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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판례】《피고인들이 전쟁 반대의 표현행위를 한 것이 형법 제314조 제1항 업무방해죄의 ‘위력’ 행사에 해당하는지 여부(대법원 2025. 4. 15. 선고 2024도16921 판결)》〔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윤경 대표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2026. 3. 27.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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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판례】《피고인들이 전쟁 반대의 표현행위를 한 것이 형법 제314조 제1항 업무방해죄의 위력행사에 해당하는지 여부(대법원 2025. 4. 15. 선고 202416921 판결)》〔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1. 판결의 요지 : [피고인들이 전쟁 반대의 표현행위를 한 것이 형법 제314조 제1항 업무방해죄의 위력행사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문제된 사건]

 

판시사항

[1] 업무방해죄에서 위력의 의미 및 위력에 해당하는지 판단하는 기준

[2] 헌법상 표현의 자유의 보장과 한계 및 정부 또는 국가기관의 정책결정이나 업무수행과 관련된 사항 등 공적 관심사에 대한 표현행위가 형법 제314조 제1항의 업무방해죄에서 말하는 위력의 행사에 해당하는지 판단할 때 고려할 사항

 

판결요지

[1] 업무방해죄의 위력이란 사람의 자유의사를 제압혼란하게 할 만한 일체의 세력으로 유형적이든 무형적이든 묻지 아니한다. 또한 위력이 행사되었다고 하기 위해 현실적으로 피해자의 자유의사가 제압되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지만, 범인의 위세, 사람 수, 주위의 상황 등에 비추어 피해자의 자유의사를 제압하기 족한 정도가 되어야 한다. 그러한 위력에 해당하는지는 범행의 일시장소, 범행의 동기, 목적, 인원수, 세력의 태양, 업무의 종류, 피해자의 지위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객관적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피해자 등의 의사에 의해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2]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여론의 자유로운 형성과 전달을 통하여 의견을 집약하면서 민주적 정치질서를 생성유지시켜 나가야 한다. 그러므로 표현의 자유는 중요한 헌법상 권리로서 충실하게 보장되어야 한다. 다만 표현의 자유도 다른 법익과의 관계에서 헌법상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표현의 자유 보장의 폭과 방법은 다른 법익과의 면밀한 비교와 형량을 통하여 정해야 한다. 한편 정부 또는 국가기관의 정책결정이나 업무수행과 관련된 사항 등 공적 관심사는 국민의 감시와 비판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 이러한 감시와 비판은 표현의 자유가 충분히 보장될 때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다. 그러므로 공적 관심사에 대한 표현의 자유 제한은 사적 영역에 속하는 사항의 경우보다 더욱 신중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특히 이러한 표현행위를 형사적으로 처벌하는 것은 공적 관심사에 대한 민주적 담론의 위축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따라서 이러한 표현행위가 형법 제314조 제1항의 업무방해죄에서 말하는 위력의 행사에 해당하는지는 표현의 자유의 중요성과 보호범위 및 한계, 형벌의 보충성과 최후수단성의 원칙도 함께 음미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2. 사안의 개요 및 쟁점 [이하 대법원판례해설 제144, 이이영 P.618-628]

 

.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들은 2022. 9. 22. 14:30○○○ 2전시장에 들어가 다수의 관람객들이 대한민국방위산업전 2022’ 전시회를 관람하고 있는 가운데, 같은 날 14:31경부터 14:42경까지 피고인 1, 2는 위 전시회 전시품 중 K808 장갑차 위로 올라가 기타와 바이올린을 연주하고, 피고인 3, 4, 5는 위 장갑차 옆에 전시된 K2 전차 위로 올라가 방위산업체의 이윤누군가의 죽음, STOP THE ARMS FAIR, 전쟁장사를 멈춰라는 문구가 기재된 현수막을 펼쳐 든 채 전쟁장사 중단하라등의 구호를 외치고, 피고인 6, 7은 이들의 행위를 카메라와 휴대전화로 촬영하며 독려하고, 피고인 8은 위 피고인들의 행위를 말리려는 보안요원들의 제지를 차단하는 등 소란을 피워 관람하던 관람객이 자리를 옮기게 함으로써 공모하여 위력으로써 피해자 대한민국방위산업전 2022 조직위원회대한민국방위산업전 2022’ 전시 업무를 방해하였다.

