선언한 이후, 이를 형사소송법상 압수․수색에 확장하였으며(대법원 2017. 12. 5. 선고 2017도13458 판결 참 조), 이러한 관련성 법리는 수사기관의 압수․수색 적법성 통제의 중요한 수단으로 작용하고 있다.
㈏ 대법원은 관련성의 의미에 관하여 “‘해당 사건과 관계가 있다.’는 것은 압수․수색 영장에 기재한 혐의사실과 관련되고 이를 증명할 수 있는 최소한의 가치가 있는 것으로서 압수․수색영장의 혐의사실과 사이에 객관적, 인적 관련성이 인정되는 것을 말한다. 혐의사실과의 객관적 관련성은 압수․수색영장에 기재된 혐의사실 자체 또는 그와 기본적 사실관계가 동일한 범행과 직접 관련되어 있는 경우를 의미하지만, 범행 동기와 경위, 범행 수단과 방법, 범행 시간과 장소 등을 증명하기 위한 간접증거나 정황증거 등으로 사용될 수 있는 경우에도 인정할 수 있다. 이때 객관적 관련성은 압수․수색영장에 기재된 혐의사실의 내용과 수사의 대상, 수사 경위 등을 종합하여 구체적․개별적 연관관계가 있는 경우에만 인정할 수 있고, 혐의사실과 단순히 동종 또는 유사 범행이라는 사유만으로 객관적 관련성이 있다고 볼 수는 없다. 그리고 피의자 또는 피고인과의 인적 관련성은 압수․수색영장에 기재된 대상자의 공동정범이나 교사범 등 공범이나 간접정범은 물론 필요적 공범 등에 대한 사건에 대해서도 인정할 수 있다.”라고 판시(대법원 2023. 6. 1. 선고 2018도18866 판결 등)하고 있다.
㈐ 이와 같은 관련성에 관한 판례 법리 그 자체는 추상적 선언에 가깝고 관련성 인정 여부 판단을 쉽게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명확하고 일의적인 판단 기준(소위 ‘bright- line rule’)을 제시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일견 유사해 보이는 사안에 있어서도 구체적 사실관계 따라 다른 결론이 나올 수 있음에 유의할 필요가 있는바, 지금까지 축적된 판례를 통해 유형화할 수 있는 압수․수색의 관련성 판단의 기준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⑵ 영장 기재 혐의사실과 동종․유사 범행이라는 사유는 관련성의 충분조건이 아님
영장 기재 혐의사실과 객관적 관련성이 인정되는 범죄사실은 상상적 경합 관계에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경우 영장에 기재된 것과 동종, 유사 범행일 수밖에 없을 것이므로, 동종․유사 범행이 아니라면 (대부분) 객관적 관련성이 인정될 수 없을 것이나, 논리학적으로 어떠한 명제가 참이라고 하여 그 역이 참이라고 할 수는 없으므로 동종․유사 범행이라는 사유만으로 객관적 관련성이 인정된다고 볼 수는 없다.
⑶ 영장의 범죄 혐의사실을 증명할 수 있는 「최소한의 가치」의 의미
㈎ 판례는 줄곧 ‘압수․수색영장의 범죄 혐의사실을 증명할 수 있는 최소한의 가치’가 있어야 한다고 설시하고 있는데, 여기에서 「최소한의 가치」가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하여는 답을 주고 있지 않는바, 이에 대하여는 다양한 입론이 가능하다.
