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 여행(45). 히베이라에서.】《붉은 지붕 사이 시간이 멈춘 강변의 산책, 그리고 햇살 한 모금과 칵테일 두 잔의 여유.》〔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점심 식사 후 가벼운 발걸음으로 향한 곳은 포르투의 영혼이라 불리는 히베이라(Ribeira) 지역였다.
포르투 특유의 붉은 지붕들이 어깨를 맞대고 선 좁고 가파른 계단을 따라 내려가는 길.
미로 같은 골목 끝에서 거짓말처럼 시야가 탁 트이며 거대한 도우루강(Douro)이 눈앞에 그 웅장한 자태를 드러냈다.
강물에 금방이라도 발을 담글 듯 아슬아슬하게 기대어 선 마을의 풍경은 마치 수채화 속 한 장면 같다.
오랜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한 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이곳은, 포르투갈이 지켜온 전통과 미학이 얼마나 단단하고 아름다운지를 묵묵히 증명하고 있다.
눈이 시릴 정도로 화창한 날씨 덕분에 히베이라 광장은 생동감으로 가득하다.
따스한 햇살을 받으며 입안에서 녹아내리는 달콤한 아이스크림을 즐기다, 이 풍경을 조금 더 깊이 간직하고 싶어 강변의 한 카페로 들어섰다.
테이블 위에 놓인 칵테일 두 잔. 그건 갈증을 해소하기 위한 선택이 아니라, 이 순간을 조금 더 오래 붙잡기 위한 핑계였다.
그 잔 너머로 보이는 세상은 활기차고도 평화로웠다.
햇살을 온몸으로 만끽하는 사람들의 왁자지껄한 웃음소리,
축배를 들듯 경쾌하게 부딪히는 와인잔의 공명,
그리고 그 모든 소란을 포용하며 유유히 흐르는 도우루강의 물결.
이 모든 것이 어우러져 '지금 이 순간'의 평온함을 완성해 주었다.
고개를 들면 거대한 철제 구조물인 동 루이스 1세 다리가 강을 가로지르며 웅장하게 서 있다.
그 아래로는 과거의 영광을 싣고 가는 듯한 라벨로(Rabelo) 배들이 와인통을 실은 채 물살을 가른다.
현대적인 철교의 차가운 미학과 낡은 나무 배의 따스한 아날로그적 감성이 한 화면에 담긴 모습은, 마치 다른 시대의 두 풍경이 조우한 듯 비현실적이면서도 완벽한 조화를 이루었다.
강변의 돌벽에 기대어 앉아 그 풍경을 바라보고 있노니, 포르투의 시간은 우리가 아는 시계바늘과는 다르게 흐른다는 생각이 든다.
아름다움에 취하고, 햇살에 물들고, 강물에 마음을 씻어내던 히베이라의 오후. 그 찬란했던 순간을 마음 한구석에 깊게 새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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