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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신탁법상 수익채권의 소멸시효정지>】《신탁계약상 수익자의 수익채권이 신탁이 종료하기 전에 소멸시효완성으로 소멸하는지 여부(소극)(대법원 2023. 4. 13. 선고 2022다295070 판결)》〔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윤경 대표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2024. 8. 15.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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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신탁법상 수익채권의 소멸시효정지>】《신탁계약상 수익자의 수익채권이 신탁이 종료하기 전에 소멸시효완성으로 소멸하는지 여부(소극)(대법원 2023. 4. 13. 선고 2022295070 판결)》〔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1. 판결의 요지 : [수익채권의 소멸시효 완성 여부가 문제된 사건]

 

판시사항

 

[1] 신탁법 제63조 제3항의 규정 취지

 

[2] 신탁자인 갑이 우선수익자인 을 주식회사 등을 상대로 을 회사 등의 수익채권이 담보신탁계약 종료 전에 이미 시효완성으로 소멸하였다고 주장하며 우선수익권의 부존재확인 등을 구한 사안에서, 신탁법 제63조 제3항을 이유로 수익채권의 소멸시효가 완성되지 않았다고 본 원심판단이 정당하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신탁법 제63조는 수익채권의 소멸시효라는 표제 아래 제1항에서 수익채권의 소멸시효는 채권의 예에 따른다.”라고 규정하면서 제3항에서 1항에도 불구하고 신탁이 종료한 때부터 6개월 내에는 수익채권의 소멸시효가 완성되지 아니한다.”라고 하고 있다. 위 제3항은 수탁자가 수익자에게 충실의무를 부담하는 신탁의 특성을 반영하여(신탁법 제33) 신탁이 종료하고 6개월이 지날 때까지는 수익채권의 시효가 정지되도록 함으로써 수익자가 신탁이 종료한 때부터 6개월이 지날 때까지는 언제든지 수익채권을 행사할 수 있게 하여 수익자를 보호하려는 취지의 규정이다.

 

[2] 신탁자인 갑이 우선수익자인 을 주식회사 등을 상대로 을 회사 등의 수익채권이 담보신탁계약 종료 전에 이미 시효완성으로 소멸하였다고 주장하며 우선수익권의 부존재확인 등을 구한 사안에서, 신탁법 제63조 제3항은 신탁이 종료하고 6개월이 지날 때까지는 수익채권의 시효가 정지되도록 함으로써 수익자가 신탁이 종료한 때부터 6개월이 지날 때까지는 언제든지 수익채권을 행사할 수 있게 하여 수익자를 보호하려는 취지의 규정이라는 이유로, 수익채권의 소멸시효가 완성되지 않았다고 본 원심판단이 정당하다고 한 사례.

 

2. 사안의 개요 및 쟁점 [이하 판례공보스터디 민사판례해설, 홍승면 P.3172-3173 참조]

 

. 사실관계

 

원고는 ○○은행들로부터 이 사건 대출을 받으면서, 피고 ○○자산신탁(이하 피고 신탁회사’)과 부동산 담보신탁계약을 체결하고 이에 따라 자기 소유 부동산에 관하여 피고 신탁회사에게 부동산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주었다.

 

이후 원고는 회생절차개시결정을 받았고, ○○은행들의 파산관재인(피고 파산관재인)이 회생채권 신고를 하였다.

원고에 대한 회생계획인가결정은 2015. 11. 12. 내려졌다.

 

원고는 회생계획인가결정 확정으로 피고 파산관재인의 회생절차 참가로 인한 권리행사가 종료되므로, 회생계획인가결정이 확정된 2015. 11. 27.로부터 5년이 경과함으로써 ○○은행들의 우선수익권은 시효완성으로 소멸되었다고 주장하며, 피고 파산관재인에 대하여는 우선수익권부존재확인청구를, 피고 신탁회사에는 부동산 담보신탁계약 해지에 따른 신탁재산의 반환청구를 하였다.

 

원심과 대법원 모두 신탁법 제63조 제3항에 따라 신탁계약 종료 전에 수익채권이 시효완성으로 소멸하였다는 원고의 주장을 배척하고, ○○은행들의 수익채권의 소멸시효가 완성되지 않았다고 판단하였다.

