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판례】《친족상도례 규정에 대한 적용중지를 명하는 헌법불합치결정의 시적 효력범위와 컴퓨터등사용사기죄의 친족상도례 적용(대법원 2025. 3. 13. 선고 2024도19846 판결)》〔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1. 판결의 요지 : [친족상도례에 의한 형 면제 여부가 문제된 사건]
【판시사항】
[1] 형벌에 관한 법률 또는 법률조항이더라도 처벌되지 않는 사유를 규정한 경우, 이러한 법률조항에 대한 위헌결정에 헌법재판소법 제47조 제3항에 따른 소급효가 인정되는지 여부(소극) 및 위 법률조항은 같은 법 제47조 제2항에 따라 위헌결정이 있는 날부터 효력을 상실하는지 여부(적극)
[2] 형벌조각사유로서 형의 면제를 규정한 형법(2005. 3. 31. 법률 제7427호로 개정된 것) 제328조 제1항은 위 법률조항에 대한 헌법재판소 2024. 6. 27. 헌법불합치결정이 있는 날부터 효력을 상실하는지 여부(적극)
[3] 컴퓨터등사용사기죄에서 ‘정보처리’ 및 ‘재산상 이익 취득’의 의미 / 가맹점이나 금융기관 등의 인터넷 사이트 또는 휴대전화 애플리케이션 등에 접속하여 타인의 승낙 없이 타인의 인적사항과 타인 명의의 신용카드 번호 및 그 비밀번호 등을 입력하는 방법으로 물품이나 서비스 이용대금 등을 결제하거나 금융기관 등으로부터 신용대출을 받음으로써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는 행위가 가맹점이나 대출금융기관 등에 대한 컴퓨터등사용사기죄에 해당하는지 여부(적극)
[4] 공소사실의 기재가 오해를 불러일으키거나 명료하지 못한 경우, 법원은 검사에 대하여 석명권을 행사하여 그 취지를 명확하게 하여야 하는지 여부(적극)
【판결요지】
[1] 헌법재판소의 위헌법률심판에 따라 위헌으로 결정된 법률 또는 법률의 조항은 그 결정이 있는 날부터 효력을 상실하는 것이 원칙이다(헌법재판소법 제47조 제2항). 다만 예외적으로 형벌에 관한 법률 또는 법률의 조항에 대한 위헌결정은 소급효가 인정되고(헌법재판소법 제47조 제3항), 위헌결정의 예외적 소급효가 인정되는 ‘형벌에 관한 법률 또는 법률의 조항’은 형사처벌의 직접적인 근거가 되는 실체법을 의미한다. 그러나 형벌에 관한 법률 또는 법률의 조항이더라도 처벌되지 않는 사유를 규정한 것이라면 위헌결정의 소급효를 인정할 경우 오히려 그 조항에 따라 형사처벌을 받지 않았던 사람들에게 형사상의 불이익이 미치게 되므로 이와 같은 경우까지 헌법재판소법 제47조 제3항의 적용범위에 포함시키는 것은 법적 안정성과 이미 처벌되지 않는 대상이었던 피고인의 신뢰보호의 이익을 크게 해치게 되어 그 규정 취지에 반한다. 따라서 이러한 법률조항에 대한 위헌결정에는 헌법재판소법 제47조 제3항에 따른 소급효가 인정되지 아니하고, 위 법률조항은 같은 법 제47조 제2항에 따라 위헌결정이 있는 날부터 효력을 상실한다.
[2] 형법(2005. 3. 31. 법률 제7427호로 개정된 것) 제328조 제1항은 “직계혈족, 배우자, 동거친족, 동거가족 또는 그 배우자 간의 제323조의 죄는 그 형을 면제한다.”라고 규정하고, 형법 제354조는 위 조항을 사기죄 등에 준용하고 있다. 그런데 헌법재판소는 2024. 6. 27. ‘형법(2005. 3. 31. 법률 제7427호로 개정된 것) 제328조 제1항은 헌법에 합치되지 아니한다.’는 헌법불합치결정을 선고하면서, ‘법원 기타 국가기관 및 지방자치단체는 2025. 12. 31.을 시한으로 입법자가 개정할 때까지 위 법률조항의 적용을 중지하여야 한다.’는 적용중지명령을 하였다(헌법재판소 2024. 6. 27. 선고 2020헌마468 등 전원재판부 결정, 이하 ‘2020헌마468 등 헌법불합치결정’이라 한다).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결정은 헌법과 헌법재판소법이 규정하고 있지 않은 변형된 형태로서 법률조항에 대한 위헌결정에 해당한다. 그러나 형법 제328조 제1항은 형벌조각사유로서 형의 면제를 규정한 것이기 때문에 2020헌마468 등 헌법불합치결정의 소급효를 인정할 경우 오히려 그 조항에 따라 형의 면제가 되었던 사람들에게 형사상의 불이익이 미치게 된다. 따라서 위 조항은 2020헌마468 등 헌법불합치결정이 있는 날부터 효력을 상실한다고 보아야 한다.
[3] 형법 제347조의2(컴퓨터등사용사기)는 컴퓨터 등 정보처리장치에 허위의 정보 또는 부정한 명령을 입력하거나 권한 없이 정보를 입력⋅변경하여 정보처리를 하게 함으로써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취득하게 하는 행위를 처벌한다. 여기서 ‘정보처리’는 사기죄에서 피해자의 처분행위에 상응하므로 입력된 허위의 정보 등에 의하여 계산이나 데이터의 처리가 이루어짐으로써 직접적으로 재산처분의 결과를 초래하여야 하고, 행위자나 제3자의 ‘재산상 이익 취득’은 사람의 처분행위가 개재됨이 없이 컴퓨터 등에 의한 정보처리 과정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가맹점이나 금융기관 등의 인터넷 사이트 또는 휴대전화 애플리케이션 등에 접속하여 타인의 승낙 없이 타인의 인적사항과 타인 명의의 신용카드 번호 및 그 비밀번호 등을 입력하는 방법으로 물품이나 서비스 이용대금 등을 결제하거나 금융기관 등으로부터 신용대출을 받음으로써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는 행위는, 컴퓨터 등 정보처리장치에 권한 없이 정보를 입력하여 정보처리를 하게 함으로써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는 행위로서 가맹점이나 대출금융기관 등에 대한 컴퓨터등사용사기죄에 해당한다.
[4] 재판장은 소송관계를 명료하게 하기 위하여 검사, 피고인 또는 변호인에게 사실상과 법률상의 사항에 관하여 석명을 구하거나 증명을 촉구할 수 있다(형사소송규칙 제141조 제1항). 공소사실의 취지가 명료하면 법원이 이에 대하여 석명권을 행사할 필요가 없으나, 공소사실의 기재가 오해를 불러일으키거나 명료하지 못한 경우에는 형사소송규칙 제141조에 따라 검사에 대하여 석명권을 행사하여 그 취지를 명확하게 하여야 한다.
2. 사안의 개요 및 쟁점 [이하 대법원판례해설 제144호, 장윤미 P.646-668]
가.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함께 거주하던 처제 공소외인의 인적사항, 신용카드 비밀번호, 계좌번호 등을 알고 있었던 것을 기화로, 2021. 12. 3.경부터 2022. 2. 24.경까지 사이에 공소외인의 동의 없이 공소외인 명의의 휴대전화를 이용하여 불상의 현금서비스 카드결제 대행업체에 공소외인 명의의 신용카드 일련번호, 유효기간, CVC번호, 비밀번호 등을 입력하여 결제한 후 해당 업체로부터 수수료를 제외한 나머지 금액을 피고인 명의의 예금계좌로 입금받는 등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총 24회에 걸쳐 합계 77,235,990원 상당을 공소외인 명의의 신용카드를 사용하여 결제하거나 현금서비스를 신청하고, 카드론 대출을 받음으로써 컴퓨터 등 정보처리장치에 권한 없이 정보를 입력하여 같은 금액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였다.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검사가 공소장에 피해자가 누구인지 직접 명시하지는 않았으나 ‘함께 거주하던 처제 공소외인’이라고 표시하고 범죄일람표에도 별도로 금융기관을 피해자로 표시하지 않았음을 이유로 공소외인을 피해자로 하여 기소한 것으로 보고, 검사가 동거 친족인 공소외인을 피해자로 하여 컴퓨터 등 사용사기의 범죄사실로 기소한 이상 친족상도례 규정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결정 이전에 이루어진 이 사건에는 형법 제354조, 형법 제328조 제1항이 적용된다고 보아 형 면제를 선고하였다.