 

. 1심 및 원심의 판단

 

1심은, 피고인들이 위력을 행사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보아 피고인들의 행위를 전부 무죄로 판단하였고, 이에 대하여 검사가 항소하였다.

 

원심은, 피고인들의 행위는 피해자의 전시회 운영에 관한 자유의사를 제압하기에 족한 것으로서 업무방해죄의 위력에 해당하고 사회상규에 반하지 않는 정당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도 어렵다는 이유로, 피고인들에 대한 공소사실을 전부 유죄로 판단하 였다.

 

. 쟁점 및 대법원의 판단

 

위 판결의 쟁점은, 공적 관심사에 대한 표현행위가 업무방해죄의 위력행사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한 판단기준이다.

 

업무방해죄의 위력이란 사람의 자유의사를 제압ㆍ혼란하게 할 만한 일체의 세력으로 유형적이든 무형적이든 묻지 아니한다. 또한 위력이 행사되었다고 하기 위해 현실적으로 피해자의 자유의사가 제압되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지만, 범인의 위세, 사람 수, 주위의 상황 등에 비추어 피해자의 자유의사를 제압하기 족한 정도가 되어야 한다. 그러한 위력에 해당하는지는 범행의 일시ㆍ장소, 범행의 동기, 목적, 인원수, 세력의 태양, 업무의 종류, 피해자의 지위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객관적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피해자 등의 의사에 의해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16. 10. 27. 선고 201610956 판결, 대법원 2022. 9. 7. 선고 20219055 판결 등 참조).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여론의 자유로운 형성과 전달을 통하여 의견을 집약하면서 민주적 정치질서를 생성ㆍ유지시켜 나가야 한다. 그러므로 표현의 자유는 중요한 헌법상 권리로서 충실하게 보장되어야 한다. 다만 표현의 자유도 다른 법익과의 관계에서 헌법상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표현의 자유 보장의 폭과 방법은 다른 법익과의 면밀한 비교와 형량을 통하여 정해야 한다. 한편 정부 또는 국가기관의 정책결정이나 업무수행과 관련된 사항 등 공적 관심사는 국민의 감시와 비판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 이러한 감시와 비판은 표현의 자유가 충분히 보장될 때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다. 그러므로 공적 관심사에 대한 표현의 자유 제한은 사적 영역에 속하는 사항의 경우보다 더욱 신중하게 이루어져야 한다(대법원 2021. 3. 25. 선고 201614995 판결 취지 참조). 특히 이러한 표현행위를 형사적으로 처벌하는 것은 공적 관심사에 대한 민주적 담론의 위축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따라서 이러한 표현행위가 형법 제314조 제1항의 업무방해죄에서 말하는 위력의 행사에 해당하는지는 표현의 자유의 중요성과 보호범위 및 그 한계, 형벌의 보충성과 최후수단성의 원칙도 함께 음미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피고인들이 ‘2022 대한민국 방위산업전’(이하 이 사건 행사’) 전시회장에서 장갑차와 전차 위로 올라가 기타, 바이올린을 연주하고 전쟁 반대 구호를 외치는 등 위력으로써 전시 업무를 방해하였다는 혐의로 기소된 사안임

 

원심은, 피고인들의 행위는 피해자의 전시회 운영에 관한 자유의사를 제압하기에 족한 것으로서 업무방해죄의 위력에 해당하고, 사회상규에 반하지 않는 정당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도 어렵다는 이유로, 피고인들에 대한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음

 