㈏ 「최소한의 가치」에 대하여는 자백보강법칙에 있어 보강증거의 증거가치에 관한 논의를 참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즉, 영장 기재 혐의사실에 관한 아무런 다른 물적 증거가 없고 피고인의 자백만 존재할 경우, 영장으로 압수한 전자정보가 보강증거로 쓰일 수 있다면, 해당 압수가 관련성의 범위를 벗어난 위법한 압수라고 평가하기는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 보강증거는 그 자체만으로 범죄사실을 증명할 수 있어야 할 필요는 없고, 피고인의 자백의 진실성을 담보할 정도의 증거로서 자백과 종합하여 범죄사실을 인정할 수 있을 정도면 충분할 것이므로(진실성 담보설과 상대설의 결합), 이러한 요건을 충족하는 증거라면 일응 객관적 관련성을 인정할 수 있다고 본다. 따라서 범죄 이후의 정상과 같은 양형자료나, 영장 기재 혐의사실에 관한 보강증거로서의 가치조차 없는 별건의 본증과 같은 증거에 대하여는 객관적 관련성을 긍정하기 어렵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⑶ 관련성 판단은 영장집행 당시까지 드러난 사정을 기준으로 하여야 함
㈎ 대법원은 2023. 6. 1. 선고 2018도18866 판결에서, 관련성 논의가 증거 수집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수집된 증거의 사용에 있어서도 적용된다는 법리를 선언한 바 있다. 적법하게 수집된 증거의 사용범위에 관한 증거 사용의 관련성 논의와 다르게, 증거수집단계의 관련성은 강제처분의 적법성을 결정하는 문제이므로, 그 판단은 영장 집행 당시까지 드러난 사정을 바탕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 또한 관련성 판단의 기준이 되는 ‘영장 기재 혐의사실’은 실제 발부된 압수․수색영장에 기재된 범죄혐의를 기준으로 하여야 한다. 간혹, 수사기밀 유출 등을 이유로 혐의사실을 기재하지 아니하거나 간략하게 기재한 을지(乙紙)를 첨부하여 청구되고 발부된 압수․수색영장의 경우, 영장청구서나 신청서를 바탕으로 영장집행 당시 현실적으로 수사대상이 된 범죄혐의를 확정하여 관련성 판단의 기준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 다만 압수․수색영장은 어디까지나 대물적 강제처분의 허가장이므로, 혐의자가 구체적으로 특정되어 있을 필요는 없으나 일반영장금지의 원칙상 범죄사실 자체는 특정되어 있어야만 한다. 따라서 영장 기재 혐의사실이 불분명하여 특정되지 않거나, 특정인에 대한 모색적 혐의 수집을 위하여 청구되었다면 이는 무효의 영장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 그리고 관련성 유무의 판단은 압수․수색영장 집행 당시에 드러난 사정을 기준으로 하여야 하므로, 예를 들어 스토킹 및 불법 촬영 범죄와 관련한 전자정보 압수․수색에 있어, 영장 기재 혐의사실과 무관한 시기에 촬영된 사진 중 피해자와 유사한 외모를 가진 사람의 신체 특정 부위를 촬영한 사진을 선별, 출력하는 방법으로 압수하였으나, 사후적으로 피해자가 아닌 것으로 밝혀진 경우 등에는 수집단계의 관련성을 긍정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다만 사용 단계의 관련성을 요하는 판례의 태도에 의하면, 영장 혐의사실과 관련성이 없는 것으로 확인된 이상 이를 별건의 범죄사실에 관한 증거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압수․수색영장을 지체 없이 청구, 발부받아야 함은 물론일 것이다).
㈒ 이때 압수한 사진에 등장하는 피사체가 영장 기재 혐의사실의 피해자와 동일인이라면, 시간적으로 다소 멀리 떨어져 있는 경우라 하더라도, 동일 피해자에 대한 스토킹이나 불법 촬영 범죄를 저질러 왔다는 점을 증명할 수 있으므로, 보강증거로서의 증거가치가 충분히 존재한다 할 것이다(다만 수사기관으로서는 무분별한 별건 수사를 방지하기 위하여 영장 범죄사실의 범행일시와 근접한 시기로 저장 대상 전자정보의 작성기간을 제한하는 등 압수․수색영장 범죄사실과 관련된 범위 내로 그 탐색․추출 대상을 제한하는 조치를 취하여야 한다. 따라서 위 가정적 상황은 이러한 전제하에서 적법한 탐색, 출력을 하던 수사기관에 의하여 우연히 발견된 동일인에 관한 촬영물에 대하여 적용될 수 있는 상황일 것이다). 그러나 처음부터 피해자와 다른 사람이라는 것을 충분히 인식할 수 있었다면, 관련성을 인정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 이와는 반대로, 압수 당시에는 관련성을 긍정할 만한 사정이 전혀 없었는데, 사후에 관련성을 긍정할 사정이 발견된 경우에는 수집단계의 관련성을 인정하여서는 안 될 것이다. 예를 들어, 특정 장소(화장실)에서 이루어진 일련의 불법촬영 범행과 관련하여 피의자의 휴대전화를 압수하여 유관증거를 선별하는 과정에서, 해당 범행과 같은 시각에 전혀 다른 장소(놀이공원)에서 이루어진 불법 촬영 범행과 관련된 사진이 발견되었다면, 이는 영장 기재 범죄사실과 객관적 관련성을 가진다고 보기 어려워 일반적으로 압수의 대상이 된다고 보기 어렵다. 압수 당시 객관적 관련성이 인정되지 않았다면, 설령 이후의 추가 수사를 통해 위 사진이 피고인과 촬영 범행을 공모한 공범이 같은 시각에 다른 장소에서 촬영한 사진을 전송받은 것임이 밝혀졌다 하더라도, 소급하여 관련성을 인정받을 수는 없다고 보아야 한다.