다. 쟁점 및 대법원의 판단
⑴ 위 판결의 쟁점은, ① 친족상도례에 의한 형 면제를 규정한 형법 제328조 제1항에 대한 헌법불합치결정에 소급효가 인정되는지 여부(소극), ② 형법 제347조의2에 따른 컴퓨터등사용사기죄에서 ‘정보처리’, ‘재산상 이익 취득’의 의미 및 인터넷 사이트 등에 접속하여 타인 명의의 신용카드 번호 등을 입력하여 결제를 하거나 대출을 받았다는 컴퓨터등사용사기죄의 피해자(가맹점 또는 대출금융기관 등), ③ 공소사실의 기재가 오해를 불러일으키거나 명료하지 못한 경우 법원이 검사에 대하여 석명권을 행사하여 취지를 명확하게 하여야 하는지 여부(적극)이다.
⑵ 헌법재판소의 위헌법률심판에 따라 위헌으로 결정된 법률 또는 법률의 조항은 그 결정이 있는 날부터 효력을 상실하는 것이 원칙이다(헌법재판소법 제47조 제2항). 다만 예외적으로 형벌에 관한 법률 또는 법률의 조항에 대한 위헌결정은 소급효가 인정되고(헌법재판소법 제47조 제3항), 위헌결정의 예외적 소급효가 인정되는 ‘형벌에 관한 법률 또는 법률의 조항’은 형사처벌의 직접적인 근거가 되는 실체법을 의미한다. 그러나 형벌에 관한 법률 또는 법률의 조항이더라도 처벌되지 않는 사유를 규정한 것이라면 위헌결정의 소급효를 인정할 경우 오히려 그 조항에 따라 형사처벌을 받지 않았던 사람들에게 형사상의 불이익이 미치게 되므로 이와 같은 경우까지 헌법재판소법 제47조 제3항의 적용범위에 포함시키는 것은 법적 안정성과 이미 처벌되지 않는 대상이었던 피고인의 신뢰보호의 이익을 크게 해치게 되어 그 규정 취지에 반한다. 따라서 이러한 법률조항에 대한 위헌결정에는 헌법재판소법 제47조 제3항에 따른 소급효가 인정되지 아니하고, 위 법률조항은 같은 법 제47조 제2항에 따라 위헌결정이 있는 날부터 효력을 상실한다(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죄의 불처벌 특례의 위헌결정에 관한 헌법재판소 1997. 1. 16. 선고 90헌마110 등 전원재판부 결정과 헌법재판소 2009. 2. 26. 선고 2005헌마764 등 전원재판부 결정 및 근로기준법위반죄의 구성요건해당성 배제 사유의 위헌결정에 관한 대법원 2022. 2. 11. 선고 2020도68 판결 등 참조).
형법(2005. 3. 31. 법률 제7427호로 개정된 것) 제328조 제1항은 “직계혈족, 배우자, 동거친족, 동거가족 또는 그 배우자간의 제323조의 죄는 그 형을 면제한다.”라고 규정하고, 형법 제354조는 위 조항을 사기죄 등에 준용하고 있다. 그런데 헌법재판소는 2024. 6. 27. ‘형법(2005. 3. 31. 법률 제7427호로 개정된 것) 제328조 제1항은 헌법에 합치되지 아니한다.’는 헌법불합치결정을 선고하면서, ‘법원 기타 국가기관 및 지방자치단체는 2025. 12. 31.을 시한으로 입법자가 개정할 때까지 위 법률조항의 적용을 중지하여야 한다’는 적용중지명령을 하였다(헌법재판소 2024. 6. 27. 선고 2020헌마468 등 전원재판부 결정, 이하 ‘이 사건 헌법불합치결정’이라 한다).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결정은 헌법과 헌법재판소법이 규정하고 있지 않은 변형된 형태로서 법률조항에 대한 위헌결정에 해당한다(대법원 2020. 5. 28. 선고 2017도8610). 그러나 형법 제328조 제1항은 형벌조각사유로서 형의 면제를 규정한 것이기 때문에 이 사건 헌법불합치결정의 소급효를 인정할 경우 오히려 그 조항에 따라 형의 면제가 되었던 사람들에게 형사상의 불이익이 미치게 된다. 따라서 앞서 본 법리에 따라 위 조항은 이 사건 헌법불합치결정이 있는 날부터 효력을 상실한다고 보아야 한다.
⑶ 형법 제347조의2(컴퓨터등 사용사기)는 컴퓨터 등 정보처리장치에 허위의 정보 또는 부정한 명령을 입력하거나 권한 없이 정보를 입력·변경하여 정보처리를 하게 함으로써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취득하게 하는 행위를 처벌한다. 여기서 ‘정보처리’는 사기죄에서 피해자의 처분행위에 상응하므로 입력된 허위의 정보 등에 의하여 계산이나 데이터의 처리가 이루어짐으로써 직접적으로 재산처분의 결과를 초래하여야 하고, 행위자나 제3자의 ‘재산상 이익 취득’은 사람의 처분행위가 개재됨이 없이 컴퓨터 등에 의한 정보처리 과정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대법원 2014. 3. 13. 선고 2013도16099 판결, 대법원 2020. 2. 27. 선고 2019도14960 판결 등 참조).
가맹점이나 금융기관 등의 인터넷 사이트 또는 휴대전화 어플리케이션 등에 접속하여 타인의 승낙 없이 타인의 인적사항과 타인 명의의 신용카드 번호 및 그 비밀번호 등을 입력하는 방법으로 물품이나 서비스 이용대금 등을 결제하거나 금융기관 등으로부터 신용대출을 받음으로써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는 행위는, 컴퓨터 등 정보처리장치에 권한 없이 정보를 입력하여 정보처리를 하게 함으로써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는 행위로서 가맹점이나 대출금융기관 등에 대한 컴퓨터등사용사기죄에 해당한다(대법원 2003. 1. 10. 선고2002도2363 판결, 대법원 2006. 7. 27. 선고 2006도3126 판결, 대법원 2007. 3. 16. 선고2006도6209 판결, 대법원 2012. 6. 28. 선고 2012도4347 판결 등 참조).
⑷ 재판장은 소송관계를 명료하게 하기 위하여 검사, 피고인 또는 변호인에게 사실상과 법률상의 사항에 관하여 석명을 구하거나 증명을 촉구할 수 있다(형사소송규칙 제141조 제1항). 공소사실의 취지가 명료하면 법원이 이에 대하여 석명권을 행사할 필요가 없으나, 공소사실의 기재가 오해를 불러일으키거나 명료하지 못한 경우에는 형사소송규칙 제141조에 따라 검사에 대하여 석명권을 행사하여 그 취지를 명확하게 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6. 15. 선고 2017도3448 판결, 대법원 2023. 12. 28. 선고 2023도14444 판결 등 참조).
