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볶은 콩의 배신.】《10분 동안 엉덩이로 연주한 '비극의 교향곡'.》〔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콩을 미칠 듯이 좋아하는 남자가 있었다. 남자는 그 음식을 좋아했지만, 그걸 먹으면 매우 부끄럽고도 약간은 상쾌한 효과가 항상 나타났다. 콩은 그 남자의 사랑에 늘 소리와 냄새로 화답했다. 그래서 그는 가능한 한 콩의 섭취를 피하기 시작했다.
어느 날 퇴근길, 자동차가 고장 나는 바람에 그는 집까지 몇 킬로미터를 걸어가야 했다. 일단 아내에게 전화를 걸어서 지금 집까지 걸어가는 중이므로 조금 늦을 거라고 말해주었다.
걸어가던 도중에 남자는 골목길의 작은 가게를 지나치게 되었는데, 갓 볶은 콩의 냄새가 코를 파고 들었다. 마치 첫사랑이 길모퉁이에서 다시 나타난 것처럼.
앞으로 몇 킬로미터나 더 걸어가야 했기에. 남자는 집에 도착하기 전에 이 음식의 부작용을 모두 처리할 수 있으리라 계산하고 가게로 들어갔다.
남자는 볶은 콩을 세 번이나 잔뜩 시켜 먹고 나왔다.
남자는 집으로 가는 내내 뿡뿡거렸으며, 집 앞에 도착했을 때 그는 마지막 한 방을 조심스럽게 마무리했다.
문을 열자 아내가 들뜬 얼굴로 달려왔다. “여보! 오늘 저녁은 정말 특별해요!”
그러면서 아내는 남편에게 눈가리개를 씌우고, 부엌으로 인도해서 식탁 상석에 있는 의자에 앉혔다.
남편이 자리에 앉고, 아내가 눈가리개를 풀려는 순간, 갑자기 전화가 울렸다. 아내는 자기가 돌아올 때까지 절대 눈가리개에 손대지 말라며 남편에게 신신당부하고 나서야 비로소 전화를 받으러 갔다.
남자는 혼자가 되었다. 그리고… 압력이 올라왔다. “조금만. 아주 살짝만.” 남자는 한쪽 엉덩이를 들고 방귀를 뀌었다. 그냥 소리만 요란한 게 아니라, 썩은 계란 냄새까지 났다.
남자는 무릎에 얹은 냅킨을 들어서 열심히 부채질을 했다.
상황이 정상으로 돌아오자마자 남자는 다시 한번 충동을 느꼈고, 그리하여 이번에는 반대쪽 엉덩이를 들고 다시 방귀를 뀌었다.
이번 방귀야말로 진짜 초대형이었다. 복도에서 들려오는 통화 소리에 귀를 기울이면서 남자는 무려 10분 동안이나 방귀를 뀌었으며, 아내의 통화종료 소리가 들리자 자신의 자유가 끝났다는 신호임을 깨달았다.
남자는 냅킨을 무릎 위에 올려놓은 다음 그 위에 가지런히 손을 포개고,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세상에서 가장 순진한 표정을 지었다.
곧이어 아내가 돌아와서 너무 오래 걸려 미안하다고 사과하면서 혹시 눈가리개를 슬쩍 내리지 않았느냐고 묻자, 남편은 당연히 그러지 않았다고 단언했다.
바로 그 순간 아내가 눈가리개를 벗기자 남편은 깜짝 놀라고 말았다.
남편의 생일을 축하하는 깜짝 저녁 식사를 위해, 식탁에는 아까부터 그의 딸들과 사위들이 앉아서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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