 

. 쟁점

 

위 판결의 쟁점은, 신탁계약상 수익자의 수익채권이 신탁이 종료하기 전에 시효완성으로 소멸하는지 여부(소극)이다.

 

신탁법 제63조는 수익채권의 소멸시효라는 표제 아래 제1항에서 수익채권의 소멸시효는 채권의 예에 따른다.”라고 규정하면서 제3항에서 1항에도 불구하고 신탁이 종료한 때부터 6개월 내에는 수익채권의 소멸시효가 완성되지 아니한다.”라고 하고 있다. 위 제3항은 수탁자가 수익자에게 충실의무를 부담하는 신탁의 특성을 반영하여(신탁법 제33) 신탁이 종료하고 6개월이 지날 때까지는 수익채권의 시효가 정지되도록 함으로써 수익자가 신탁이 종료한 때부터 6개월이 지날 때까지는 언제든지 수익채권을 행사할 수 있게 하여 수익자를 보호하려는 취지의 규정이다.

 

신탁자인 원고가 우선수익자인 피고들의 수익채권이 담보신탁계약이 종료되기 이전에 이미 시효기간이 경과함으로써 시효완성으로 소멸하였다고 주장하며 우선수익권의 부존재확인 등을 구한 사안이다.

 

대법원은, 신탁법 제63조 제3항은 신탁이 종료하고 6개월이 지날 때까지는 수익채권의 시효가 정지되도록 한 규정이라는 이유로,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한 원심판결을 수긍하여 상고를 기각하였다.

 

3. 신탁법상 수익채권의 소멸시효정지 [이하 판례공보스터디 민사판례해설, 홍승면 P.3172-3173 참조]

 

가. 소멸시효의 중단   [이하 민법교안, 노재호 P.319-360 참조]

 

 법률이 정하는 일정한 사유가 발생한 경우 그때까지 진행한 시효기간을 소멸하게 하고 그때부터 다시 소멸시효의 기간을 진행하게 하는 제도이다. 이는 일단 진행된 시효기간을 그대로 인정하는 소멸시효의 정지와는 구별된다.

 

 소멸시효 제도는 권리자가 그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기간 동안 그 권리를 행사하지 않는 상태, 즉 권리불행사의 상태가 계속된 경우에 의무자의 법적 안정을 위하여 그 권리를 소멸시켜 버리는 제도이다. 그런데 권리자가 그의 권리를 행사하거나 의무자가 그의 의무를 인정하는 등 계속되는 권리불행사 상태와 상용할 수 없는 다른 사정이 발생한 때에는 더는 그 사실상태를 존중할 이유가 없기 때문에 이미 진행한 시효기간의 효력을 아예 상실케 하는 것이 타당하다. 소멸시효의 중단은 바로 이러한 근거에서 마련된 제도이다.

 

 소멸시효로 인하여 이익을 받을 자가 소멸시효의 완성을 주장·증명하면, 소멸시효 완성을 저지하려는 자가 소멸시효의 중단사유를 주장·증명하여야 한다. 변론주의 원칙상 시효중단의 효과를 원하는 당사자로서는 시효중단의 명시적 주장 내지 적어도 그러한 취지의 주장은 하여야 하고, 시효중단사유에 해당하는 사실에 관한 당사자 주장의 의사해석상 시효중단의 취지로 주장한 것으로 볼 수 없는 경우까지 시효중단의 주장이 있는 것으로 보고 판단할 것은 아니지만, 그 주장책임의 정도에 있어서는 묵시적 주장이나 간접적 주장을 폭넓게 인정하고 석명권의 적절한 행사로 구체적 타당성을 꾀함이 타당하다.

 

나. 소멸시효의 정지

 

소멸시효에는 중단정지라는 두 가지 제도가 있다.

중단은 중단사유가 종료한 때로부터 시효기간을 새로이 시작하게 하는 것이고, ‘정지는 시효완성 단계에서 특별한 사정으로 시효완성 시점을 일정 기간 뒤로 미뤄주는 것이다.

 

민법상 시효정지 사유로는 제한능력자의 시효정지(민법 제179), 재산관리에 대한 제한능력자의 권리 및 부부 사이의 권리에 대한 시효정지(180), 상속재산에 관한 권리의 시효정지(181), 천재 기타 사변의 경우 시효정지(182)가 있다.