⑸ 피고인은 동거친족인 처제 A의 인적사항, 카드 비밀번호 등을 알고 있던 것을 기화로 신용카드 결제 또는 현금서비스 신청을 하여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였다는 컴퓨터등사용사기 등으로 기소된 사안임
⑹ 원심은, 검사가 A를 컴퓨터등사용사기의 피해자로 하여 기소한 것으로 단정하고 친족상도례를 적용하여 공소사실 중 컴퓨터등사용사기 부분에 대하여 형 면제를 선고하였음
⑺ 대법원은 위와 같은 법리를 설시하면서, 친족상도례에 의한 형 면제를 규정한 형법 제328조 제1항은 그에 대한 헌법불합치결정 전에 이루어진 컴퓨터등사용사기 범행에 적용할 수 있음을 전제로, 검사는 A가 아니라 가맹점 또는 대출금융기관 등을 컴퓨터등사용사기의 피해자로 하여 기소한 것으로 볼 여지가 충분하고, 해당 공소사실의 기재는 오해를 불러일으키거나 명료하지 못한 경우에 해당하므로, 원심으로서는 검사에 석명권을 행사하여 피해자가 누구인지를 명확하게 한 후 친족상도례의 적용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보아, 석명권 행사나 심리를 다하지 않은 원심을 파기․환송함
3. 친족상도례 규정에 대한 적용중지를 명하는 헌법불합치결정의 시적 효력범위와 컴퓨터등사용사기죄의 친족상도례 적용(대법원 2025. 3. 13. 선고 2024도19846 판결) [이하 대법원판례해설 제144호, 장윤미 P.646-668]
가. 형법 제328조 제1항에 대한 적용중지 헌법불합치결정(2020헌마468 등)
헌법재판소는 2024. 6. 27. 형법 제328조 제1항이 형사피해자의 재판절차진술권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위 조항에 대하여 헌법불합치결정을 하면서, 2025. 12. 31.을 시한으로 입법자가 개정할 때까지 위 법률조항의 적용을 중지할 것을 명하였다(헌재 2024. 6. 27. 선고 2020헌마468, 2020헌바341, 2021헌바420, 2024헌마146 전원재판부 결정).
위 결정 이유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⑴ 형사피해자의 재판절차진술권 침해 여부
㈎ 가족․친족 관계에 관한 우리나라의 역사적․문화적 특징이나 재산범죄의 특성, 형벌의 보충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경제적 이해를 같이하거나 정서적으로 친밀한 가족 구성원 사이에서 발생하는 수인 가능한 수준의 재산범죄에 대한 형사소추 내지 처벌에 관한 특례의 필요성은 수긍할 수 있다.
㈏ 그런데 심판대상조항은 재산범죄의 가해자와 피해자 사이의 일정한 친족관계를 요건으로 하여 일률적으로 형을 면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재산범죄의 가해자와 피해자 사이에 일정한 친족관계가 존재하기만 하면 피해자와 가해자 사이에 실제 어떠한 유대 관계가 존재하는지 묻지 않고, 피해자의 가해자에 대한 처벌 의사 유무나 범죄행위의 태양, 피해의 규모 등을 구체적으로 고려하지 않은 채 법관으로 하여금 필요적으로 형을 면제하는 판결을 선고하도록 한 것이다. 이는 그 적용 대상 친족의 범위가 지나치게 넓다는 점에서 제도적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 결과를 초래할 염려가 있다.
㈐ 심판대상조항은 강도죄와 손괴죄를 제외한 다른 모든 재산범죄에 준용되는데, 이러한 재산범죄의 불법성이 일반적으로 경미하여 피해자가 수인 가능한 범주에 속한다거나 피해의 회복 및 친족 간 관계의 복원이 용이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 피해자가 미성년자이거나 질병, 장애, 노령 그 밖의 사유로 인한 정신적 제약으로 사무를 처리할 능력이 결여된 사람인 경우 등 피해자가 가족과 친족 사회 내에서 다른 구성원에게 의존하기 쉽고 거래 내지 경제적 의사결정의 의미를 제대로 인식하기 어려운 상황에 있는 때에 심판대상조항을 적용 내지 준용하는 것은 가족과 친족 사회 내에서 취약한 지위에 있는 구성원에 대한 경제적 착취를 용인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 심판대상조항은 위와 같은 사정들을 전혀 고려하지 아니한 채 법관으로 하여금 형 면제 판결을 선고하도록 획일적으로 규정하여 형사피해자가 법관에게 적절한 형벌권을 행사하여 줄 것을 청구할 수 없도록 하는바, 이는 입법재량을 명백히 일탈하여 현저히 불합리하거나 불공정한 것으로서 형사피해자의 재판절차진술권을 침해한다.
⑵ 적용중지 헌법불합치결정의 필요성
㈎ 심판대상조항의 위헌성은 일정한 친족 사이의 재산범죄와 관련하여 형사처벌의 특례를 인정하는 것에 있음이 아니라, 넓은 범위의 친족에 대해, 재산범죄의 불법성의 경중을 묻지 않고, 피해자의 의사에 관계없이 ‘일률적으로 형 면제’를 함에 따라, 구체적 사안에서 형사피해자의 재판절차진술권이 형해화될 수 있다는 점에 있다.
㈏ 심판대상조항의 위헌성을 제거하는 데에는 여러 가지 선택가능성이 있을 수 있으 며, 입법자는 충분한 사회적 합의를 거쳐 그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에 대하여 헌법불합치결정을 선고하되 2025. 12. 31.을 시한으로 입법자가 개정할 때까지 적용중지를 명한다.
나. 형법 제328조 제1항에 대한 적용중지 헌법불합치결정(2020헌마468 등)의 시적 효력범위
⑴ 위헌결정의 시적 효력범위
㈎ 원칙적 장래효
헌법재판소법은 제47조 제2항에서 “위헌으로 결정된 법률 또는 법률의 조항은 그 결정이 있는 날부터 효력을 상실한다.”라고 규정한다. 따라서 위헌결정이 선고된 법률 또는 법률조항은 원칙적으로 결정이 있는 날2)부터 ‘장래를 향하여’ 효력을 상실한다[헌법재판소법 제47조 제2항에서는 ‘결정이 있는 날로부터 효력을 상실한다.’라고 규정함. 그 해석에 관하여, 결정일 오전 0시부터 효력이 상실된다는 견해와 실제로 위헌결정이 선고된 때로부터 효력이 상실된다는 견해가 있다. 대법원은 헌법재판소가 1989. 5. 24. 자로 위헌결정을 법률조항을 적용하여 같은 날 경락허가결정에 대한 항고의 항고장을 각하한 원심결정에 대해 ‘위헌으로 결정된 법률의 조항은 그 결정이 있는 날로 부터 효력을 상실하는 것이므로 위 법조항은 1989. 5. 24.부터 효력을 상실하였다.’는 이유로 파기하였다(대법원 1990. 3. 2. 자 89그26 결정). 이에 따르면 대법원은 결정일 오전 0시부터 효력이 상실된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대법원은 판례를 통하여 ① 위헌제청을 한 ‘당해사건’, ② 위헌결정이 있기 전 에 이와 동종의 위헌 여부에 관하여 법원이 헌법재판소에 위헌심판제청을 하였거나 당사자가 법원에 위헌제청신청을 한 ‘동종사건’, ③ 따로 위헌제청이나 위헌제청신청 은 아니하였지만 당해 법률 또는 법률 조항이 재판의 전제가 되어 법원에 계속 중인 ‘병행사건’, ④ 위헌결정 이후 같은 이유로 제소된 ‘일반사건’에 대해서도 예외적으로 위헌결정의 소급효를 인정하여 왔다. 그러나 법적 안정성의 유지나 당사자의 신뢰보 호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는 여전히 위헌결정의 소급효가 제한된다(대법원 2017. 3. 9. 선고 2015다233982 판결).
