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제감의 효과】《내가 정치문제에 그다지 큰 관심을 보이지 않는 이유는 뭘까?》〔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우리는 통제불가능한 일을 걱정할 때 정신적 에너지를 소모한다.>
2020년 새해아침이다.
방 안에 흐르는 공기가 새롭게 느껴진다.
새해는 더 주도적으로 내 삶을 이끌어가고 싶다.
사람들은 통제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에 더 큰 즐거움을 느낀다.
자신의 힘으로 미래를 바꿀 수 있다는 가능성에 대한 즐거움과 성취욕을 줄 뿐만 아니라 실제로 자신의 노력에 의해 무언가 이루어지는 그 놀라움을 경험하는 것은 커다란 만족감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어쩔 수 없는 경우라도 "내가 스스로 선택한 거야"라고 생각하면, 어쩔 수 없이 참는다고 생각하는 사람보다 스트레스를 덜 받는다.
그래서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라는 말이 나온 것이다.
스스로 통제감을 갖기 위해서다.
상황 통제에 대한 신념이 스트레스를 매우 효과적으로 감소시킬 수 있다.
하지만 ‘통제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과 ‘내게 일어나는 모든 일을 통제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문제다.
우연히 벌어진 교통사고 또는 “정치적인 결정과 그로 인해 벌어진 상황” 등은 내가 통제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우리는 통제불가능한 일을 걱정할 때 정신적 에너지를 소모한다.
상황이 달라지기를 바라고, 다른 사람들에게 내 방식대로 움직이라고 설득하고, 앞으로 벌어질 나쁜 일을 막으려다 보면 심신이 지치게 마련이다.
통제가능한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할 에너지만 사라진다.
월급장이 직원보다 사장의 스트레스가 더 클까?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대부분 “그렇다”고 대답한다.
그런데 놀랍게도 여러 연구결과에 의하면, ‘절대 그렇지 않다.’
캘리포니아 대학의 사폴스키(Robert Sapolsky)는 개코 원숭이의 계급과 지위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했다.
그 결과 원숭이의 계급과 지위가 낮아질수록 더 심각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었으며, 사망률도 높았다.
런던대학의 공중보건학 교수인 마멋(Michael Marmot)은 공무원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소득이나 생활방식보다는 사회적 지위가 건강과 수명에 훨씬 결정적 요인임을 밝혀냈다.
단순직 공무원은 최고위직 공무원보다 4배나 높은 사망률을 보였다.
세계보건기구의 통계자료에 의하면, 고소득층일수록 그리고 교육수준이 높을수록 더 오래 사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혈액 속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도 상급자일수록 적게 나타난다.
연구결과에 의하면, 통제감의 차이(Controllability Effect) 때문이다.
난 세상에 대해 별 불평을 늘어놓지 않는다.
그 이유는 아마도 통제감 때문일 것이다.
어릴 적에는 세상을 바꾸고 싶은 꿈을 꾸었다. 젊고 자유로워서 열정이 넘치고 상상력에 한계가 없을 때, 나는 세상을 변화시키겠다는 꿈을 가졌다.
그런데 나이가 들면서 세상을 바꾸는 것보다 내 자신을 먼저 바꾸는 것이 옳다는 것을 깨달았다.
게다가 이는 내가 함부로 바꾸고 통제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세상을 바꾸는 것이 그만큼 쉽지 않았다.
좀 더 나이가 들고 지혜를 얻게 되었을 때, 난 내 자신이 먼저 바뀌면 세상도 쉽게 변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내 자신을 변화시키는 것은 내가 쉽게 통제할 수 있다.
통제할 수 없는 일이 나에게 실제로 벌어진다면, 그건 내 운명이고 팔자소관이다.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일만 잘해도 인생이 바뀌고 세상이 바뀐다.
통제력의 균형을 잡고 싶다면 내가 무엇을 통제할 수 있고 무엇을 통제할 수 없는지 분명한 기준과 현명한 분별력을 갖추어야 한다.
주여,
제가 바꿀 수 없는 일에 대해서는
그 것을 받아 들일 수 있는 평온한 마음을 주시고,
제 힘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일에 대해서는
그것을 변화시킬 수 있는 용기를 주시고,
이 두 가지의 차이를 분별할 수 있는 지혜를 허락 하소서.
미국의 유명한 개신교 신학자 라인홀드 니부어(Karl Paul Reinhold Niebuhr, 1892 ~ 1971)의 기도문 “평온의 기도(The Serenity Prayer)”에 나오는 말이다.
어쩔 수 없는 일에 대해서는 마음을 비울 줄도 알아야 한다.
통제감 역시 마음가짐에 달려 있다.
‘사회적 지위나 교육수준이 중요한 것이 아니야. 퇴근시간 그 자체는 나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어. 일이 즐겁고 재미 있어서 야근하는 것뿐이지, 상사의 눈치를 보는 것이 아니야. 삶을 내 생각대로 이끌어 나가면 되는거야. 내 인생은 나의 것이고 그 선택권도 나에게 있는 거야.’라고 마음 먹는 순간 상황에 대한 통제권을 갖는 것이다.
통제감을 갖고 자발적으로 일하게 되면 스트레스는 적게 받게 되고,
스트레스를 적게 받게 되면 그 일을 효율적으로 더 잘하게 된다.
모든 것은 내 자신이 선택하는 것이다.
그 것이 통제감이다.
내 머릿 속의 생각을 선택하는데 어느 누구의 도움도 필요 없다.
자신의 삶을 끝까지 책임지고 싶다면, 자신의 행동과 생각을 스스로 선택해야 한다.
인간은 누구나 자신이 삶의 주인이 되어 '자신의 삶을 통제할 수 있을 때' 행복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