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윤경/수필

【미식탐방】《서래마을 스와니예(Soine) 이준 셰프의 실험정신이 보여주는 것》[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윤경 대표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2020. 5. 31. 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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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식탐방】《서래마을 스와니예(Soine) 이준 셰프의 실험정신이 보여주는 것[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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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위의 생일이라서 서래마을 스와니예(Soigne)에서 생일파티 가족 저녁모임을 가졌다.

가족이 지니는 의미는 그냥 단순한 사랑이 아니라, 든든하게 지켜봐 주는 누군가가 당신 곁에 있다는 것을 우리에게 일깨워 주는 데 있다.

바로 정신적인 안정감 말이다.

가족 말고는 그 무엇도 그걸 줄 수는 없다. 돈도, 명예도.

해가 갈수록 아이들도 가족의 소중함을 느끼면서 점점 어른스러워지고 철이 든다.

 

몸이 아플 때나, 남으로부터 상처를 받았을 때나, 힘든 시기를 겪을 때 가족이 있음으로 해서 우리는 다시 한 번 험한 세상을 헤쳐 나갈 힘을 얻는다.

가족은 우리가 살아가는 이유와 희망이 된다.

 

부모의 인정을 받고 자란 아들, 부모의 극진한 사랑을 받고 자란 딸은 결코 잘못되는 일이 없다.

가족 간의 사랑은 차고 넘칠수록 좋다.

힘들고 어려운 난관을 헤쳐 나갈 희망과 용기를 주기 때문이다.

 

인생길은 사실 고통길이고 눈물길이다.

그 눈물길 속에서 가족을 잃는 것은 가장 오래 가장 멀리 배웅해 줄 사람을 잃는 것이다.

 

오랜 만에 레스토랑 탐방기를 쓴다.

밍글스나 정식당에 비해 이 곳 이준 셰프의 놀라운 실험정신에 깜짝 놀랐다.

이번 에피소드에는 찾는 사람들의 호불호가 극명하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음식에 떼루아(Terroir)의 개념을 도입했다.

포도가 자라는 토양이 와인의 맛과 성격을 결정짓는다는 떼루아를 통해 색다른 페어링을 도입했다.

건새우 쿠키, 갈치와 루꼴라, 토끼와 블루베리 등을 조합시켜 음식을 만들었다.

상상할 수 없는 도저히 믿기지 않는 조합이다.

 

먼저 5-Course의 어뮤즈 부셰(Amuse Bouche)가 나온다.

 

첫 번째는 고구마 샌드다.

바삭한 자색 고무마칩 안에 시원한 배와 고구마 퓌레를 곁들인 샌드다.

손으로 집어서 베어 먹는다.

겉의 칩이 경쾌하게 바스라지면서 배즙의 상쾌함이 곁들여진다.

 

두 번째는 참치스틱이다.

필로도우(Filo Dough)를 빨대모양으로 구운 후 참치로 채웠다.

염소치즈를 넣은 참치소와 고소한 참깨를 곁들인 참치소다.

호불호가 있다.

아이들은 별로란다.

 

세 번째 어뮤즈는 건새우 쿠키다.

진한 새우맛 쿠키 위에 짭짭한 명란 크림을 올리고 훈연한 송어알로 위를 덮었다.

송어알이 박힌 모양이 보석처럼 예쁘다.

그 송어알 때문에 비릿할 줄 알았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일단 새우맛이 너무 강했다.

송어알은 신선했는지 전혀 비리지 않았고, 입안에서 알이 터지는 식감은 아주 좋았다.

호불호가 강한 음식이다.

우리 아이들은 별로란다.

 

네 번째는 코코넛과 홍합이다.

코코넛 폼(Foam) 아래에 쫄깃한 홍합살과 토마토가 있다.

바닥에는 파슬리 오일을 곁들였다.

나와 사위는 먹었지만, 여자들은 모두 남겼다.

 

다섯 번째 어뮤즈는 비트 타르트다.

셀러리악 크림, 깻잎 위에 달콤한 비트(beet)를 덮었다.

호불호가 있다.

여자들은 모두 먹지 못하고 남겼다.

비트를 싫어 한단다.

 

그 다음으로 2 Course의 애피타이저(Appetizer)가 나온다.

 

첫번째는 무와 토마토다.

무를 채처럼 썰었고, 거기에 모짜렐라 치즈크림과 토마토 콘소메, 절인 올리브를 넣었다.

아이들은 모두 먹지 못한다.

나도 이 애피타이저만큼은 별로다.

 

두 번째는 전복과 대파다.

찐 전복을 숯불에 구운 후 스페인산 대파와 함께 내었다.

전복도 부드럽고 고소하게 잘 구워졌고, 가족들 모두 처음으로 제일 맛있게 먹은 음식이다.

 

다음으로 파스타(Pasta)가 나왔다.

당근과 새우다.

당근 라비올리에 팅글탱글한 새우가 곁들여졌다.

나는 맛있게 먹었는데, 아이들의 평가는 좋지 않다.

 

그 다음 코스는 시푸드(Seafood)로 갈치와 루꼴라가 나왔다.

바닐라 버터로 구운 갈치 위에 루꼴라와 라임을 갈아 만든 페스토가 올려져 있고, 생선 아래에는 아삭한 양파를 깔았다.

갈치향은 전혀 나지 않고, 부드러운 육질의 고기맛만 느껴진다.

호불호가 있다.

별로다.

 

달팽이 요리가 나왔다.

이건 정말 맛있다.

프랑스 현지에서 먹었던 에스까르고(escargot)는 버터로 요리를 해서 너무 느끼했는데, 이곳 요리는 전혀 다르다.

에스까르고(escargot)도 쫄깃하면서 부드러웠고, 버터가 아닌 올리브를 쓴 것 같았다.

루꼴라를 곁들여 먹는다.

모두들 좋아한다.

 

다음으로 토끼와 블루베리다.

국내산 토끼고기를 스페인산 하몽으로 말았다.

토기고기는 처음 먹어 본다.

햄 맛이 난다.

귀여운 토끼를 먹는다고 생각하니, 조금 비위가 좋지 않아진다.

관자구이로 대신하지 않은 것을 후회했다.

 

메인디쉬(Main Dish)로는 드라이에이징 스테이크(Dry Aging Steak)와 아삭한 아스파라거스다.

한쪽은 바삭하게 굽고 다른 한쪽은 레어(Rare)상태다.

이건 정말 맛있다.

안심 대신 랍스터를 시킨 가족들도 랍스터가 아주 맛있다고 한다.

 

2가지 디저트가 나왔다.

첫 번째는 오렌지바질 소르베와 카모마일 사과 무스다.

소르베는 바질향이 너무 강해 별로다.

하지만 카모마일 사과 무스는 정말 맛있다.

 

두 번째 디저트인 피스타치오와 콩싹은 독특하다.

아이스크림에 풋풋한 콩싹이 곁들여져 처음에는 풋내가 싫었는데, 금세 조화가 이루어져 놀랐다.

 

마지막으로 블렌딩한 유기농 차와 다과가 나온다.

 

총평은 실험적이고 혁신적이란 표현이 적절하다.

호불호가 극명하다.

맛있는 음식을 잘 먹고 나왔다는 경험을 하고 싶다면 차라리 밍글스나 정식당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