대법원은 위와 같은 법리를 설시하면서, 대한민국육군협회가 주최한 이 사건 행사는 다수의 방위산업체와 해외 바이어들이 참가하는 군사무기 분야 전시회로서, 대규모 전시장을 활용하여 5일간 약 65,000명의 관람객이 방문하고 다양한 행사가 진행되어 일정한 정도의 소음이 이미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었던 점, 피고인들은 유료 입장권을 구매하여 통상적인 방법으로 이 사건 행사장에 입장하였고, 반전 메시지를 전달하고 전쟁 수단인 무기생산 및 판매를 비판하기 위하여 악기 연주, 구호 제창 등의 표현행위에 이르렀던 점, 피고인들은 1,350개 전시 부스 중 1개 부스에서만 위와 같은 행위를 하였고, 그 시간도 5분 이내에 불과했으며 확성기나 앰프 없이 연주 또는 구호 제창을 하였던 점, 피해자로 특정된 대한민국방위산업전 2022 조직위원회는 대한민국육군협회를 주축으로 하는 단체로 국방부, 산업통상자원부, 육군, 방위사업청 등 정부기관의 후원을 받고 있었던 반면, 피고인들은 비영리 시민단체 소속 회원이거나 무기거래에 반대하기 위하여 자발적으로 이 사건 행사에 방문한 시민들로서, 무기생산과 수출 등 국가 방위산업과 같은 공적 관심사에 대해 감시와 비판을 할 권리가 있는 점 등의 사정을 살펴보면, 피고인들의 행위가 위력으로써 이루어졌다거나 그 행위로 인하여 피해자의 전시 업무가 실제 방해되었다거나 방해될 위험이 발생하였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이와 달리 판단한 원심을 파기·환송함

 

3. 피고인들이 전쟁 반대의 표현행위를 한 것이 형법 제314조 제1항 업무방해죄의 위력행사에 해당하는지 여부(대법원 2025. 4. 15. 선고 202416921 판결) [이하 대법원판례해설 제144, 이이영 P.618-628]

 

.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죄 일반론

 

형법 규정

 

업무방해죄는 허위의 사실을 유포하거나 위계 또는 위력으로써 타인의 업무를 방해함으로써 성립하는 범죄이다. 형법 제314조 제1항은 313조의 방법 또는 위력으로써 사람의 업무를 방해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이 죄의 본질에 관하여는 재산죄의 성격과 사회적 활동의 자유에 대한 죄의 성격을 함께 갖고 있다는 견해가 다수설이다. 판례도 업무방해의 결과를 초래할 위험이 발생하면 족하다고 보고 있으며, 그 업무가 반드시 경제적 활동에 관한 업무일 것을 요구하지 않는다(대법원 2013. 11. 28. 선고 20135117 판결 등 참조).

 

객관적 구성요건

 

위력

 

위력이란 사람의 자유의사를 제압혼란케 할 만한 일체의 세력을 말하고, 유형적 이든 무형적이든 묻지 아니하며, 폭행협박은 물론 사회적, 경제적, 정치적 지위와 권 세에 의한 압박 등도 포함하는 개념이다. 현실적으로 피해자의 자유의사가 제압되는 것을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니고, 범인의 위세, 사람 수, 주위의 상황 등에 비추어 피해자의 자유의사를 제압하기 족한 세력을 의미한다.

 

위력에 해당하는지는 범행의 일시장소, 범행의 동기, 목적, 인원수, 세력의 태양, 업무의 종류, 피해자의 지위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객관적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피해자 등의 의사에 따라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16. 10. 27. 선고 201610956 판결, 대법원 2022. 9. 7. 선고 20219055 판결 등 참조).

 

업무방해

 

판례는 업무방해죄를 추상적 위험범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업무방해의 결과가 실 제로 발생하여야만 업무방해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고, 업무방해의 결과를 초래할 위험이 발생하면 족하다. 또한 현실적으로 피해자의 자유의사가 제압될 것을 요하지 않는다(대법원 2005. 4. 15. 선고 20023453 판결, 대법원 2009. 9. 10. 선고 20095732 판결, 대법원 2016. 6. 23. 선고 20136617 판결 등 참조).

 

업무방해의 대상이 업무수행 자체가 아니라 업무의 적정성 내지 공정성인 경우 에도 업무방해죄가 성립할 수 있다(대법원 2013. 11. 28. 선고 20135117 판결, 대법원 2013. 11. 28. 선고 20135814 판결, 대법원 2015. 8. 27. 선고 2014210 판결 등 참조).

 

. ‘위력의 구성요건해당성 관련 논의

 

문제의 제기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죄는 그 객체인 업무와 행위수단의 폭이 매우 넓고 위력방해라는 구성요건 자체가 포괄적일 뿐만 아니라 추상적 위험범의 성격도 가지고 있다. 또한 법정형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되어있어서 더 중한 행위 태양을 구성요건으로 하는 폭행죄, 협박죄, 공무집행방해죄,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보다 무겁다. 그런데 위력의 범위에 대한 대법원 법리 역시 광범위하고 모호하여 업무방해행위를 처벌하는 범위가 지나치게 확대될 위험이 있으므로 구성요건해당성을 신중히 인정하거나 제한적으로 해석해야 한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된다.

