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 여행(42). 도우루밸리의 갈라푸라 전망대, 그리고 만찬.】《강은 흐르고, 빛은 머물고, 시간은 쌓인다.》〔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세상의 모든 소음이 도우루(Douro)의 거대한 골짜기 아래로 잦아드는 시간, 난 상 레오나르도 드 갈라푸라(São Leonardo de Galafura) 전망대에 올랐다.
발아래로는 도우루강이 느릿하고 우아한 S자를 그리며 흐르고, 켜켜이 쌓인 계단식 포도밭은 인간과 자연이 수천 년간 주고받은 긴 대화의 기록처럼 펼쳐져 있다.
그곳엔 소박하지만 작은 예배당(상 레오나르도 예배당, Capela de São Leonardo) 하나가 외로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예배당 벽면의 푸른 타일(아줄레주)에는 포르투갈의 거장 작가 ‘미구엘 토르가(Miguel Torga)’의 시가 새겨져 있다.
이 글은 도우루 강과 인생을 ‘천천히 흘러가는 항해’에 비유한 시이다.
바위 곁에 홀로 선 나무 한 그루는 지는 석양을 온몸으로 받아내며 한 폭의 그림이 되어주었다.
하늘이 오렌지빛과 보랏빛으로 타오르다 이윽고 도우루의 품속으로 침잠하는 그 찰나, 세상은 말로 형언할 수 없는 환상적인 빛의 성찬을 내어주었다.
그 찬란한 석양을 등지고 내려오는 길, 등 위로 쏟아지던 마지막 햇살은 마치 이 여행이 주는 따뜻한 배웅 같았다.
와이너리 투어의 마침표는 몽베르데(Monverde)에서의 마지막 만찬이다.
와인 페어링 디너 코스는 부드러운 호박 크림 수프로 시작해, 정성스럽게 익힌 오리 콩피(Duck Confit)와 달콤한 고구마 퓌레가 입안에서 어우러졌다.
오늘 하루 내가 본 풍경들이 미각으로 다시 태어나는 기분이다.
잔에 담긴 비뉴 베르드(Vinho Verde)의 청량함은 도우루강의 맑은 물줄기를 닮았고, 깊고 진한 레드 와인(Muxagata Tinto)은 이 척박한 땅에서 뿌리 내린 포도나무의 강인한 생명력을 품고 있다.
도우루의 밤이 깊어간다.
삶은 채우는 것이 아니라 잘 흐르게 두는 것이다.
강물은 여전히 영원을 향해 흐르고, 내 마음속에도 지지 않는 석양 하나가 깊게 자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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