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윤경/수필

【포르투갈 여행(5)】《제로니모스 수도원(Jerónimos Monastery) : 대항해시대의 꿈, 돌에 새긴 영광》〔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윤경 대표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2025. 11. 21. 0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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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 여행(5)】《제로니모스 수도원(Jerónimos Monastery) : 대항해시대의 꿈, 돌에 새긴 영광》〔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리스본 테주 강 하구의 벨렝(Belém) 지구는 거대한 바다를 향해 펼쳐진 '영광'의 무대다.
그리고 그 무대의 중심에는, 눈이 시리도록 하얗게 빛나는 '제로니모스 수도원(Mosteiro dos Jerónimos)'이 서 있다.
    
수도원 앞에 서는 순간, 나는 '압도당한다'는 말의 의미를 온몸으로 실감한다.
이것은 건물이라기보다는 돌로 깎아 만든 거대한 레이스 세공품이며, 바다를 정복한 민족의 자부심이 폭발하듯 빚어낸 예술 그 자체다.
1501년, 인도로 향하는 항로를 개척한 바스쿠 다 가마의 귀환을 축하하며 짓기 시작한 이 수도원은, 동방의 향신료 무역으로 얻은 막대한 부가 아니고서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화려함의 극치다.
이것이 바로 '마누엘(Manueline) 양식'이다.
    
외벽과 문을 장식한 조각들은 그 정교함이 인간의 솜씨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다.
기둥에는 밧줄이 꼬여 올라가고, 창틀은 산호와 조개껍데기로 뒤덮였다.
닻과 천구의(天球儀) 같은 항해 도구들이 성모 마리아상과 어우러져, 신을 향한 믿음과 미지의 바다를 향한 열망이 하나로 뒤엉켜 있다.
돌 속에 새겨진 건 조각이 아니라, 인간이 세상과 맞서던 그 떨림이었다.
    
경건한 마음으로 수도원 부속 '산타 마리아 성당'의 육중한 문을 열고 들어섰다.
밖의 눈부신 햇살과는 대조적으로, 내부는 장엄하고 성스러운 빛으로 가득 차 있다.
내 시선은 곧장 하늘로 향한다.
수십 개의 가느다란 기둥이 마치 거대한 야자수 숲처럼 천장을 향해 뻗어 올라가, 거미줄처럼 섬세하게 얽힌 궁륭(Vault)을 떠받치고 있다.
그 웅장함 속에서 나는 한없이 작은 존재가 된다.
    
그리고 성당 입구, 빛이 가장 잘 드는 곳에 두 개의 무덤이 나란히 잠들어 있다.
하나는 미지의 바다를 뚫고 인도로 가는 길을 열었던 탐험가, 바스쿠 다 가마(Vasco da Gama).
다른 하나는 그의 위대한 여정을 불멸의 서사시 ‘우스 루지아다스(Os Lusíadas)’로 노래한 시인, 루이스 드 카몽이스(Luís de Camões).
길을 연 자와 그 길을 이야기로 남긴 자.
포르투갈의 가장 위대한 두 영혼이 같은 공간에서 영원한 안식을 취하고 있었다.
    
제로니모스 수도원의 진정한 심장은 '회랑(Cloister)'에 있었다.
성당을 나와 회랑으로 들어서는 순간, 나는 현실 감각을 잃었다.
사방이 온통 상아색 석회암으로 조각된 아치의 숲이다.
2층으로 이어진 회랑은 기둥 하나, 아치 한 뼘도 빈틈을 허락하지 않는 정교한 조각으로 가득 차 있다.
햇빛은 그 돌의 레이스 사이를 비집고 들어와 바닥에 눈부신 무늬를 그리고, 바람은 아치 사이를 스치며 나지막한 역사의 속삭임을 들려 준다.
회랑(클로이스터)을 걷다 보면, 시간이 멈춘 듯한 착각에 빠진다.
빛이 아치 사이로 스며들며 기둥의 그림자를 천천히 옮긴다.

나는 천천히 회랑을 거닐었다.
돌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유려한 곡선, 밧줄과 열대 식물이 뒤엉킨 기둥을 손으로 쓸어보았다.
돌의 차가움 대신, 미지의 세계를 향한 포르투갈 제국의 뜨거운 야망이 느껴지는 듯했다.
    
'벨렘탑'과 함께 같은 해인 1983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제로니모스 수도원은 거대한 돌에 새긴 한 편의 서사시다.
이곳은 리스본을 넘어, 인간이 가졌던 가장 위대한 모험의 시대, 그 정점의 순간을 영원히 박제해 놓은 기념비다.
희망은 돌아올 항구를 믿는 마음이 아니라, 바다로 나아가는 용기에서 비롯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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