 

판례의 태도

 

대법원 2011. 3. 17. 선고 2007482 전원합의체 판결(집단적 노무제공 거부)

 

피고인을 비롯한 전국철도노동조합 집행부가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의 직권중재회부결정에도 불구하고 파업에 돌입할 것을 지시하여 조합원들이 사업장에 출근하지 아 니한 채 업무를 거부한 사안이다.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죄의 구성요건이 포괄적이고 추상적이라는 비판은 대체로 쟁 의행위를 유죄로 인정한 사례들과 관련하여 제기되었다. 근로자에게는 근로조건 향 상을 위한 자주적인 단결권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 등 근로 3(헌법 제33조 제1 )이 보장되기 때문이다. 위 사안 이전의 기존 선례는, 쟁의행위로서 파업이 당연히 업무방해죄의 위력에 해당한다는 전제에서 노동관계 법령에 따른 정당한 쟁의행위로 서 위법성이 조각되는 경우가 아닌 한 업무방해죄를 구성한다고 보았다.

 

대법원은 위와 같은 법리를 변경하여 쟁의행위로서의 파업이 언제나 업무방해죄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고, 전후 사정과 경위 등에 비추어 사용자가 예측할 수 없는 시기에 전격적으로 이루어져 사용자의 사업운영에 심대한 혼란 내지 막대한 손해를 초래하는 등으로 사용자의 사업계속에 관한 자유의사가 제압혼란될 수 있다고 평가할 수 있는 경우에 비로소 그 집단적 노무제공의 거부가 위력에 해당한다.’고 판시하였다.

 

다만 위력의 개념은 사람의 자유의사를 제압혼란케 할 만한 일체의 세력이라는 기본 법리를 그대로 유지하였고, 결론적으로는 피고인에 대한 업무방해의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을 수긍하였다.

대법원 2011. 3. 17. 선고 2007482 전원합의체 판결 : 업무방해죄는 위계 또는 위력으로써 사람의 업무를 방해한 경우에 성립하며(형법 제 314조 제1), ‘위력이란 사람의 자유의사를 제압ㆍ혼란케 할 만한 일체의 세력을 말한 다. 쟁의행위로서 파업(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2조 제6), 단순히 근로계약에 따른 노무의 제공을 거부하는 부작위에 그치지 아니하고 이를 넘어서 사용자에게 압력을 가하여 근로자의 주장을 관철하고자 집단적으로 노무제공을 중단하는 실력행사이므로, 업무방해죄에서 말하는 위력에 해당하는 요소를 포함하고 있다. 근로자는 원칙적으로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으로서 근로조건 향상을 위한 자주적인 단결권ㆍ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을 가지므로(헌법 제33조 제1), 쟁의행위로서 파업이 언제나 업무방해죄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것은 아니고, 전후 사정과 경위 등에 비추어 사용자가 예측할 수 없는 시기에 전격적으로 이루어져 사용자의 사업운영에 심대한 혼란 내지 막대한 손해를 초래하는 등으로 사용자의 사업계속에 관한 자유의사가 제압ㆍ혼란될 수 있다고 평가할 수 있는 경우에 비로소 집단적 노무제공의 거부가 위력에 해당하여 업무방해죄가 성립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이와 달리, 근로자들이 집단적으로 근로의 제공을 거부하여 사용자의 정상적인 업무운영을 저해하고 손해를 발생하게 한 행위가 당연히 위력에 해당하는 것을 전제로 노동관계 법령에 따른 정당한 쟁의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되는 경우가 아닌 한 업무방해죄를 구성한다는 취지로 판시한 대법원 1991. 4. 23. 선고 902771 판결, 대법원 1991. 11. 8. 선고 91326 판결, 대법원 2004. 5. 27. 선고 2004689 판결, 대법원 2006. 5. 12. 선고 20023450 판결, 대법원 2006. 5. 25. 선고 20025577 판결 등은 이 판결의 견해에 배치되는 범위 내에서 변경한다.

