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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척해진 또르를 보니 너무 기분이 좋다.] 【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문을 열자마자 또르가 달려와 난리 브루스다.
꼬리를 마구 흔들고 흥분해 짖으면서 껑충껑충 나에게 뛰어 올라온다.
이런 모습 처음 본다.
지조 없이 날 배반한 또르의 사진에 완전 삐져 있었는데, 내 왕삐짐이 그냥 풀려 버렸다.
아이들에게 물어보니 또르가 우울증에 걸렸단다.
현관 문 앞에 쪼그리고 앉아 기다리기도 하고, 문을 앞 발로 박박 긁어대기도 했단다.
내가 없어진 것을 눈치챈 듯 밤에도 잠을 자지 않고 이방 저방 어슬렁거리기도 하고, 활달하던 녀석이 기운 없이 축쳐져 있었단다.
자세히 보니 또르의 몸이 많이 야위였다.
근데 난 왜 이렇게 기분이 좋을까?
웃음이 절로 난다.
흥이 절로 난다.
천국에 온 느낌이다.
우울증에 걸려 수척해진 또르의 모습을 보고도 기분이 이토록 좋은 것을 보면 난 나쁜 놈인가 보다.
에구, 충직하고 사랑스런 또르야!
뭐 먹고 싶고, 뭐 갖고 싶니?
뭐든 다 해 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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