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윤경/수필

【북한산의 정기】《화를 내는 것은 상대방에게 던지기 위해 빨갛게 달궈진 석탄을 움켜쥐는 것이다.》〔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윤경 대표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2020. 10. 4.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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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의 정기】《화를 내는 것은 상대방에게 던지기 위해 빨갛게 달궈진 석탄을 움켜쥐는 것이다.》〔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북한산에 올랐다.

계곡물이 정말 맑고 깨끗하다.

날씨는 선선하지만, 쉬지 않고 걸어서인지 등은 땀으로 흠뻑 젖었다.

 

낙엽이 떨어지는 것을 보니 완연한 가을이다.

북한산의 정기를 실컷 받았다.

 

요즘 정치와 경제 관련 뉴스를 보면, 우리를 기분 좋게 만드는 것은 거의 없다.

온통 우리를 우울하게 하거나 화가 나게 만든다.

 

하지만 문제를 해결한답시고 화를 내는 것은 상대방에게 던지기 위해 빨갛게 달궈진 석탄을 움켜쥐는 것이다.

 

최근 가왕 나훈아의 발언이 화제다.

그의 시원한 발언에 국민들이 모두 환호한다.

화가 난 상태에서 한 발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백화점에 갔더니 주차장이 이미 만석이다.

10여 분간 이리저리 자리를 찾아 헤매고 있는데, 마침내 앞에 주차된 차가 빠져 나간다.

비상등을 켜고 앞차가 완전히 빠져 나가기를 기다린다.

그런데 갑자기 반대쪽에서 SUB 차 한 대가 튀어나오더니 얌체처럼 먼저 주차해버린다.

어떤가.

화가 나지 않는가?

 

이제 상황을 바꿔보자.

무례한 SUB 차량 운전자가 아니라 소 한 마리가 주차자리로 뛰어들더니 주저 앉아 버린다.

경적을 울려도 꼼짝하지 않고 고개를 들어 음메-”하고 울 뿐이다.

지금도 화가 나는가?

대부분은 화가 나기는, 재미있는 걸.”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무슨 차이가 있을까?

아무런 차이가 없다.

무례한 운전자가 모는 차량이든 소 한 마리든 결과는 똑같다.

똑같은 결과에 대해 우리의 반응만 바뀌었다.

 

누구도 우리를 화나게 할 수 없다.

화는 피할 수 있다.

화는 우리 자신에게서 시작하고 끝난다.

 

누군가는 이렇게 주장할 수도 있다.

운전자는 의도적으로 행동했고, 소는 그렇지 않았다고.

사실 그 운전자는 주변 사람의 감정 따위는 의식하지 않을 사람일 가능성이 높다.

상대방은 본인의 내면에서 벌어지고 있는 드라마의 한 무대에 우연히 올라왔을 뿐이다.

내면에서 벌어지고 있는 드라마는 지금 현실 속에서 벌어지는 일의 본질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경우가 많다.

 

누군가 뻘짓을 하거나 국민들에게 피해를 주는 황당한 일을 저지른다고 해도 우리가 받아들이지 않으면, 그 결과는 그대로 그의 몫이 된다.

 

생각이 사람이다.

사람의 모든 것은 생각에서 나온다.

생각으로 세상을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