 

대법원 2013. 3. 14. 선고 2010410 판결(소비자 불매운동)

 

인터넷카페의 운영진인 피고인들이 카페 회원들과 함께 특정 신문에 광고를 게재하는 광고주들에게 불매운동의 일환으로 지속적집단적으로 항의전화를 하거나 광고 주들의 홈페이지에 항의글을 게시하는 등으로 광고중단을 압박하였던 사안이다.

 

소비자 불매운동이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죄를 구성하는지와 관련하여, 소비자보호 운동(헌법 제124), 정치적 표현의 자유(헌법 제21), 일반적 행동의 자유(헌법 제10) 등 기본권이 문제 되었다. 이 사건을 계기로, 13인의 국회의원이 2012. 9. 19.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죄를 폐지하는 형법개정안을 발의하였다가 임기만료로 폐지되기도 하였다.

 

대법원은 소비자불매운동에 본질적으로 내재된 집단행위로서의 성격과 대상 기업 에 대한 불이익 또는 피해의 가능성만을 들어 곧바로 위력의 행사에 해당한다고 단정 하여서는 안 되고, 다만 소비자불매운동이 헌법상 보장되는 정치적 표현의 자유나 일 반적 행동의 자유 등의 점에서도 전체 법질서상 용인될 수 없을 정도로 사회적 상당성을 갖추지 못한 때에는 그 행위 자체가 위법한 세력의 행사로서 위력의 개념에 포섭될 수 있다.’고 판시하였다.

 

이 사건에서도 위력의 기본 개념에 관한 법리는 유지하였고, 피고인들이 광고주들 에게광고중단을 압박한 행위는 피해자인 광고주들의 자유의사를 제압할 만한 세력 으로서 위력에 해당한다고 본 원심의 판단 부분을 수긍하였다.

대법원 2013. 3. 14. 선고 2010410 판결 : 소비자가 구매력을 무기로 상품이나 용역에 대한 자신들의 선호를 시장에 실질적으로 반영하기 위한 집단적 시도인 소비자불매운동은 본래 공정한 가격으로 양질의 상품 또는 용역을 적절한 유통구조를 통해 적절한 시기에 안전하게 구입하거나 사용할 소비자의 제반 권익을 증진할 목적에서 행해지는 소비자보호운동의 일환으로서 헌법 제124조를 통하여 제도로서 보장되나, 그와는 다른 측면에서 일반 시민들이 특정한 사회, 경제적 또는 정치적 대의나 가치를 주장ㆍ옹호하거나 이를 진작시키기 위한 수단으로서 소비자불매운동을 선택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고, 이러한 소비자불매운동 역시 반드시 헌법 제124조는 아니더라도 헌법 제21조에 따라 보장되는 정치적 표현의 자유나 헌법 제10조에 내재된 일반적 행동의 자유의 관점 등에서 보호받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단순히 소비자불매운동이 헌법 제124조에 따라 보장되는 소비자보호운동의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다는 이유만으로 이에 대하여 아무런 헌법적 보호도 주어지지 아니한다거나 소비자불매운동에 본질적으로 내재되어 있는 집단행위로서의 성격과 대상 기업에 대한 불이익 또는 피해의 가능성만을 들어 곧바로 형법 제314조 제1항의 업무방해죄에서 말하는 위력의 행사에 해당한다고 단정하여서는 아니 된다. 다만 그 소비자불매운동이 헌법상 보장되는 정치적 표현의 자유나 일반적 행동의 자유 등의 점에서도 전체 법질서상 용인될 수 없을 정도로 사회적 상당성을 갖추지 못한 때에는 그 행위 자체가 위법한 세력의 행사로서 형법 제314조 제1항의 업무방해죄에서 말하는 위력의 개념에 포섭될 수 있고, 그러한 관점에서 어떠한 소비자불매운동이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죄를 구성하는지 여부는 해당 소비자불매운동의 목적, 불매운동에 이르게 된 경위, 대상 기업의 선정이유 및 불매운동의 목적과의 연관성, 대상 기업의 사회ㆍ경제적 지위와 거기에 비교되는 불매운동의 규모 및 영향력, 불매운동 참여자의 자발성, 불매운동 실행과정에서 다른 폭력행위나 위법행위의 수반 여부, 불매운동의 기간 및 그로 인하여 대상 기업이 입은 불이익이나 피해의 정도, 그에 대한 대상 기업의 반응이나 태도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ㆍ실질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대법원 2021. 10. 28. 선고 20163986 판결(제주 강정마을 사건)