 

신탁법에도 수익채권의 시효정지에 관한 규정이 있다.

신탁법 제63(수익채권의 소멸시효)

수익채권의 소멸시효는 채권의 예에 따른다.

1항에도 불구하고 신탁이 종료한 때부터 6개월 내에는 수익채권의 소멸시효가 완성되지 아니한다.

 

따라서 신탁종료일로부터 6개월이 지나야만 수익채권의 소멸시효가 완성될 수 있고, 그 전에 소가 제기되면 시효가 완성되었다고 볼 수 없는 것이다.

 

4. 소멸시효의 정지 (=시효완성의 정지  [이하 민법교안, 노재호 P.360-364 참조]

 

. 의의

 

 179조부터 제182조는 소멸시효의 정지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다. 우리 민법상의 시효정지제도는 시효가 거의 완성될 무렵에 권리자가 시효중단 조치를 하는 것이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한 몇 가지 객관적인 사정이 있는 경우에 시효의 완성을 일정한 기간 정지(유예)하는 것을 말한다.

 

 외국의 입법례 중에는 본래 의미의 시효정지(일정한 사유가 발생하면 시효의 진행이 일시정지되어 그 사유가 존재하는 기간은 시효기간에 산입되지 않는 것)와 시효완성의 정지 또는 유예(시효기간의 진행에는 영향을 주지 않고 단지 시효의 완성을 일정한 기간 유예하는 것)를 구분하여 규정하는 경우가 있는데(대표적으로 독일의 경우), 우리 민법상의 시효정지는 후자에 속한다. 다시 말하면, 시효정지 사유가 발생하더라도 시효중단과 달리 이미 진행한 시효기간의 경과 그 자체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고, 또한 그 사유가 존재하는 기간 동안 시효의 진행이 일시적으로 멈추는 것도 아니며, 단지 그 사유가 종료한 때부터 일정한 기간이 경과할 때까지 시효의 완성을 막을 뿐이다. 그러므로 우리 민법상의 시효정지는 시효완성의 정지(유예)이다. 권리자가 시효중단 조치를 하는 것이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한 객관적인 사정이 있는 경우라 하더라도 그것이

사실상의 장애에 불과한 경우에는 시효기간의 개시나 진행 그 자체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함을 전제로 한 것이다.

 

. 무능력자의 법정대리인이 없는 경우

 

 의의

 

소멸시효의 기간만료 전 6개월 내에 제한능력자에게 법정대리인이 없는 경우에는 그가 능력자가 되거나 법정대리인이 취임한 때부터 6개월 내에는 시효가 완성되지 아니한다(179).

제한능력자는 법정대리인이 없으면 단독으로는 재판상의 청구 등과 같이 시효중단 조치를 할 수 없으므로(민사소송법 제55조 참조) 제한능력자를 보호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이러한 규정을 둔 것이다.

 

 요건

 

