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윤경/수필

[수척해진 또르를 보니 너무 기분이 좋다.] 【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윤경 대표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2018. 10. 24.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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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척해진 또르를 보니 너무 기분이 좋다.] 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문을 열자마자 또르가 달려와 난리 브루스다.

꼬리를 마구 흔들고 흥분해 짖으면서 껑충껑충 나에게 뛰어 올라온다.

이런 모습 처음 본다.

 

지조 없이 날 배반한 또르의 사진에 완전 삐져 있었는데, 내 왕삐짐이 그냥 풀려 버렸다.

 

아이들에게 물어보니 또르가 우울증에 걸렸단다.

현관 문 앞에 쪼그리고 앉아 기다리기도 하고, 문을 앞 발로 박박 긁어대기도 했단다.

내가 없어진 것을 눈치챈 듯 밤에도 잠을 자지 않고 이방 저방 어슬렁거리기도 하고, 활달하던 녀석이 기운 없이 축쳐져 있었단다.

 

자세히 보니 또르의 몸이 많이 야위였다.

 

근데 난 왜 이렇게 기분이 좋을까?

웃음이 절로 난다.

흥이 절로 난다.

천국에 온 느낌이다.

 

우울증에 걸려 수척해진 또르의 모습을 보고도 기분이 이토록 좋은 것을 보면 난 나쁜 놈인가 보다.

 

에구, 충직하고 사랑스런 또르야!

뭐 먹고 싶고, 뭐 갖고 싶니?

뭐든 다 해 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