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험난한 미식가의 길】《운동 중독의 부작용으로 인한 식탐, 그리고 체중증가》〔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저항운동의 재미에 중독이 되었다.
그 순간은 고통스럽지만, 근육에 자극을 받은 후의 기분은 최고다.
천연마약과 같다.
기분도 좋아지고 활력이 생긴다.
하지만 부작용도 있다.
바로 식탐과 체증증가다.
나이가 들면서 나 같은 사람의 몸무게가 느는 것은 당연하다.
머리는 돌로 가득 차고, 얼굴에는 철판이 깔리고, 간이 부어 배 밖으로 나오기 때문이다.
운동에 재미를 붙이면서 최근에 체중이 2kg 늘었다.
태어나서 가장 무거운 몸무게다.
근육도 많이 생겼지만, 배 역시 볼록한 올챙이 배가 되어 버렸다.
먹는 것이 너무 즐겁다.
저녁식사를 밖에서 하려고 아이들에게 먹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물었다.
그런데 특양과 대창을 먹자는 것이다.
여자 아이들이 몬도가네(Mondeo Cane)에서나 볼 수 있는 음식을 좋아한다니 충격적이다.
그것도 우리집 아이들이...
난 닭발, 닭똥집, 돼지껍데기를 먹어 본 적이 없다.
멍게나 곱창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특양이나 대창을 먹기는 하지만 무언가 찝찝하다.
고소한 육즙이 배어나오는 고소한 안창살이나 등심을 두고 왜 내장을 먹는 걸까?
해산물이나 생선회를 좋아하지만, 개불만큼은 먹어본 적이 없다.
조너선 스위프트(Jonathan Swift)가 쓴 걸리버 여행기를 보면 “이 세상에서 가장 용감한 사람은 처음으로 해삼을 먹은 사람이다”라는 내용이 나온다.
하지만 난 “개불을 처음으로 먹은 사람이 가장 용감하다”라고 말하고 싶다.
닭발이나 닭똥집, 돼지껍데기 찬양론자들은 말한다.
“닭발 양념이 얼마나 매콤하고 맛있는데...”
“그럼 그 양념을 다른 맛있는 거랑 먹으면 안돼?”
“똥집이 얼마나 쫄깃하고 맛있는데. 버터로 튀겨낸 크루아상처럼 고소하잖아.”
“그러니까 그냥 크루아상을 먹자고.”
“쫄깃하고 고소한 이 식감을 즐겨봐.”
“몰라, 질긴 고무줄 씹는 맛일 것 같아.”
“그럼 천엽은 어때?”
“아아, 제발 그 말만은 나오지 않기를 바랬는데.”
아이들은 맛있게 먹는다.
양밥까지 시켜서 말이다.
젊은 아이들에게서 많이 배운다.
내가 미식가가 되려면 아직 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