다.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사실관계
⑴ 제1영장 혐의사실은 ••여단 주임원사인 공소외인이 피고인에게 경기도에 소재한 ▽▽▽의 개편 및 이전계획을 말해주어 업무상 취급하던 군사기밀을 피고인에게 누설하였다는 군사기밀 보호법상 업무상 군사기밀누설죄이다.
⑵ 이 사건 각 문건은 1차 압수 당시 피고인의 자택 서재 책장에서 발견되어 압수되었는데, 피고인은 압수․수색에 저항하며 이 사건 각 문건을 찢어 훼손하려다가 제지당하기도 하였다.
⑶ 이 사건 각 문건은 경기도 소재 접적도서인 ◎◎도와 부근 해역의 작전현황이 표시된 문건과 군의 예비전력 부대배치 현황이 그려져 있는 문건으로 그중 일부 문건에는 군사기밀임을 나타내는 표시가 되어 있다.
⑷ 이 사건 각 문건은 군부대의 규모․위치․작전수행능력에 관한 사항을 포함하고 있고, 특히 □□□운용계획에는 경기도에 위치한 특수전부대나 항공전력 배치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⑸ 군검찰수사관은 1차 압수 다음 날인 2018. 7. 24. ◁◁◁ 기무부대에 이 사건 각 문건을 포함한 압수물에 대한 군사기밀 해당 여부 및 등급 등에 관한 확인요청을 하였으나, 부대 해체를 이유로 10월 말 이후에나 확인이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고, 2018. 11. 8. 위 기무부대의 기능을 이관받은 ▷▷▷ 군사안보지원부대에 같은 요청을 하여 2018. 11. 27. 군사기밀 해당 여부 등에 관한 회신을 받았다.
⑹ 군사안보지원사령부 소속 특별사법경찰관은 공소외인의 제1영장 혐의사실에 대한 군검사의 기소유예 처분일인 2019. 1. 9. 수원지방법원 여주지원 판사로부터 이 사건 공소사실과 유사한 혐의사실이 기재된 새로운 압수․수색․검증영장(이하 ‘제2영장’이라 한다)을 발부받아 같은 날 이 사건 각 문건을 다시 압수(이하 ‘2차 압수’라 한다)하였다. 2차 압수 당시에는 군검찰수사관과 피고인이 참여하였고, 당시 작성된 압수목록에는 이 사건 각 문건을 피고인으로부터 압수한 것으로 기재되어 있다.
라. 이 사건 각 문건의 관련성 인정 여부(쟁점 1)
⑴ 견해대립
관련성 긍정설과 관련성 부정설이 대립한다.
⑵ 검토(관련성 긍정설)
㈎ 압수의 적법 여부 판단에 있어 객관적 관련성 유무는 영장 기재 혐의사실과 공소제기 범죄사실 사이에 요구되는 것이 아니라 영장 기재 혐의사실과 압수물 사이에 요구되는 것이며, 그 판단은 압수 당시까지 드러난 사정을 바탕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지, 압수 이후 사후적으로 확인된 사정을 고려할 것은 아니다.