㈏ 형벌에 관한 법률 또는 법률에 대한 예외적 소급효
① 내용
헌법재판소법 제47조 제3항 본문에서는 “형벌에 관한 법률 또는 법률의 조항은 소급하여 그 효력을 상실한다.”라고 규정한다. 형벌에 관한 법률 또는 법률의 조항(이하 ‘형벌조항’이라 한다)에 대한 위헌결정에 예외적으로 소급효를 인정하는 것은 위헌성이 확인된 법률에 따라 기본권을 중대하게 제한하는 형사처벌의 불이익은 용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헌재 1992. 12. 24. 선고 92헌가8 전원재판부 결정).
다만 헌법재판소법 제47조 제3항 단서에 따라 해당 법률 또는 법률의 조항에 대하여 종전에 합헌으로 결정한 사건이 있는 경우에는 그 결정이 있는 날의 다음 날로 소급효가 제한된다.
② 형벌에 관한 법률 또는 법률의 조항의 의미
㉠ 위헌결정의 예외적 소급효가 인정되는 형벌조항은 형사처벌의 직접적인 근거가 되는 실체법을 의미한다(헌재 1992. 12. 24. 선고 92헌가8 전원재판부 결정). 형벌의 구성요건과 처벌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는 형법 조항이나 형사처벌에 관한 특별법 조항 등이 대표적인 예에 해당한다.
㉡ 특정 조항 그 자체는 형벌조항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다른 조항과 결합하여 형벌에 관한 법률조항을 이루게 되는 경우, 즉 구성요건에 해당하는 금지규정과 그 위반에 대한 효과로서의 처벌규정을 각 독립된 조항에서 규정하고 있어 금지규정의 위반이 처벌규정의 구성요건이 되는 경우, 금지규정은 처벌규정과 결합하여 위헌결정의 소급효가 인정되는 형벌조항에 해당한다. 따라서 위 조항들에 대하여 위헌결정이 선고된 경우 위 조항들은 소급하여 효력을 상실한다[학교환경위생정화구역 안에서의 금지행위를 규정한 구 학교보건법(2005. 3. 24. 법률 제1739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조가 그 위반행위에 대한 벌칙을 규정한 제19조와 결합하여 형벌에 관한 법률조항을 이룬다고 본 사안(대법원 2009. 1. 15. 선고 2004도7111 판결), 후원회 지정에 관한 정치자금법 제6조가 그 위반행위를 처벌하는 제45조 제1항과 결합하여 형벌에 관한 법률조항을 이룬다고 본 사안(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5도17936 등 판결), 성폭력범죄의 처벌등에 관한 특례법 제13조의 범죄로 유죄판결이 확정되어 제42조 제1항의 신상정보 등록대상자로 된 자가 제50조 제3항 제1호, 제43조 제1항을 위반한 경우를 처벌하는 같은 법 제50조 제3항 제1호, 제43조 제1항, 제42조 제1항이 형벌에 관한 법률에 해당한다고 본 사안(대법원 2019. 4. 25. 선고 2017도584 판결), 집회장소와 시간 등을 제한하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제10조 본문 또는 제11조 제1호, 제3호가 그 위반행위를 구성요건으로 규정하는 같은 법 제 23조 제1호 또는 제24조 제5호와 결합하여 형법에 관한 법률조항을 이루게 된다고 판단한 사안(대법원 2011. 6. 23. 선고 2008도7562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20. 5. 28. 선고 2017도8610 판결, 대법원 2020. 6. 4. 선고 2018도17454 판결, 대법원 2021. 4. 15. 선고 2017도 12473 판결) 등 참조].
㉢ 이와 구별하여야 할 것은 금지규정과 그 위반에 대한 행정처분 또는 처벌규정이 각기 독립된 조항으로 규정되어 있는 경우이다. 이때에는 행정처분의 근거가 되는 금지 규정과 처벌규정의 구성요건이 되는 금지규정을 달리 평가하여야 한다. 따라서 금지 조항의 위반을 이유로 한 행정처분의 적법성을 판단하는 사건에서 이를 형벌에 관한 조항으로 나아가 판단할 수는 없다[구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2020. 6. 9. 법률 제1743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구 노동조합법’이라 한다) 제81조는 운영비원조행위를 포함한 ‘부당노동행위’에 대해서 규정하고, 같은 법 제31조 제3항은 “행정관청 은 단체협약 중 위법한 내용이 있는 경우에는 노동위원회의 의결을 얻어 그 시정을 명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는 경우, 제81조는 노동조합법상 금지되는 ‘부당노동행위’를 규정한 조항으로서 범죄의 성립과 처벌에 관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지 아니하고, 제31조 제3항은 행정관청의 처분인 시정명령에 대한 규정이므로 구 노동조합법 제31조 제3항과 결합된 운영비원조금지조항은 형벌에 관한 법률조항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본 사안(대법원 2024. 9. 27. 선고 2018재두178 판결)].
③ 형벌조항에 대한 위헌결정 소급효의 적용
㉠ 형벌조항에 대한 위헌결정의 소급효로 당해 형벌조항은 처음부터 효력이 없었던 것으로 되므로, 위헌결정 이후 발생하는 사실관계뿐만 아니라 당해사건을 포함하여 위헌결정 이전의 사실관계에 대하여도 법원이나 수사기관은 위헌으로 결정된 형벌조항을 적용할 수 없다.
㉡ 따라서 수사기관은 위헌으로 결정된 형벌조항이 적용되는 사건에 대하여 공소를 제기하여서는 안 되며, 재판이 계속 중인 경우 피고사건은 범죄로 되지 아니한 때에 해당하므로 법원은 형사소송법 제325조 전단에 따라 무죄판결을 하여야 한다.
㉢ 또한 헌법재판소법 제47조 제4항에 따라 위헌으로 선언된 형벌조항에 근거한 확정판결에 대하여 재심을 청구할 수 있다.
④ 불처벌의 특례에 대한 소급효의 예외
㉠ 그러나 형벌에 관한 법률 또는 법률조항이더라도 처벌되지 아니하는 사유를 규정한 것이어서 위헌결정의 소급효를 인정할 때 오히려 형사처벌을 받지 않았던 사람들에게까지 형사상의 불이익이 미치게 되는 경우에 그 조항에 대한 위헌결정은 장래효만을 가진다(대법원 2022. 2. 11. 선고 2020도68 판결, 헌재 1997. 1. 16. 선고 90헌마110 등 전원재판부 결정, 헌재 2009. 2. 26. 선고 2005헌마764 등 전원재판부 결정).
㉡ 헌법재판소는 보험 또는 공제에 가입된 경우 교통사고로 인하여 업무상과실치상죄 또는 중과실치상죄를 범한 차의 운전자에 대해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는 특례를 규정한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제4조 제1항과 관련하여,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제4조 제1항은 비록 형벌에 관한 것이기는 하지만 불처벌의 특례를 규정한 것이어서 위헌결정의 소급효를 인정할 경우 오히려 그 조항에 의거하여 형사처벌을 받지 않았던 자들에게 형사상의 불이익이 미치게 되므로 이와 같은 경우까지 헌법재판소법 제47조 제2항 단서의 적용 범위에 포함시키는 것은 법적 안정성과 이미 면책받은 가해자의 신뢰보호의 이익을 크게 해치게 되어 그 규정 취지에 반한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에 대하여 위헌선언을 하더라도 그 소급효는 인정되지 아니한다.」라고 판단하였다(헌재 2009. 2. 26. 선고 2005헌마764 등 전원재판부 결정).
㉢ 대법원도 같은 취지로 구성요건해당성 배제사유를 규정한 근로기준법 제35조 제3호에 대한 위헌결정의 효력범위에 관하여 법적 안정성과 신뢰보호이익을 들어 소급효를 인정하지 아니하였다(대법원 2022. 2. 11. 선고 2020도68 판결).
