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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벅꾸벅 조는 병든 병아리】《치명적인 졸음 바이러스를 내뿜는 햇살에 노출된 나른한 오후》〔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창문으로 화창한 햇살이 들어온다.
너무 눈이 부셔서 블라인드를 쳤다.
그 사이를 비집고 들어오는 햇살이 만든 명암이 너무 뚜렷하다.
미세먼지도 없으니 오랜 만에 또르와 산책을 나가야겠다.
병원에서 퇴원한지 얼마되지 않았고, 당시 X-ray 검사에서 다시 방광에 작은 결석이 발견되어 망설였지만, 이 좋은 날씨를 놓칠 수 없다는 참을 수 없는 충동을 이길 수 없었다.
하늘도 푸르고, 화창한 날씨에 코끝을 스치는 바람도 상쾌하다.
또르는 공을 던지면 순식간에 달려가 fetch를 해 온다.
그런데 워낙 저질체력이라서 몇 번만 해도 금방 지쳐서 헐떡 거린다.
엄지손톱만한 혓바닥을 내밀고 있다.
귀엽다.
조용하고 평화로운 풍경, 편안한 또르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나도 저절로 기분이 좋아진다.
행복은 전염성이 있나 보다.
내가 행복한 척 해도 여전히 걱정은 있다.
이번 주는 두 번이나 목욕을 시켰는데, 산책 후 또다시 목욕을 시켜야 하는 귀찮음과 게으름이 나를 괴롭힌다.
햇살이 따뜻하다.
꾸벅꾸벅 조는 병든 병아리처럼 나른하고 졸립다.
고개가 자꾸 떨어진다.
달콤하고 노곤한 낮잠을 잘 것 같다.
또르의 목욕은 포기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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