㈏ 원심(제1심)의 관련성 부정 판단은 ① 이 사건 각 문건의 생성, 취득 경위가 영장 기재 혐의사실과 관계없다는 점과 ② 이 사건 각 문건은 영장 기재 혐의사실에 대한 간접, 정황증거가 아님을 근거로 하고 있는데, ①의 사유는 1차 압수 이후 본건 수사, 재판 과정에서 비로소 확인된 것이지, 1차 압수 당시에 이미 존재하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영장을 집행한 군검찰수사관이 이를 인식하고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는 사용단계 관련성 판단, 즉 영장 혐의사실과 공소제기 범죄사실 사이의 관련성을 판단하는 자료가 될 수는 있어도, 영장 혐의사실과 압수물 사이의 객관적 관련성을 부정하는 근거가 될 수는 없다.
㈐ 그리고 ②의 사유는 앞서 긍정설의 근거와 같이 이 사건 각 문건의 기재 내용이 군부대의 규모․위치․작전수행능력에 관한 사항으로서, 같은 내용에 관한 군사기밀 누 설을 대상으로 하는 영장 기재 혐의사실을 뒷받침할 만한 최소한의 증거가치가 없다고 볼 수 없다는 점에서 부당하다고 보인다.
㈑ 그리고 이 사건 각 문건은 압수된 군사기밀의 관련성을 부정한 다른 선례 사안들과 달리 문건 자체로 군사기밀에 해당함을 누구나 인식할 수 있는 표시가 되어 있거나(□□□ 운용 문건의 경우 군사기밀 보호법에 따른 III급 기밀 표시가 문서 상단과 하단에 인쇄되어 있다), 접적도서 병력 배치 작전상황도로서 그 내용이 군사기밀에 해당함을 쉽게 알 수 있다. 이에 덧붙여 피압수자인 피고인이 압수 당시 압수에 격렬히 저항하며 이 사건 각 문건을 찢어버리기도 한 정황을 종합하면 압수 당시를 기준으로 영장 기재 혐의사실을 입증할 최소한의 증거가치를 가지고 있었다고 볼 수 있으며, 1차 압수를 집행한 군검찰수사관이 한 그러한 판단이 잘못되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 절도, 강도, 살인과 같은 자연범은 범행일시, 장소, 방법이 압수․수색 당시 이미 어느 정도 특정될 수밖에 없으나, 군사기밀 범죄는 탐지․수집이나 그 대향관계에 있는 누설범죄는 기밀의 존재를 근거로 범행 일시, 방법을 찾아나갈 수밖에 없는 범죄 특성상 자연범과 동일한 증거가치 평가방법을 따르기는 어렵다. 이 경우 압수․수색 당시를 기준으로 ① 탐지․수집하는 자에 대하여는 탐지․수집 목적에 부합하는 특정한 지향성을 가진 기밀들은 상호 간 각 탐지․수집죄에 대한 일응의 증거가치를 가진다고 볼 수 있고, ② 누설하는 자에 대하여는 밀접한 시기에 생산되거나 누설자가 지득, 보관하게 된 기밀들은 상호 간 각 누설죄에 관한 일응의 증거가치를 가진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마. 2차 압수의 적법 여부(쟁점 2)
⑴ 제1영장에 기한 1차 압수가 적법하다면, 수사기관은 이를 영장 혐의사실의 증거로 사용하기 위하여 적법하게 점유, 보관할 수 있다. 또한 공소외인에 대하여는 혐의사실이 인정됨을 전제로 기소유예처분을 하였으므로, 수사기관의 종국처분 시인 제2영장 집행일까지 이를 점유한 행위가 위법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⑵ ▽▽▽사단 군검찰부가 이 사건 각 문건이 공소외인과 무관하다는 점을 그에 대한 종국처분 전에 이미 파악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가 존재하지도 않는다. 즉, ▽▽▽사단 군검찰부의 사건 이첩 당시 작성된 ◁◁◁ 기무부대의 ‘첩보입수보고’에 의하더라도 ‘용의자는 2016. 12. 31. 전역과 동시에 비밀취급인가가 해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현 역으로 근무할 당시 미상 경로로 취득한 ~ 문건을 주거지로 반출하여 보관하다가 2018. 7. 23. ▽▽▽사단 검찰에 압수당하였다.’는 것이 이첩된 내용의 전부이고, 피고인이 이 사건 각 문건을 취득한 경위가 명확하게 밝혀진 것(= 공소외인과 무관하다는 점이 확인된 시점)은 제2영장 집행 이후라고 보일 뿐이다.