㉣ 「위헌결정이 선고된 구 근로기준법(2019. 1. 15. 법률 제1672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35조 제3호 그 자체는 형사처벌 조항에 해당하지 않지만, 위 조항을 위반할 것을 구성요건으로 규정하고 있는 같은 법 제110조 제1호와 결합하여 형벌에 관한 법률 조항을 이루게 된다(대법원 2020. 5. 28. 선고 2017도8610 판결 참조). 그러나 위 조항은 같은 법 제26조 본문 및 제110조 제1호에 규정된 근로기준법 위반죄의 구성요건해당성 배제사유를 규정한 것이기 때문에, 위 조항에 대한 위헌결정의 소급효를 인정할 경우 오히려 그 조항이 적용되어 형사처벌을 받지 않았던 사람들에게 형사상 불이익이 미치게 되므로 이와 같은 경우까지 헌법재판소법 제47조 제3항의 적용 범위에 포함시키는 것은 법적 안정성과 이미 불처벌 대상이었던 사용자의 신뢰보호의 이익까지 크게 해치게 되어 그 규정 취지에 반한다(헌법재판소 1997. 1. 16. 선고 90헌마110 등 전원재판부 결정 참조). 따라서 구 근로기준법 제35조 제3호에 대한 위헌결정에는 헌법재판소법 제47조 제3항에 따른 소급효가 인정되지 아니하고, 위 조항은 같은 법 제47조 제2항에 따라 위헌결정이 있는 날부터 효력을 상실한다고 보아야 한다.」
⑵ 헌법불합치결정의 시적 효력범위
㈎ 비형벌조항
① 적용중지 헌법불합치결정
일정한 시한까지 법률 또는 법률조항의 적용중지를 명하는 헌법불합치결정은 위헌법률이 형식적으로만 계속 존속하게 된다.
헌법불합치결정은 위헌결정의 일종이므로, 적용중지 헌법불합치결정이 있는 경우 행정관청과 법원은 원칙적으로 그들에게 계속된 절차를 개선입법이 있을 때까지 중지하여야 한다(헌재 2004. 1. 29. 선고 2002헌가22 등 전원재판부 결정, 헌재 2010. 7. 29. 선고 2008헌가15 전원재판부 결정).
다만 판례는 적용중지 헌법불합치결정의 경우 ① 당해사건, ② 동종사건, ③ 병행사건에 대하여 헌법불합치결정의 소급효를 인정하고 있다. 따라서 당해사건, 동종사건, 병행사건의 경우 개정 법률에서 소급적용에 관한 경과규정 등을 두고 있지 않더라도 개정 법률이 헌법불합치결정 이전의 시점까지 소급하여 적용된다(대법원 2002. 4. 2. 선고 99다3358 판결, 대법원 2002. 5. 14. 선고 2000다 62476 판결, 대법원 2002. 11. 8. 선고 2002다21882 판결, 대법원 2006. 3. 9. 선고 2003다52647 판결).
이와 달리 적용중지 헌법불합치결정 이후 제소된 ④ 일반사건에 대하여는 원칙적으로 개정 법률을 소급하여 적용할 수 없다(대법원 2008. 2. 1. 선고 2007다9009 판결, 대법원 2015. 5. 29. 선고 2014두 35447 판결).
② 잠정적용 헌법불합치결정
종래의 법적 상태보다 더욱 헌법질서에서 멀어지는 법적 상태의 발생을 방지하기 위하여, 헌법불합치결정의 시점과 개정 법률의 발효시점 사이의 기간 동안 위헌법률의 잠정적인 적용을 명할 수 있다.
잠정적용 헌법불합치결정은 적용중지 헌법불합치결정과 달리, 개선입법에서 소급적용에 관한 아무런 경과규정을 두지 않았다면 당해사건 등에 소급적용 되지 아니한다.
대법원판결의 주류는 헌법불합치결정의 잠정적용 명령에 기속력을 인정하고, 그 적용 범위를 원칙적으로 당해사건, 병행사건에 대해서까지 미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당해사건, 병행사건에도 구법이 계속 적용된다(대법원 2009. 1. 15. 선고 2008두15596 판결, 대법원 2013. 7. 25. 선고 2013두6435 판결, 대법원 2013. 11. 28. 선고 2010두6182 판결).
다만 헌법재판소가 잠정적용을 명한 경우에도 헌법불합치결정에 나타난 법률조항의 위헌성, 헌법불합치결정 및 잠정적용의 이유 등을 토대로 잠정적용 명령의 실질적인 사유를 살펴 헌법불합치결정에서 법률조항의 계속 적용을 명한 부분을 제한함으로써 나머지 부분에 대해서는 적용중지 헌법불합치결정과 마찬가지로, 당해사건, 병행사건에 대한 헌법불합치결정의 소급효를 인정한 예가 있다(대법원 2011. 9. 29. 선고 2008두18885 판결).
㈏ 형벌조항
① 형벌조항에 대한 헌법불합치결정은 적용중지나 잠정적용 여부를 불문하고 법률 또는 법률조항에 대한 위헌결정에 해당한다(대법원 2011. 6. 23. 선고 2008도7562 전원합의체 판결). 따라서 위헌결정과 동일하게 소급하여 효력을 상실한다[「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결정은 헌법과 헌법재판소법이 규정하고 있지 않은 변형된 형태이지만 법률조항에 대한 위헌결정에 해당하고(대법원 2009. 1. 15. 선고 2004도7111 판결, 헌재 2004. 5. 27. 선고 2003헌가1, 2004헌가4 전원재판부 결정 등 참조),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이하, ‘집시법’이라 한다) 제23조 제1호는 집회 주최자가 집시법 제10조 본문을 위반할 것을 구성요건으로 삼고 있어 집시법 제10조 본문은 집시법 제23조 제1호와 결합하여 형벌에 관한 법률조항을 이루게 되므로, 집시법의 위 조항들(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에 대하여 선고된 이 사건 헌법불합치결정은 형벌에 관한 법률조항에 대한 위헌결정이라 할 것이다. 그리고 헌법재판소법 제47조 제2항 단서는 형벌에 관한 법률조항에 대하여 위헌결정이 선고된 경우 그 조항이 소급하여 효력을 상실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형벌에 관한 법률조항이 소급하여 효력을 상실한 경우에 당해 조항을 적용하여 공소가 제기된 피고사건은 범죄로 되지 아니한 때에 해당한다 할 것이 고, 법원은 그 피고사건에 대하여 형사소송법 제325조 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여야 한다」(대법원 1992. 5. 8. 선고 91도2825 판결, 대법원 2010. 12. 16. 선고 2010도5986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11. 6. 23. 선고 2008도7562 전원합의체 판결)].
② 위헌결정의 예외적 소급효가 인정되는 ‘형벌에 관한 법률 또는 법률의 조항’의 의미, 소급효의 적용, 불처벌의 특례에 대한 소급효의 예외 등은 모두 위헌결정의 효력에서 살펴본 바와 같다.
⑶ 개선입법 없이 개정시한이 경과한 경우 법률조항의 효력
㈎ 비형벌조항
① 적용중지 헌법불합치결정
비형벌조항에 대한 적용중지 헌법불합치결정이 선고되었으나 위헌성이 제거된 개선 입법이 이루어지지 않은 채 개정시한이 지난 때에는 그 법률조항은 헌법불합치결정이 있었던 때로 소급하여 효력을 상실한다. 헌법불합치결정 시점과 법률조항의 효력이 상실되는 시점 사이에 아무런 규율도 존재하지 않는 법적 공백을 방지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대법원 2020. 1. 30. 선고 2018두49154 판결).
비형벌조항에 대해 잠정적용 헌법불합치결정이 선고된 경우라도 해당 법률조항의 잠정적용을 명한 부분의 효력이 미치는 사안이 아니라 적용중지 상태에 있는 부분의 효력이 미치는 사안이라면, 그 법률조항 중 적용중지 상태에 있는 부분은 헌법불합치결정이 있었던 때로 소급하여 효력을 상실한다(대법원 2020. 1. 30. 선고 2018두49154 판결).