 

피고인이 서귀포시 강정동에 있는 제주 민군복합항 건설공사현장 출입구 앞에서 다른 사람들과 함께 도로 가운데 앉거나 선 채로 이 사건 공사현장에 출입하는 차량의 앞을 가로막아 진출입을 방해한 사안이다. 이 사건에서는 피고인의 행위가 정치적 표현의 자유(헌법 제21)와 관련되어 있으므로 위력의 의미를 제한적으로 해석함으 로써 업무방해죄의 성립범위를 축소할 수 있는지가 문제 되었다.

 

원심은 기본권으로서 표현의 자유가 민주사회에서 가지는 중요성을 고려하여야 하고, 업무방해죄는 연혁과 규정 내용상 헌법에 보장된 기본권을 과도하게 제한할 여지가 크므로 주의 깊게 해석적용되어야 한다.’는 이유로, 위력은 그 인정 범위를 제한하고 업무방해는 구체적이고 현실적이며 무시하지 못할 정도의 위험이 발생한 경우로 해석하여야 한다고 보아, 피고인들에 대한 공소사실을 전부 무죄로 판단하였다.

 

대법원은 위력에 관한 기존 법리를 그대로 설시하고 업무방해죄의 추상적 위험범 성격을 재확인하면서, 피고인의 행위는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죄를 구성한다고 보아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하였다.

 

검토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죄는 위력의 의미와 그 판단 기준이 무엇인지에 따라 성립 여 부가 달라진다. 그러나 구성요건적 개념이 명확하지 않고 적용 범위가 과도하게 넓기 때문에 그 예측 가능성을 확보하기 어렵고 법적 안정성을 해칠 위험성이 있다. 업무방해죄의 보호객체인 업무의 성격, 위력이라는 행위 태양의 다양성, 앞서 살펴본 기존 선례의 논의 등에 비추어, 그 개념을 명시적으로 축소 또는 제한하기보다는 구체적인 사안별로 특수성을 고려하여 위력에 해당하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타당하다. 한편 헌 법상 기본권의 행사로 이루어진 행위를 위력의 행사로 볼 것인지가 문제되는 경우 해당 기본권의 연혁, 보장이념, 보호범위와 한계, 개인적사회적 기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 피고인들의 행위가 위력에 해당하는지 여부

 

이 사건의 특수성

 

피고인들의 행위가 위력에 해당하는지는 원칙적으로 범행의 일시장소, 범행의 동기, 목적, 인원수, 세력의 태양, 업무의 종류, 피해자의 지위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객관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이 사건은 국가 지원으로 진행되는 방위산업 전시회에서 발생한 것으로, 공적 관심사에 대한 감시와 비판의 관점에서 헌법상 기본권인 표현의 자유가 행사되었다는 특수한 사정이 있다.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여론의 자유로운 형성과 전달을 통하여 의견을 집약하면서 민주적 정치질서를 생성유지해 나가야 하므로 표현의 자유가 충실하게 보장되어야 한다. 그러나 표현의 자유 역시 다른 법익과의 관계에서 헌법상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으므로 이를 어떻게 얼마만큼 보장할 것인지는 면밀한 비교형량을 통하여 결정하여야 한다.

 

더구나 정부 또는 국가기관의 정책결정이나 업무수행 등 공적 관심사는 국민의 감 시와 비판의 대상이 되어야 하고, 그 감시와 비판은 표현의 자유가 충분히 보장될 때 제대로 기능한다. 그러므로 공적 관심사에 대한 표현의 자유 제한은 사적 영역에 대한 경우보다 신중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따라서 이러한 표현행위가 형법 제314조 제1항의 업무방해죄에서 말하는 위력의 행사에 해당하는지는 앞서 본 일반적 사정뿐만 아니라 표현의 자유의 중요성과 보호범위 및 한계, 형벌의 보충성과 최후수단성의 원칙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대법원의 판단: 위력을 행사하였다고 볼 수 없음(파기환송)

 

범행의 일시장소, 동기, 목적

 

이 사건은 △△△협회가 주최한 대한민국방위산업전 2022’(이하 이 사건 행사라 한다) 개최 장소에서 발생하였다. 이 사건 행사는 다수의 방위산업체와 해외 바이어들이 참가하는 군사무기 분야 전시회로서 국가 방위산업의 현황을 알려 무기 판매를 용이하게 하기 위한 것이다.