⑶ ▽▽▽사단 군검찰부의 수사 과정에서 객관적 관련성 없음이 사후적으로 확인되었 다 하더라도, 기록상 인정되는 다음의 사정에 비추어 보면, 2차 압수에 이르는 과정에 위법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 먼저, 구 군사법원법(2020. 6. 9. 법률 제1736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258조에 의하여 준용되는 제174조에 따르면, 압수를 계속할 필요가 없다고 인정되는 압수물은 피의사건 종결 전이라도 이를 환부하여야 하며, 이때 “압수를 계속할 필요가 없다고 인정되는 압수물”이라 함은 증거로서의 가치가 없어 증거조사의 대상이 되지 않는 압수물, 수사단계에서 불기소 또는 불송치되는 사건의 해당 압수물 등을 의미한다. 그런데 환부의 시기에 관하여 구 군사법원법은 이를 명확히 정하고 있지 아니하므로, ‘즉시’ 또는 ‘지체 없이’로 엄격히 해석하는 것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물론 환부가 ‘부당히 지연’되는 정도에 이르러서는 안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기록에 의하면, ▽▽▽사단 군검찰부는 사건이첩 이후 ◁◁◁ 기무부대로부터 이 사건 각 문건 지득 경위가 공소외인과 무관하다는 점을 확인받고 곧바로 공소외인에 대한 기소유예처분을 한 것으로 보이며, 그와 동시에 제2영장이 발부, 집행된 것으로 보이므로, 환부가 부당히 지연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 다음으로, 제2영장의 집행 당시 작성된 압수조서에 첨부된 압수목록에는 피압수자가 ▽▽▽사단 검찰부가 아닌 피고인으로 기재되어 있으므로, 이 사건 각 문건을 환부 후 재압수하는 절차를 준수하였다고 볼 여지가 있다. 특히 이 사건 각 문건은 군사기밀보호법에 의하여 보호받는 군사기밀에 해당하므로, 유권한자 이외의 점유가 금지되어 있는 일종의 금제품이다. 따라서 피압수자의 점유를 현실적으로 회복시키는 방법으로 환부하기도 어려운 상황에 해당한다. 제2영장 집행 과정에서 군검찰수사관 및 피고인의 참여권이 모두 보장되었다면, 위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이 사건 각 문건을 재압수하는 과정에서의 절차도 비교적 잘 지켜진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바. 대상판결(대법원 2025. 2. 27. 선고 2021도8284 판결)의 결론
⑴ 앞서 본 것과 같이 1차 압수 당시 제1영장 혐의사실과 이 사건 각 문건 사이의 객관적, 인적 관련성을 인정할 수 있고, 이 사건 각 문건에 대한 제2영장의 집행이 위법하다고 보기 어렵다. 또한 이 사건 각 문건은 피고인에 대한 제2영장 기재 혐의사실의 직접증거에 해당하여 객관적, 인적 관련성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사건 각 문건은 이 사건 공소사실의 증거로 쓸 수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⑵ 그런데도 원심은 1차 압수를 통해 취득한 이 사건 각 문건이 제1영장 혐의사실과 무관하다고 판단하는 한편, 이를 근거로 2차 압수를 통해 취득한 이 사건 각 문건 및 검사가 제출한 나머지 증거들의 증거능력을 배제하여 공소사실을 증명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을 유지하였다. 그렇다면 원심판결에는 압수․수색의 관련성, 위법수집증거 배제법칙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⑶ 대상판결(대법원 2025. 2. 27. 선고 2021도8284 판결)은 압수․수색의 관련성 판단 기준과 관련하여 혐의사실을 증명할 수 있는 「최소한의 가치」의 의미를 구체화한 동시에, 관련성의 판단 시점을 명확히 선언하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