② 잠정적용 헌법불합치결정
비형벌조항에 대해 잠정적용 헌법불합치결정이 선고되었으나 위헌성이 제거된 개선 입법이 이루어지지 않은 채 개정시한이 지난 경우 그 법률조항의 효력은 장래를 향해 서만 상실된다. 따라서 그 이전에 법률조항에 따라 이루어진 행위의 적법성이나 효력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한다. 당해 사건에서도 같다(대법원 2009. 1. 15. 선고 2008두15596 판결, 대법원 2012. 10. 11. 선고 2012도7455 판결, 대법원 2020. 1. 30. 선고 2018두49154 판결).
㈏ 형벌조항
① 형벌조항에 대한 헌법불합치결정에 대하여는 헌법재판소 결정에서 효력의 상실시기를 개정시한 도과 이후로 명시하였더라도 단순위헌결정과 동일하게 소급하여 효력이 상실된다(대법원 2011. 6. 23. 선고 2008도7562 전원합의체 판결).
② 그러므로 헌법재판소가 헌법불합치결정의 주문에서 법률조항이 개정될 때까지 계속 적용되고, 이유 중 결론에서 개정시한까지 개선입법이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 그다음 날부터 이 사건 법률조항이 효력을 상실하도록 하였더라도, 그 조항이 소급하여 효력을 상실한다. 개선입법이 이루어진 이후에도 헌법 제13조 제1항 형벌불소급원칙에 따 라 개정 법률의 소급적용은 허용되지 아니한다.
다. 형법 제328조 제1항에 대한 헌법불합치결정(2020헌마468 등)의 시적 효력범위
⑴ 형법 제328조 제1항의 성격과 불처벌의 특례에 대한 소급효의 예외
㈎ 형법 제328조 제1항은 형벌조각사유로서 형의 면제를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헌법 불합치결정에 따라 법률조항의 효력이 소급하여 상실될 경우 오히려 그 조항에 따라 형사처벌을 받지 않았던 사람들에게 형사상의 불이익이 미치게 된다.
㈏ 따라서 위 조항에 대한 적용중지 헌법불합치결정으로 위 조항이 소급하여 효력을 상실한다고 볼 수 없고, 소급효의 예외로서 헌법재판소법 제47조 제2항에 따라 위헌결정이 있는 날부터 효력을 상실한다고 보아야 한다.
㈐ 형법 제328조 제1항의 형 면제사유나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불처벌의 특례, 근로 기준법상 구성요건해당성 배제사유 등 처벌의 예외 사유에 대해 장래효를 인정하는 것은 위 조항이 비형벌조항이어서가 아니라, 형벌조항이기는 하나 소급효를 인정할 경우 오히려 그 조항이 적용되어 형사처벌을 받지 않았던 사람들에게 형사상 불이익 이 미치게 되므로 이와 같은 경우까지 헌법재판소법 제47조 제3항의 적용 범위에 포함시키는 것은 법적 안정성과 이미 불처벌 대상이었던 피고인의 신뢰보호의 이익까지 크게 해치게 된다는 점을 이유로 하는 것이다.
⑵ 헌법불합치결정(2020헌마468 등) 이후 개선입법까지 형법 제328조 제1항의 적용
㈎ 헌법불합치결정(2020헌마468 등) 이전의 범행
친족관계의 존부는 행위 시를 기준으로 판단하므로, 헌법불합치결정 이전에 발생한 범행에 대해서는 여전히 형법 제328조 제1항이 적용된다.
㈏ 헌법불합치결정(2020헌마468 등) 이후부터 개선입법 시까지의 범행
헌법불합치결정으로 형법 제328조 제1항은 장래를 향해 효력을 상실한다. 따라서 헌법불합치결정 이후부터는 형법 제328조 제1항은 더 이상 적용되지 아니한다. 이에 대해서는 개선입법을 기다려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라. 위헌결정과 헌법불합치결정의 시적 효력범위의 정리
⑴ 위헌결정의 효력

⑵ 헌법불합치결정의 효력


마. 컴퓨터등사용사기죄와 친족상도례의 적용
⑴ 타인의 승낙 없는 타인 명의 신용카드사용에 의한 컴퓨터등사용사기죄의 성립과 피해자 확정
㈎ 컴퓨터등사용사기죄에서 정보처리와 재산상 이익 취득의 의미
① 형법 제347조의2(컴퓨터 등 사용사기)는 컴퓨터 등 정보처리장치에 허위의 정보 또는 부정한 명령을 입력하거나 권한 없이 정보를 입력․변경하여 정보처리를 하게 함으로써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취득하게 함으로써 성립하는 범죄이다.
② 이는 재산변동에 관한 사무가 사람의 개입 없이 컴퓨터 등에 의하여 기계적․자동 적으로 처리되는 경우 사람에 대한 기망행위나 상대방의 처분행위 등을 수반하지 않아 기존 사기죄로는 처벌할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하여 신설된 규정이다.
③ 이때 ‘정보처리’는 사기죄에서 피해자의 처분행위에 상응하므로 입력된 허위의 정보 등에 의하여 계산이나 데이터의 처리가 이루어짐으로써 직접적으로 재산처분의 결과를 초래하여야 하고, 행위자나 제3자의 ‘재산상 이익 취득’은 사람의 처분행위가 개재됨이 없이 컴퓨터 등에 의한 정보처리 과정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대법원 2014. 3. 13. 선고 2013도16099 판결, 대법원 2020. 2. 27. 선고 2019도14960 판결).
㈏ 사기죄의 피해자
사기죄에 있어서 피해자는 편취의 대상이 된 ‘재산상의 권리를 가지는 자’이고, 피기망자와 동일인일 것을 요하지 아니한다. 따라서 ‘재산상의 권리를 가지는 자’가 아닌 제3자를 기망하여 재물을 편취하거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는 경우 제3자는 피해자가 될 수 없고, ‘재산상의 권리를 가지는 자’가 피해자가 된다(소송사기죄에서 법원을 기망하여 제3자로부터 재물을 편취한 경우에 피기망자인 법원은 피해자가 될 수 없고 재물을 편취당한 제3자가 피해자라고 본 사안. 대법원 2014. 9. 26. 선고 2014도8076 판결).
㈐ 타인 명의 신용카드사용에 의한 사기죄에서 대금청구권과 사기죄의 관계
① 기망수단으로서 피해자로부터 재물을 편취하거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면 그 수령한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 전부에 대하여 사기죄가 성립한다. 설령 피해자가 그 과정에서 발생한 법률관계에서 채권을 취득하여 손해의 전부 또는 일부를 회수함으로써 결과적으로 피해자의 재산 전체에 손해가 없게 되더라도 당초의 수령액 전부에 대하여 사기죄가 성립하고 그 수령액에서 회수한 금액을 공제한 액수에 한하여 사기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1998. 4. 24. 선고 98도248 판결).
② 마찬가지로 신용카드 명의자의 승낙 없이 타인 명의의 신용카드를 사용하여 물품을 구매한 경우 가맹점이 기망을 당하여 재물을 교부해 준 때에 그 재물 전체에 대해 사기죄가 성립하고, 재물교부 후에 카드회사에 대해 대금청구권을 갖더라도 이는 사기죄의 성립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한다.
