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윤경/수필

【정확한 날씨 예측방법】《우리가 믿고 따르는 ‘근거’와 ‘기준’은 매우 자의적이고 순환적이다.》〔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윤경 대표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2023. 1. 11.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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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한 날씨 예측방법】《우리가 믿고 따르는 근거기준은 매우 자의적이고 순환적이다.》〔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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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거 있는 정확한 날씨 예측방법>

 

인디언들이 부족의 주술사에게 다가올 겨울 날씨가 어떻겠냐고 물었다.

하지만 그 주술사는 날씨를 예측하는 조상들의 방법을 알지 못했다.

그는 안전한 방식을 택해서 이렇게 말했다.

힘든 겨울이 될 것이다.”

 

크게 놀란 인디언들은 달려 나가 땔감을 잔뜩 구해왔다.

땔감을 집 근처에 모아놓은 후 사람들이 다시 물었다.

정말 힘든 겨울이 될까요?"

 

그렇다니까.”

주술사가 거듭 이렇게 말하자 사람들은 더 먼 곳까지 가서 마지막 남은 땔감들까지 모조리 긁어 모았다.

 

아무래도 마음이 불안해진 주술사는 확실히 해두기 위해 기상청에 전화를 걸어 문의하였다.

 

기상예보관은 이렇게 대답했다. “, 힘든 겨울이 될 겁니다.”

 

주술사가 다시 물었다. “정말 확실합니까?”

 

기상예보관이 다시 답했다.

그렇다니까요. 아주 확실한 징조가 있습니다.”

 

그게 뭡니까?”

 

다른 사람한테는 말하지 마세요. 지금 인디언들이 부지런히 땔감을 모으고 있거든요.”

 

<근거와 기준의 자의성>

 

우스운 내용 같지만, 이런 일은 현실에서 비일비재(非一非再)하다.

그만큼 우리가 믿고 따르는 근거기준은 매우 자의적이고 순환적이다.

 

법관으로 근무할 때 연구 과제를 받은 적이 있다.

아직 판례가 형성되지 않은 Case’였다.

나름대로 판례와 문헌을 종합하여 분석한 다음 결론을 내린 연구보고서를 제출하였는데, 위에서 그 결론을 지지하는 내용의 근거를 찾아달라는 지시가 내려 왔다.

 

그 쟁점에 관한 Case’인 만큼 그 문제점을 다룬 논문이나 문헌이 전혀 없었다.

고심 끝에 내가 쓴 연구보고서를 논문 형식으로 바꾸어 법조(法曹)’지에 제출하였다.

2달 후 논문이 법조(法曹)’에 실렸고, 위 논문을 근거 자료로 첨부한 연구보고서를 다시 올렸다.

 

결과는?

지체 없이 통과되었다.

연구보고서연구보고서 자체를 근거로 삼았다.

 

비슷한 일화가 또 있다.

사법연수원 교수 시절에 세미나에서 만난 어느 젊은 판사님이 사건의 결론을 내리지 못해 고민 하던 중 내가 쓴 논문에 사건의 쟁점에 관한 근거가 되는 구절을 우연히 발견하고 그에 따라 판결을 내렸는데, 그 후 그 판결의 결론은 대법원까지 유지된 후 확정되어 판례로 형성되었다는 말을 했다.

그러면서 그렇게 어려운 쟁점에 관한 문제를 다룬 논문을 쓴 것에 대해 감탄을 하면서 나에게 감사의 말을 전해왔다.

 

나로서는 그런 문제를 전혀 다룬 기억이 없어 사무실로 돌아와 내가 쓴 논문을 찾아보니, 그런 구절이 정말 딱 한 줄로 기재되어 있었다.

그런데 그 구절은 논문의 주제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었고, 나로서는 아무런 생각 없이 그냥 쓴 무의미한 부분이었다.

그럼에도 그 구절은 다른 분에게는 중요한 근거가 되어 대법원 판결로 남기에 이른다. (* 그 구절이 대법원 판례의 이론적 근거가 되었다는 말은 아니다)

 

가끔은 우리의 행동을 지배하는 기준의 근거가 어디에서 나온 것인지 생각해 본다.

어떤 사람이 무엇을 하면, 되도록 이 사람은 왜 이러한 일을 하고 있는가?’라고 생각해 보는 습관을 지녀라.

그러나 그 전에 당신 자신이 먼저 실행하여 경험을 해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