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 고는 사람은 죄가 없다.】《당신은 아는가! 잠 잘 때 이루어지는 잔인하고 흉악한 범죄를.》〔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옛 말에 따르면 코 고는 사람은 죄가 없다.>
다른 사람을 잠 못 이루게 하는 것은 아주 멋진 일일지 모른다.
하지만 그 것도 그 사람이 다른 곳에서 깨어 있을 때 얘기다.
옛 말에 따르면 코를 고는 사람은 죄가 없다.
죄는 미워하되 사람을 미워해서는 안된다고 하지 않던가.
코를 곤다고 하면 술에 취한 과체중의 남자를 떠올린다.
코 고는 소리에 잠을 설치고, 등을 떠밀어 옆으로 돌아 눕힐 파트너도 없는 사람 말이다.
하지만 불만을 토로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여자인 것 보면, 코 고는 현상은 소수의 남자집단에서만 일어나는 현상으로 볼 수 없다.
당신도 예외가 아닐 거다.
여자들도 코를 곤다.
하지만 별 문제가 안된다.
여자들은 갱년기를 한참 지나서야 코를 고는데
그때는 남자들과 헤어져 자유를 만끽하고 있거나, 남자들이 가는 귀를 먹거나, 이미 오래 전에 세상을 떠나 아무도 불만을 터뜨리지 않기 때문이다.
<‘알레르기성 비염’을 가졌다는 이유로 무자비한 폭력의 희생자가 되다.>
코고는 사람은 자신도 힘들다.
어쩔 수 없는 일임에도, 끔직하고 무자비한 폭력의 희생자가 되고 있다.
‘그 옆에 누워 계신 분’으로부터.
깨어 있을 때는 ‘강아지처럼 귀엽고 사랑스런 존재’이다.
잠이 드는 순간, 조금 전까지만 해도 ‘욕망의 대상’이었던 그를 조용히 만들기 위해 ‘옆으로 부드럽게 눕히는 애정 넘치는 조치’가 이루어진다.
그 다음에는 ‘음악 틀기’, ‘이름 부르기’, ‘소리 지르기’ 단계를 거쳐 마지막에는 ‘옆구리에 2단 옆차기’를 한다.
처음에는 잠버릇이 험해서 자신이 침대 밑에서 자는 줄 안다.
물에 빠져 허우적거리며 숨이 막혀 죽는 꿈을 꾼 다음 깨어보면, 코에 무시무시한 빨래집게가 달려 있다.
이런 조치들이 효과를 거두는 순간 여자는 말한다.
“거봐, 당신이 조금만 노력하면 되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