㈑ 타인의 승낙 없이 타인 명의의 신용카드 정보 등을 인터넷 사이트 또는 휴대전화 애플리케이션 등에 입력하는 방법으로 물품이나 서비스 이용대금을 결제하거나 금융기관 등으로부터 신용대출을 받는 경우 컴퓨터등사용사기죄의 피해자 확정
① 관련 판례
판례는 주식회사 SK커뮤니케이션즈(싸이월드)의 인터넷커뮤니티사이트에 접속하여 사이버머니인 도토리를 구입하는 것처럼 가장한 후 그 구입대금의 결제화면에 다른 사람의 신용카드 정보를 권한 없이 입력하여 결제하는 방법으로 그 구입대금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 사안에서 위 가맹점에 대한 컴퓨터등사용사기죄의 성립을 인정하였고(대법원 2007. 3. 16. 선고 2006도6209 판결), 친척 소유 예금통장을 절취한 피고인이 그 친척 거래 금융기관에 설치된 현금자동지급기에 예금통장을 넣고 조작하는 방법으로 친척 명의 계좌의 예금 잔고를 피고인이 거래하는 다른 금융기관에 개설된 피고인 명의 계좌로 이체한 경우, 그 친척 거래 금융기관을 피해자로 하여 컴퓨터등사용사기죄가 성립한다고 보았다(대법원 2007. 3. 15. 선고 2006도2704 판결).
또한 피고인이 타인의 명의를 모용하여 발급받은 신용카드를 사용하여 현금자동지급기에서 현금대출을 받는 행위는 현금자동지급기의 관리자의 의사에 반하여 그의 지배를 배제한 채 그 현금을 자기의 지배하에 옮겨 놓는 행위로서 절도죄가 성립하고, 타인의 명의를 모용하여 발급받은 신용카드의 번호와 그 비밀번호를 이용하여 ARS 전화서비스나 인터넷 등을 통하여 신용대출을 받는 방법으로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는 행위는 대출금융기관에 대한 컴퓨터등사용사기죄가 성립하며, 카드회사에 대한 사기죄가 된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단하였다(대법원 2006. 7. 27. 선고 2006도3126 판결).
② 컴퓨터등사용사기죄의 피해자 확정
위 법리를 종합하여 보면 가맹점이나 금융기관 등의 인터넷 사이트 또는 휴대전화 애플리케이션 등에 접속하여 타인의 승낙 없이 타인의 인적사항과 타인 명의의 신용카드 정보 등을 입력하는 방법으로 물품이나 서비스 이용대금 등을 결제하거나 금융기관 등으로부터 신용대출을 받는 경우에는, 가맹점 또는 대출금융기관 등을 피해자로 하여 컴퓨터등사용사기죄가 성립한다. 설령 가맹점이나 대출금융기관이 카드회사나 신용카드 명의인에 대하여 이용대금채권 또는 대출금반환채권을 보유함에 따라 신용카드 명의인이 최종적인 경제적 부담을 지게 되더라도 신용카드 명의인을 사기죄의 피해자라고 볼 수는 없다.
⑵ 친족상도례의 적용
㈎ 친족상도례의 내용과 법적 성질
① 형법은 권리행사방해죄(제323조)와 관련하여 제328조에서 가해자와 피해자가 일정한 친족관계가 있는 경우 형을 면제하거나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이를 강도죄와 손괴죄를 제외한 다른 모든 재산범죄에 준용하고 있다.
② 형법 제328조 제1항은 형벌조각사유(대법원 1984. 9. 11. 선고 84감도207 판결, 헌재 2024. 6. 27. 선고 2020헌마 468 등 전원재판부 결정)로서 형의 면제를 규정한 것이고, 형법 제328조 제2항은 고소를 소추조건으로 정한 것이다.
㈏ 친족의 의미
① 친족상도례에서 말하는 친족의 범위는 민법에 따른다. 친족은 배우자, 혈족, 인척을 말하고(민법 제767조), 혈족은 직계혈족(직계존속과 직계비속), 방계혈족(자기의 형제자매와 형제자매의 직계비속, 직계존속의 형제자매와 그 형제자매의 직계비속)을 말하며(민법 제768조), 인척은 혈족의 배우자, 배우자의 혈족, 배우자의 혈족의 배우자를 말한다(민법 제769조). 친족관계의 법적 효력은 8촌 이내의 혈족과 4촌 이내의 인척 및 배우자에게 미친다(민법 제777조).
② 형법 제328조 제1항에 따라 형이 면제되는 친족은, ‘직계혈족, 배우자, 동거친족, 동거가족 또는 그 배우자’이다. 여기서 ‘동거친족’은 같은 주거에서 일상생활을 공동으로 하는 친족을 말하고, ‘동거가족’은 ‘동거친족’ 중 민법 제779조에 열거된 친족(배우자, 직계혈족, 형제자매 및 생계를 같이하는 직계혈족의 배우자, 배우자의 직계혈족 및 배우자의 형제자매)을 말한다. 그리고 심판대상조항이 규정하는 ‘그 배우자’는 동거가족의 배우자만이 아니라 직계혈족, 동거친족, 동거가족 모두의 배우자를 의미한다(대법원 2011. 5. 13. 선고 2011도1765 판결).
③ 형법 제328조 제2항은, 위와 같은 친족을 제외한 그 밖의 친족 사이의 재산범죄에 대해서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 친족의 존재시기와 적용 범위
① 친족관계는 원칙적으로 범행 당시에 존재하여야 한다(대법원 1997. 1. 24. 선고 96도1731 판결). 따라서 범행 당시에 친족 관계가 있는 이상 이후 재판 시를 기준으로 그 친족관계가 없어졌더라도 친족상도례가 적용된다.
② 친족상도례가 적용되기 위해 친족관계가 누구 사이에 존재해야 하는가는 해당 재산범죄의 보호법익에 따라 판단된다.
⑶ 컴퓨터등사용사기죄에서 친족상도례의 적용 범위
㈎ 사기죄에서 친족상도례의 적용 범위
사기죄의 보호법익은 재산권이므로 재산상의 권리를 가지는 피해자와 행위자 사이에 친족관계가 있으면 친족상도례가 적용되고, 피기망자와 행위자 사이에 친족관계가 있을 것을 요하지 아니한다. 피해자와 사기죄를 범한 자가 직계혈족의 관계에 있을 때에는 그 범인에 대하여는 형법 제354조에 의하여 준용되는 형법 제328조 제1항에 의하여 그 형을 면제하여야 한다(대법원 2014. 9. 26. 선고 2014도8076 판결, 대법원 2018. 1. 25. 선고 2016도6757 판결).
㈏ 컴퓨터등사용사기죄에서 친족상도례의 적용 범위
① 앞서 본 바와 같이 가맹점이나 금융기관 등의 인터넷 사이트 또는 휴대전화 애플리케이션 등에 접속하여 타인의 승낙 없이 타인의 인적사항과 타인 명의의 신용카드 정보 등을 입력하는 방법으로 물품이나 서비스 이용대금 등을 결제하거나 금융기관 등으로부터 신용대출을 받는 경우에는, 가맹점 또는 대출금융기관 등을 피해자로 하여 컴퓨터등사용사기죄가 성립한다.
② 따라서 행위자와 카드명의인 사이에 친족관계가 있더라도 친족상도례가 적용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③ 판례도 타인의 승낙 없이 타인의 예금통장을 이용하여 현금지급기에서 타인 명의의 예금을 자신의 계좌로 이체하거나 예금주를 가장하여 은행에서 예금을 인출한 사안에서, 금융기관이 피해자라고 보아 행위자와 계좌 명의인 사이에 친족관계가 있더라도 친족상도례가 적용될 수 없다고 판단한 바 있다(대법원 2007. 3. 15. 선고 2006도2704 판결).