 

2022. 9. 21.부터 5일간 개최된 이 사건 행사에는 50개국에서 약 350개 기업이 참가하였고, 행사 기간에 약 65,000명의 관람객이 방문하였다. 이 사건 행사는 ○○○ 2 전시장의 6, 7, 8번 홀 및 야외전시장에서 진행되었고 그 전시 면적은 실내 28,160m , 야외 60,000m 에 달했으며 전시 부스 1,350개가 활용되었다.

 

이 사건 행사는 당사자 간의 무기판매계약 체결보다는 불특정 다수 관람객들에 대 한 판매무기 전시에 중점을 둔 행사였다. 많은 관람객들은 정해진 동선 없이 자유롭게 대화하고 오가면서 전시를 관람하였고 다양한 홍보행사도 진행되고 있어 일정한 정도의 소음이 이미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었다.

 

인원수, 세력의 태양

 

피고인들은 유료 입장권을 구매하여 통상적인 방법으로 이 사건 행사장에 입장하였다. 이 사건 행사장에서 피고인들은 반전 메시지를 전달하고 전쟁 수단인 무기생산 및 판매를 비판하기 위하여 악기 연주, 구호 제창 등 이 사건 표현행위에 이르게 되었다.

 

음악은 반전과 평화의 메시지를 상징적이면서도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비폭력 적 수단으로 국내외에서 종종 활용되어 왔다. 피고인들 중 2명은 현장에서 확성기나 앰프 없이 2대의 현악기만을 이용한 짧은 연주를 통해 표현행위를 하였다.

 

공소사실에는 약 11분간 전시 업무를 방해한 것으로 되어있으나, 피고인들은 1,350 개 전시 부스 중 1개 부스에서만 위와 같은 행위를 하였고, 그 시간도 5분 이내에 불과했다. 피고인들 중 3명은 구호를 제창하였는데, 이들 역시 소수에 불과한 데다 짧은 시간 동안 육성만으로 이루어졌다. 이들은 각각 악기 연주와 구호 제창을 마친 뒤 자발적으로 표현행위를 종료하였다. 그 밖에 피고인 5, 피고인 2는 악기 연주나 구호 제창 장면을 카메라로 촬영하는 외에는 별다른 행동을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 1이 보안요원들의 제지를 차단하면서 관람객들의 전시회 관람을 방해하였다고 볼만한 뚜렷한 증거도 없다.

 

피해자와 피고인들의 지위, 업무의 종류, 표현의 자유 보장 등

 

피해자로 특정된 대한민국방위산업전 2022 조직위원회△△△협회를 주축으로 하는 단체로서 국방부, 산업통상자원부, 육군, 방위사업청 등 정부기관의 후원을 받고 있었다. 피고인들은 비영리 시민단체 소속 회원이거나 무기거래에 반대하기 위하여 자발적으로 이 사건 행사에 방문한 시민들이었다.

 

무기생산과 수출 등 국가 방위산업에 관한 사항은 공공적사회적 의미를 가지므로 공적 관심사에 해당한다. 피고인들은 국민의 일원으로서 이러한 공적 관심사에 대해 감시와 비판을 할 권리가 있다. 그 권리는 감시와 비판을 위한 표현의 자유가 헌법을 비롯한 실정법의 테두리 내에서 충실하게 보장될 때 비로소 제대로 행사될 수 있다. 또한 형벌은 해당 법익을 보호하기 위한 다른 방법이나 수단과의 관계에서 보충적최후적으로 적용되어야 하므로, 공적 관심사에 대한 표현행위를 위력으로 볼 것인지 는 신중히 판단하여야 한다.

 

결론

 

이와 같이 이 사건에 나타난 여러 사정들을 살펴보면, 피고인들의 행위가 위력’, 즉 사람의 자유의사를 제압혼란하게 할 만한 일체의 세력으로써 이루어졌다거나, 이 행위로 인해 피해자의 전시 업무가 실제 방해되었다거나 방해될 위험이 발생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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