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르투갈 여행(3).】《리스본을 향하여.》〔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두바이에 도착했다.
그리고 이제, 두 시간 후면 리스본행 비행기에 오른다.
잠시 비즈니스 라운지에서 숨을 고른 뒤, 다시 탑승구를 향한다.
이번 항공편 역시 에미레이트항공의 비즈니스석.
리스본까지 약 8시간 35분.
포르투갈은 두 번째 방문이다. 근데 참 멀다.
예전에 이집트, 모로코, 이프리카를 갈 때도 이렇게 길게 느껴지지 않았는데, 아마도 나이 탓 때문인듯하다.
그럼에도 나는 그저, 여행이 좋다.
세상이 궁금하고, 풍경이 궁금하고, 그곳의 공기와 온도가 궁금하다.
반복되는 일상의 궤도에서 잠시 벗어나, 그 간극에서 오는 즐거움을 사랑한다.
나는 어떤 사람들처럼 과감하게 일을 내려놓고 훌쩍 떠나는 타입도 아니다.
모험과 도전을 좋아하는 성향은 분명하지만,
일과 여행 사이의 간격에서 ‘균형’이라는 즐거움을 찾는 사람이다.
여행에서 특별한 깨달음을 얻는 대단한 사람도 아니다.
그저 낯선 풍경이 주는 자극과 리듬을 좋아하는 평범한 여행자일 뿐이다.
해외여행을 좋아한다고 해서 일상을 도망치듯 떠나는 것도 아니다.
단조롭고 반복적인 삶을 조금 더 흥미롭게, 조금 더 풍성하게 만들고 싶어서 떠난다.
새로운 것을 좋아하는 자유로운 성향이면서도
아이러니하게도 일을 완전히 놓지 못하는 사람.
고급스럽고 아름다운 것들을 좋아하는,
‘미니멀리스트’와는 거리가 먼 속물적 맥시멀리스트이기도 하다.
가볍게 배낭 하나 메고 훌쩍 떠나는 멋진 여행자의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나는 아직 갖고 싶은 것도, 누리고 싶은 것도, 버리지 못하는 것도 많다.
그래서 누군가 나에게
“여행을 사랑하니까, 다 던지고 떠나보라”고 말한다면
나는 아마도 한참을 주저할 것이다.
여행만으로 내 삶이 지탱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사람들, 내가 좋아하는 일
그 모든 걸 버릴 이유는 없으니까.
하지만 그렇다고 떠나지 않을 이유도 없다.
나는 또 떠날 것이다.
떠나는 곳의 햇살이 궁금해서,
그곳의 바람과 바다가 궁금해서,
낯선 풍경이 내일의 나를 어떻게 바꿔놓을지 궁금해서.
여행지에서 마주하게 될 음식,
그 도시의 고요한 오후,
막연한 나른함과 설명할 수 없는 매혹.
그 모든 것들이 나를 다시 부른다.
만약 그런 추억들 없이 인생의 뒤켠에 서게 된다면,
그건 아마 감당하기 어려운 후회가 될지도 모른다.
그래서 나는 떠나고,
반드시 돌아온다.
돌아올 곳이 있다는 행복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조금 더 잘 돌아오기 위해,
조금 더 단단해진 나로 돌아오기 위해,
오늘도 온몸으로 길을 떠난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