마. 대상판결(대법원 2025. 3. 13. 선고 2024도19846 판결) 사건의 검토
㈎ 이 사건 피고인의 범행방법의 분류와 유형별 피해자의 특정
① 이 사건 피고인은 자금융통을 목적으로 불상의 업체를 통해 물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는 것처럼 공소외인 명의의 신용카드 정보를 입력하여 결제를 하고, 그 업체로부터 신용카드 결제금액에서 수수료를 제외한 나머지 금액을 입금받는 방법(제1유형), 공소외인 명의의 휴대전화에 설치되어 있는 공소외인 거래은행 애플리케이션에 접속하여 현금서비스나 대출을 신청하고 대출금액이 공소외인 명의 예금계좌에 입금되면 피고인 명의의 예금계좌로 이체하는 방법이나 공소외인 명의 휴대전화를 이용하여 공 소외인 명의의 K뱅크 계좌를 개설한 다음 공소외인 명의로 대출을 받아 그 대출금을 피고인 명의 예금계좌로 입금 받는 방법(제2유형), 공소외인 명의 휴대전화에 설치되어 있는 공소외인 명의 신용카드 애플리케이션에 접속하여 카드번호, 유효기간, CVC 번호를 입력한 다음 피고인이 사용한 휴대전화 요금을 결제하는 방법(제3유형)으로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였다.
② 제1유형의 경우, 피고인은 공소외인 명의의 신용카드 정보를 사용하여 대금을 결제하고 불상의 업체로부터 그 결재금액에서 약정된 비율에 따른 금액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을 계좌로 송금받았으므로, 피해자는 대금결제의 상대방인 가맹점이나 피고인에게 송금된 금액에 대한 재산상의 권리를 가지고 있던 불상의 업체라고 볼 여지가 있다. 만일 불상의 업체가 먼저 카드결제 대행사로부터 결재대금 상당을 지급받은 다음 그 결제대금의 일부를 피고인에게 지급한 것이라면 위 결제대행사를 피해자로 볼 여지도 있다고 할 것이다.
③ 제2유형의 경우, 타인 명의의 신용카드의 번호와 그 비밀번호를 이용하여 ARS 전화서비스나 인터넷 등을 통하여 신용대출을 받는 방법으로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는 행위는 컴퓨터 등 정보처리장치에 권한 없이 정보를 입력하여 정보처리를 하게 함으로써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는 행위로서 대출금융기관에 대한 컴퓨터등사용사기죄에 해당한다.
④ 제3유형의 경우, 피고인이 공소외인 명의의 신용카드 정보를 이용하여 자신의 휴대전화 요금을 결제하면 그 가맹점인 통신회사로서는 요금채권이 정상적으로 변제된 것으로 착오하여 피고인에게 휴대전화 서비스를 계속 제공하는 등 재산상 이익을 제공하게 되므로 피해자는 통신회사로 볼 수 있다.
⑵ 형사재판장의 석명권
① 재판장은 소송관계를 명료하게 하기 위하여 검사, 피고인 또는 변호인에게 사실상 과 법률상의 사항에 관하여 석명을 구하거나 증명을 촉구할 수 있다(형사소송규칙 제 141조 제1항).
② 판례는 공소장의 기재가 불분명한 경우에는 법원은 형사소송규칙 제141조에 따라 검사에게 석명을 한 다음, 그래도 검사가 이를 명확하게 하지 않은 때에야 공소사실의 불특정을 이유로 공소를 기각해야 한다고 판단하여 왔다(대법원 1983. 6. 14. 선고 82도293 판결, 대법원 2021. 2. 25. 선고 2020도3694 판결, 대법원 2022. 1. 13. 선고 2021도13108 판결).
⑶ 원심 판단에 대한 검토
① 원심은 「검사는 공소장에 피해자가 누구인지 직접 명시하지는 않았으나 ‘함께 거주하던 처제 공소외인’이라는 표시를 하였고 범죄일람표에도 별도로 금융기관을 피해자로 표시하지 않았으므로 공소외인을 피해자로 하여 기소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그리고 검사가 피고인의 동거친족인 공소외인을 피해자로 하여 컴퓨터등사용사기죄를 기소한 이상 이를 기준으로 친족상도례 규정을 적용하여야 한다. 실제 이 사건에 관련된 금융기관들이 이중지급의 위험을 부담하는지 여부는 민사재판에서 가려져야 할 것이고, 형사재판에서 금융기관들이 이중지급의 위험을 부담할 수도 있다는 추상적 가능성만으로 피고인에게 유리한 친족상도례 규정의 적용이 일률적으로 배제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②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피고인의 범죄행위를 유형별로 분석하여 보면, 어느 경우에도 신용카드 명의인인 공소외인을 컴퓨터등사용사기죄의 피해자로 볼 수는 없고, 검사 작성의 공소장에 피해자가 명시되어 있지 아니하다고 하여 법리적으로 피해자가 될 수 없는 공소외인을 피해자로 하여 기소한 것으로 단정하여 판단할 수는 없다.
③ 오히려 범죄일람표 중 카드회사나 금융기관의 명칭 부분이 굵은 글씨로 강조되어 있는 점, 검사가 증거로 제출한 수사보고(친족상도례 적용 여부 관련)에는 「컴퓨터등 사용사기죄는 종국적으로 카드, 계좌 등 명의자가 실질적인 피해자이나 계좌이체의 경우 중간 처리 과정에서 금융기관 간의 거래가 먼저 이루어지고, 카드결제의 경우에도 카드사가 가맹점에 수수료를 제외한 금액을 지급하고 가맹점은 상품이나 용역을 제공하며 최종적으로 소비자가 카드사에 대금을 지급하는 구조이므로 카드사나 금융기관의 이중지급의 위험이 있어 직접 피해자는 카드사나 금융기관이므로 친족상도례를 적용할 수 없다.」는 취지가 기재되어 있는 점에 비추어 보면, 공소외인이 아닌 카드사나 금융기관을 피해자로 기소하였다고 볼 여지도 있다.
④ 만일 공소장 기재로 피해자가 명확히 특정되지 아니하였다면, 원심 재판장은 소송관계를 명료하게 하기 위하여 검사에게 석명을 구하거나 입증을 촉구하여야 할 것이므로, 원심판결에는 컴퓨터등사용사기죄의 피해자와 친족상도례의 적용 범위에 대한 법리를 오해하여 피해자 특정을 위해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채 공소외인을 피해자로 단정한 다음 친족상도례 규정을 적용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⑷ 대상판결(대법원 2025. 3. 13. 선고 2024도19846 판결)의 의의
㈎ 대상판결(대법원 2025. 3. 13. 선고 2024도19846 판결)은 처벌되지 않는 사유를 규정한 ‘형벌에 관한 법률 또는 법률조항’에 대한 위헌결정에는 헌법재판소법 제47조 제3항에 따른 소급효가 인정되지 아니하고 같은 법 제47조 제2항에 따라 위헌결정이 있는 날부터 장래를 향하여 효력을 상실한다는 법리를 확인하면서, 이에 따라 형벌조각사유로서 형의 면제를 규정한 형법 제328조 제1항에 대한 적용중지를 명하는 헌법불합치결정(2020헌마468 등)은 위헌결정이 있는 날부터 장래를 향하여 효력을 상실함을 명확히 하였다.
㈏ 또한 가맹점이나 금융기관 등의 인터넷 사이트 또는 휴대전화 애플리케이션 등에 접속하여 타인의 승낙 없이 타인의 인적사항과 타인 명의의 신용카드번호, 비밀번호 등을 입력하는 방법으로 물품이나 서비스 이용대금 등을 결제하거나 금융기관 등으로부터 신용대출을 받음으로써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는 행위가 가맹점이나 대출금융기관 등을 피해자로 하는 컴퓨터등사용사기죄에 해당함을 확인하였다.
㈐ 나아가 공소사실의 기재가 오해를 불러일으키거나 명료하지 못한 경우, 특히 피해자의 특정에 따라 친족상도례의 적용 여부가 달리 판단될 수 있는 이 사건과 같은 경우에는 형사소송규칙 제141조에 따라 검사에 대하여 석명권을 행사하여 그 취지를 명확하게 하도록 하여야 한다는 지침을 제시하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