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 사랑의 또 다른 이름]【윤경변호사】
또르는 항상 현관 앞쪽에 앉아 문 쪽을 바라보며 가족이 오기를 기다린다.
문을 여는 순간 즉시 달려와 꼬리를 치며 반가워 한다.
집안에 사람이 있는 경우에도 안 들어온 가족이 있으면, 현관 앞으로 가서 한 없이 기다린다.
누군가 문을 여는 순간 품 안으로 달려 들어와 사정 없이 물고 빨면서 반가움을 표시한다.
지쳐서 축 처진 몸을 이끌고 집 안에 발을 들여 놓다가도 또르를 보는 순간 현관문에 쪼그리고 앉아 한참 동안 감격의 해후를 한다.
또르를 한참 부둥켜 안고 나면, 금세 생기를 회복한다.
또르는 내가 돌봐주지 않으면 안 되는 연약한 생명체다.
그런 작고 나약한 강아지 한 마리가 오히려 나에게 용기와 위안을 주고 있다는 것은 아이로닉(ironic)하다.
또르를 보면서 ‘사랑은 기다림이구나’라고 느낀 적이 많다.
그 기다림은 오지 않는 대상에 대한 ‘고통스런 기다림’이 아니라, 믿음과 애정에 기초한 ‘아름답고 행복한 기다림’이다.
‘눈물 겹고 두근거리는 기다림’이다.
또르와 산책할 때면 나를 앞질러 나가다가도 거리가 멀어지면 멈춰 서서 나를 기다리거나 내 품으로 다시 돌아온다.
“저랑 함께 가요. 언제든 항상 아빠를 기다릴게요. 어느 날 삶의 내리막에 접어 들고 석양 저편으로 걸어가게 되면, 그때는 아빠의 걸음도 느려지고 뒤처지게 될 거에요. 그 때도 변함 없이 아빠를 기다리고, 손을 잡을게요.”
품에 안겨 내 얼굴을 핥는 어린 또르는 그렇게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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