 여기서 제한능력자라 함은 미성년자, 피한정후견인, 피성년후견인을 말한다. 이 규정은 제한능력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므로 시효의 이익을 받는 의무자가 제한능력자인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한편, 권리자가 의사무능력자인 경우에도 이 규정을 유추적용할 수 있는지 논란이 있는데, 대법원 판례는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대법원 2010. 5. 27. 선고 200944327 판결은, 교통사고로 인하여 심신상실의 상태에 빠진 원고가 사고가 발생한 날부터 8년이 지난 뒤에서야 그 무렵 취임한 법정대리인(후견인)을 통하여 보험회사를 상대로 그 교통사고를 원인으로 한 상해보험금 지급을 청구한 사안에서(보험금청구권은 원칙적으로 보험사고가 발생한 때부터 2년의 소멸시효에 걸린다), “무엇보다도 원고는 이 사건 보험금청구권을 발생시키는 보험사고 자체로 인하여 심신상실상태에 빠짐으로써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없게 되었다. 민법 제179조는 소멸시효의 기간 만료 전 6개월 내에 무능력자의 법정대리인이 없는 때에는 그가 능력자가 되거나 법정대리인이 취임한 때로부터 6월 내에는 시효가 완성하지 아니한다.’고 정하여, 금치산자 등 행위무능력자에게 법정대리인이 없어서 그의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경우에 대하여 소멸시효의 정지를 명문으로 정하여 소멸시효의 완성을 막고 있다. 이 규정은 법원으로부터 금치산선고 등을 받아 심신상실의 상태 등이 공적으로 확인된 사람을 보호하고자 하는 것으로서 그 선고를 받지 아니한 사람에게 쉽사리 준용 또는 유추적용할 것은 아니라고 하여도(채무자는 채권자가 그러한 상태에 있음을 알지 못하여 자신의 채무에 관한 불명확상태가 이미 자신에게 유리하게 종결되었다고, 즉 설사 자신이 채무를 진다고 하더라도 이에 대하여는 소멸시효가 완성되어 이제 법적 추급을 당하지 아니한다고 믿을 만한 정당한 사유가 인정되는 경우도 충분히 상정될 수 있다), 그러한 사람을 보호할 이익 자체가 (다른 관련자들의 이익과의 균형을 위하여 그 무게를 어느 만큼으로 잡을 것인가는 차후의 문제로 하고) 법적으로 시인됨을 분명히 말하여 준다. 즉 권리를 행사할 수 없게 하는 여러 장애사유 중 권리자의 심신상실상태에 대하여는 특별한 법적 고려를 베풀 필요가 있는 것이다{위 민법 제179조의 입법에서 참고가 된 2002년 전면개정 전의 독일민법 제206(현행 제210)도 의사무능력자이기만 하면 그를 위하여 소멸시효의 정지를 인정한다}.”라고 판시하였다. 다만, 이 판결은 결론적으로 피고 보험회사의 소멸시효 항변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되어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고 하여 원고를 구제해 주었다.

이는  권리자가 의사무능력상태에 있다는 것은 행위능력의 제한과 달리 공적으로 확인되지 않고 그 성질상 제3자가 이를 쉽게 알기 어렵기 때문에 의사무능력자에게 이 규정을 유추적용하면 소멸시효기간의 경과로 소멸시효가 완성하였다고 믿은 의무자에게 불측의 손해를 줄 우려가 있는 점,  의사무능력자에 대하여는 제한능력자의 경우와 달리 법정대리인을 통해 능력을 조기에 보완하는 것이 법적으로 담보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의사무능력자에게 이 규정을 유추적용하면 소멸시효 완성이 장기간 또는 영구히 정지(유예)될 우려가 있는 점 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법정대리인이 없는지 여부를 가리는 시점은 소멸시효 기간만료 전 6개월이다. 따라서 무능력자에게 법정대리인이 없었더라도 소멸시효 기간만료 전 6개월 이전에 법정대리인이 있게 되면 이 규정은 적용되지 않는다. 소멸시효 기간만료 전 6개월 이내에 무능력자로 되었는데 법정대리인이 없거나(예를 들어 권리자가 소멸시효 기간만료 3개월 전에 사망하여 미성년자가 상속인이 되었는데 그 미성년자에게 지정후견인이나 법정후견인이 없는 경우), 무능력자로서 법정대리인이 있다가 소멸시효 기간만료 전 6개월 이내에 법정대리인이 없게 된 경우에 이 규정이 적용됨은 물론이고, 소멸시효 기간만료 전 6개월 이전부터 계속해서 무능력자로서 법정대리인이 없는 경우에도 이 규정이 적용된다.

 

 효과

 

무능력자인 권리자가 능력자가 되거나 그에게 법정대리인이 취임한 때부터 6개월이 지나야 소멸시효가 완성한다. 무능력자에게 법정대리인이 없게 된 때부터 위와 같이 능력이 보완된 때까지 얼마나 긴 기간이 경과하였는지는 원칙적으로 문제되지 않는다.

 

. 제한능력자의 재산관리자에 대한 권리, 부부 사이의 권리

 

 재산을 관리하는 아버지, 어머니 또는 후견인에 대한 제한능력자의 권리는 그가 능력자가 되거나 후임 법정대리인이 취임한 때부터 6개월 내에는 소멸시효가 완성되지 아니한다(180조 제1). 이는 제179조를 보완하는 규정으로서, 제한능력자에게 법정대리인이 있다 하여도 제한능력자의 법정대리인에 대한 권리의 소멸시효가 문제되는 경우에는 이를 법정대리인 스스로 행사하도록 기대하기는 어려운 경우가 많으므로 제한능력자를 보호하기 위하여 이러한 규정을 둔 것이다.

