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윤경/수필

【스페인에서 당한 소매치기】《괜찮다, 괜찮아. 액땜한 거야!》〔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윤경 대표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2022. 9. 22. 19:06
728x90

스페인에서 당한 소매치기】《괜찮다, 괜찮아. 액땜한 거야!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괜찮다, 괜찮아. 액땜한 거야!

 

어떤 소녀가 집으로 돌아와 엄마한테 큰일 났어. 반지를 잃어 버렸어.”하며 슬퍼하자 엄마가 이렇게 말했다.

얘야, 손가락은 그대로 있잖니?”

참 가슴에 와 닿는 이야기다.

 

어릴 적, 돌아가신 어머니의 말씀이 떠 오른다.

초등학교 때 핸들이 U자형을 꺽어진 멋진 새 자전거가 갖는 것이 꿈이었다.

1등을 연속으로 여러 번 하면 사주겠다는 약속을 부모님으로부터 받았고, 오랜 기다림 끝에 원하던 자전거를 선물 받았다.

그런데 며칠 후 학교 운동장에 자전거를 세워 놓고 친구들과 놀이를 하다가 와보니 새 자전거가 감쪽같이 사라졌다.

너무 충격이 커서 미친 듯이 자전거를 찾아 학교 주위를 헤매다가 결국 엉엉 울면서 집으로 들어왔다.

내 자신에게 화가 났지만, 부모님으로부터 혼날 각오도 되어 있었다.

 

그런데 뜻밖에 어머니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다.

울지 마라. 더 좋은 일이 생기려고 액땜한 거란다.”

그 말이 얼마나 큰 위안이 되었는지 모른다.

 

아이들이 안 좋은 일을 당했을 때 나도 모르게 어머니가 해주신 이 말을 내가 되풀이하고 있음을 발견한다.

괜찮다. 괜찮아. 다 괜찮아. 더 좋은 일이 생기려고 액땜한 거란다.”

그리곤 언제나 더 좋은 일이 생긴다.

 

<스페인에서 지갑을 소매치기 당하다.>

 

이번 스페인 여행 중 지갑을 소매치기 당했다.

톨레도에서 대성당을 보고 나오니, 등 뒤로 메고 있던 여행용 크로스 바디 백의 지퍼가 열려있다.

확인해 보니, 지갑이 없어졌다.

유로와 달러 현금, 신용카드 2장이 들어 있었다.

 

신용카드는 즉시 분실신고하였고, 현금은 은행에서 다시 환전하였다.

소매치기 때문에 여행 기분을 망치지는 않았다.

지갑 분실로 내 인생이 바뀌는 것도 아니고, 여행일정이 달라질 이유도 없었다.

좋은 일 생기려고 액땜한 것으로 가볍게 생각했다.

다행히 여권이나 핸드폰, 선글라스 등은 그대로 있지 않던가?

게다가 이번에 새로 산 가죽 크로스백도 면도칼로 찢기지 않고 멀쩡했다.

만일 여권, 핸드폰이나 선글라스를 소매치기 당했다면, 많이 불편했을 것이다.

 

이틀 후 마드리드 마요르 광장 부근에서 쇼핑을 하다가 지난 8월에 새로 구입한 갤럭시 폴더블폰이 없어진 것을 발견했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1시간 전쯤 여행자 인포메이션 센터에 들렸다가 테이블 위에 놓고 왔음을 기억해 냈다.

사람들이 많이 드나드는 곳에 놓아두었으니 당연히 누군가 가져갔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다행히도 인포메이션 센터 직원이 보관하고 있었다.

지갑 소매치기 당한 것이 결국 다음 날 액땜한 것이다.

 

불행에 대한 걱정을 하려고 하면 끝도 없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처음부터 아무 것도 가지고 있지 않았고, 다 잃어봤자 본전이다.

이미 엎질러진 물 때문에 울 필요는 없다.

그런 고민은 어제의 문제로써 내일의 기회를 망치느라, 오늘의 시간을 낭비하는 것이다.

 

무슨 일이 있어도 스스로에게 괜찮다. 다 괜찮아!”라고 말해라.

쓸데 없는 걱정과 근심은 마음을 갉아 먹는 벌레다.

괜찮아. 액땜한 거야라는 말을 버릇처럼 사용하면, 모든 일이 순조롭게 풀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