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윤경/수필

【초원의 바람을 따라, 몽골여행(8).】《변절자 또르! 얄미운 나의 짝사랑.》〔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윤경 대표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2025. 10. 10.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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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IipTtoYGZ_A

 

 

초원의 바람을 따라, 몽골여행(8).】《변절자 또르! 얄미운 나의 짝사랑.》〔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몽골의 초원 위로 불어오는 바람이 유난히 부드럽다.

하늘은 끝없이 높고, 구름 한 점 없는 파란색은 사람 마음마저 투명하게 만든다.

그 속에서 문득 생각이 난다.

또르, 잘 지내고 있을까.

 

며칠밖에 떨어져 있지 않았는데도 벌써 보고 싶다.

혹시 밥을 잘 먹고 있는지, 밤엔 잘 자는지, 낯선 곳에서 불안해하지는 않는지

 

내 마음을 헤아렸는지 반려견 호텔에서 매일 또르의 배변 상태와 일상생활모습의 사진을 카톡으로 보내준다.

그 사진 속 또르는 생각보다 너무나 잘 지내고 있다.

산책도 매일 나가고, 밥도 잘 먹고, 배변 상태도 아주 좋단다.

사진 속에서는 마치 새 주인을 만난 듯 밝게 웃고 있다.

 

순간, 묘한 감정이 밀려온다.

아니, 아빠가 없는데도 이렇게 행복하다고?’

충격 그 자체다.

그 낯선 곳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웃는 모습이 어쩐지 서운하고, 얄밉기까지 하다.

 

이건 아니야.

아빠가 보고 싶어서 식음을 전폐하고 슬픔과 그리움 속에서 지내야 하는 것이 아닌가?

 

그래, 나만 짝사랑이었구나.

혼자서 보고 싶어 안달이 났는데, 정작 또르는 내 생각 따위는 안 하는 듯하다.

배신자 또르, 변절자 또르!

 

또르가 낯선 환경을 낯설어하며 조금은 울적해하길 바랐던 건, 오직 나만이 네 세상의 전부이기를 바라는 이기적인 짝사랑일까.

또르가 나 없이도 씩씩하게 잘 지낸다는 사실에 안도하면서도, 이 얄미운 녀석에게 왠지 모를 서운함이 밀려든다.

아프다고 하면 가슴이 찢어질 듯 아플 것을 알면서도, 너무 잘 지낸다고 하니 '나 없이도 행복하구나' 하는 씁쓸함이 찾아오니... 이 복잡하고 간사한 내 마음을 어디에 하소연해야 할까.

 

초원의 바람이 볼을 스친다.

멀리 떨어져 있어도, 마음은 이어져 있다.

그리움도 사랑도, 이렇게 바람처럼 부드럽게 흘러가고 있다.

 

잘 지내줘서 고맙고,

너무 잘 지내서 서운하다.

서운함과 그리움이 뒤섞인 사랑,

그게 또 우리 사이의 언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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