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윤경/수필

【잘못된 선택의 결과】《잘못된 신념이 강화되면, 그 신념을 바꾸는데도 더 오랜 시간이 걸린다.》〔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윤경 대표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2023. 1. 11.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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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선택의 결과】《잘못된 신념이 강화되면, 그 신념을 바꾸는데도 더 오랜 시간이 걸린다.》〔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잘못된 선택인 줄 알면서도 되돌리지 못하는 심리>

 

2000년대 초 종말론이나 휴거(携擧, rapture. 선택받은 자는 하늘로 들여 올려 진다는 말)를 주장하거나 이를 믿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은 모든 재산을 처분하고, 휴거나 지구의 종말만을 기다렸다.

그런데 자신들이 주장한 시간에 종말이나 휴거가 발생하지 않자 휴거를 기다린 사람들은 어떤 태도를 취했을까.

 

믿었던 자신의 신념이 진실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이를 겸허하게 받아들여 잘못된 믿음을 포기하였을 것이라는 것이 대다수 일반인들의 추측이다.

 

하지만 틀렸다.

극소수만이 자신의 신념을 포기하였고, 대부분은 자신의 신념을 여전히 고수하거나 자살을 선택하였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날까.

우리가 믿고 예상했던 신념이 이루어지지 않을 때 사람들은 심리적인 부조화(인지부조화)로 인하여 극심한 고통이나 상당한 수준의 불편을 겪는다.

자신의 신념이나 믿음이 틀렸다는 것을 받아들인다는 것은 두뇌에 엄청난 고통과 스트레스를 주는 것이다.

 

이러한 고통이나 불편함을 줄이는 방법은 다양하다.

그 중 하나가 자살이다.

하지만 가장 많이 선택하는 방법은 자신의 믿음이 현실화되지 않는 다른 핑계나 이유를 찾는 것이다.

자신들의 기도로 종말이 연기되었다거나, 신앙심의 부족으로 휴거가 일어나지 않은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종전의 믿음을 유지 또는 강화한다.

 

1957년 미국의 심리학자 레온 페스팅거(Leon Festinger)가 주장한 인지부조화(Cognitive Dissonance) 이론에 따르면, 어떤 목적을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했음에도 그 결과가 신통치 않을 경우 사람들은 인지부조화 상태에 놓이게 되고 그 모순을 합리화하려 든다.

 

애연가는 담배를 좋아하지만, 건강에 해롭다는 것도 안다.

두 생각이 대립하면서 모순 상태(인지부조화)를 일으킨다.

인지부조화를 해결하기 위해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는 핑계거리를 찾는다.

담배를 피우면 마음이 편해져라든가 담배를 피우면서도 아흔 살 넘게 산 사람도 많아하는 따위의 핑계를 내세운다.

 

<잘못된 신념이 강화되면, 그 신념을 바꾸는데 더 오랜 시간이 걸린다.>

 

부모가 반대한 결혼은 대체적으로 오래가는 경향이 있다.

자신의 신념이 외부와의 투쟁에서 쟁취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적극 공개한 경우에는 그 신념이 더욱 강화되는 경향이 있다.

 

부모가 반대한 결혼이니만큼 행복하게 사는 모습을 보여주어 부모님의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어 한다.

자신의 믿음을 반대한 사람이 사랑하는 사람(부모, 형제자매 등)인 경우에는 더욱더 그렇다.

 

결혼 후 배우자의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아도 일반인들보다 더 많이 참고 견딘다.

자신의 선택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받아들인다는 것이 두뇌에 극심한 고통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 때문에 부모가 반대한 결혼이 오히려 행복하게 풀리는 경우도 있다.

 

문제는 부모가 반대한 결혼이 심각한 상황에 이르는 경우도 많다는 것이다.

배우자의 무능력, 바람기, 심한 구타 등 불행한 결혼임에도 불구하고 이런 결혼 생활을 일반인보다 더 오래 지속하는 경향이 있다.

 

인지부조화 이론에 따르면, 사람들은 자신이 뭔가를 잘못하고 있다고 느끼더라도 스스로를 합리화시키는 경향이 있다.

지금까지 거기에 들인 시간이나 돈을 헛된 것으로 만들지 않기 위해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그 행동을 밀고 나가는 것이다.

그래서 잘못된 신념이 강화되면, 그 신념을 바꾸는데도 더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것이다.

 

정부의 실패한 경제정책이나 부동산대책이 무능을 넘어 광기에 가까운 오기로 치닫는 것도 그 한 예시가 될 수 있다.

 

 

2020. 7.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