 

 부부 중 한쪽이 다른 쪽에 대하여 가지는 권리는 혼인관계가 종료된 때부터 6개월 내에는 소멸시효가 완성되지 아니한다(180조 제2). 이는 혼인관계가 존속하고 있는 동안에는 부부의 일방이 상대방에 대하여 권리를 행사하는 것을 객관적으로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부부의 일방이 상대방에 대한 권리의 보전을 위하여 시효의 중단을 위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면 가정의 평화가 유지되기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 상속재산에 관한 권리

 

 상속재산에 속한 권리나 상속재산에 대한 권리는  상속인의 확정(상속인의 존부 불명 또는 소재나 생사 불명인 경우뿐만 아니라 상속의 승인 여부가 확정되지 아니하다가 상속의 승인에 의하여 상속의 효과가 확정된 경우까지 포함한다),  관리인의 선임[상속인의 존부가 분명하지 아니한 경우(민법 제1053), 상속재산이 분리된 경우(민법 제1047), 상속인의 소재나 생사가 분명하지 아니한 경우(민법 제22) ] 또는  파산선고(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299, 300조 참조)가 있는 때부터 6월 이내에는 소멸시효가 완성하지 아니한다(181).

 

 이는 상속재산에 관하여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자가 없거나 불분명한 상태에서 시효가 완성하는 것을 막는 한편, 상속재산에 대하여 권리를 가지는 자가 누구를 상대로 하여 시효의 중단을 위한 조치를 하여야 하는지를 알 수 없는 경우를 대비한 것이다. 예를 들어 갑이 을을 살해한 뒤 사체를 은닉하여 을의 유족들이 을의 사망 사실을 모른 채 10년의 소멸시효기간(민법 제766조 제2)이 경과한 경우, 을의 유족들이 을의 사망 사실을 알지 못한 동안에는 제1019조 제1항의 숙려기간이 진행하지 않아 상속인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라고 할 것이므로, 을의 유족들이 을의 사망 사실을 안 이후로서 상속인이 확정된 때부터 6개월 이내에는 갑에 대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완성하지 않는다.

 

. 천재 기타 사변

 

 천재 기타 사변으로 인하여 소멸시효를 중단할 수 없을 때에는 그 사유가 종료한 때부터 1월 이내에는 시효가 완성하지 아니한다(182). 권리자가 시효중단 조치를 할 수 없는 객관적인 사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소멸시효의 완성을 인정하는 것은 권리자에게 지나치게 가혹하다는 것이 이 규정의 입법취지이다.

 

 여기서 천재라는 것은 폭설, 지진, 홍수 등과 같은 자연력을 의미하고, 기타 사변이라는 것은 폭동, 전쟁 등과 같이 천재에 준하는 외부적인 장애를 의미한다. 이 규정이 적용되기 위해서는 폭설·홍수 등으로 인한 교통두절, 전쟁·지진 등으로 인한 재판업무 마비 등과 같은 객관적인 사정이 있어야 하고, 당사자의 착오, 부재, 질병 등과 같은 주관적 사정은 비록 당사자에게 책임을 돌릴 수 없는 사유라 하더라도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 다만, 천재 기타 사변이 발생한 경우라 하더라도 이로 인하여 시효중단 조치를 하는 것이 전적으로 불가능한 경우가 아니라면(예를 들어 지진으로 법원이 폐쇄되었어도 최고와 같은 재판 외의 중단 조치가 가능한 경우) 이 규정은 적용되지 않는다.

 

 한편, 이 규정만으로는 천재 기타 사변으로 인하여 소멸시효를 중단할 수 없을 때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어느 시점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하는지 분명하지 않으나, 유예기간에 대응하여 소멸시효 기간만료 전 1월을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그러므로 소멸시효 기간만료 전 1월 이내에 그러한 사유가 발생한 경우에는 그 사유가 종료한 때부터 1개월이 될 때까지 시효완성이 유예되지만, 그러한 사유가 발생하였더라도 소멸시효 기간만료 전 1월 이전에 종료한 경우에는 시효의 완성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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