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 여행(13). 상 페드로 데 알칸타라 전망대와 상 호크 성당에서.】《바람 위에 펼쳐진 도시, 그 위에 서 있는 나.》〔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계단을 따라 서쪽 언덕에 있는 ‘상 페드로 데 알칸타라 전망대(Miradouro de São Pedro de Alcântara)’에 올랐다.
리스본의 언덕은 사람을 천천히 걷게 만든다.
오르는 동안 조금 숨이 찼고, 햇살은 예상보다 따뜻했으며, 바람은 묘하게 기분 좋은 방향으로 불었다.
전망대에 오르자 발아래로는 붉은 테라코타 지붕들이 마치 쏟아진 물감처럼 리스본 시내를 뒤덮고 있었고, 건너편 언덕에는 세월을 견뎌낸 상 조르주 성이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붉은 지붕들이 물결처럼 이어지고, 하얀 건물들이 그 사이에 박힌 조약돌처럼 반짝였다.
멀리에는 상 조르제 성이 우뚝 서 있고, 그 아래로 알파마(Alfama) 지구가 비스듬히 흘러내렸다.
타일 장식이 아름다운 전망대 벤치에 앉아 강물처럼 흐르는 테주 강의 바람을 맞았다.
전망대의 탁 트인 해방감을 뒤로하고, 계단을 따라 내려오다 보면, 상 호크 성당(Igreja de São Roque)이 보인다.
겉모습은 의아할 정도로 소박했다.
무미건조한 흰색 외벽, 평범한 입구. 유럽의 여느 골목에서나 마주칠 법한 이 건물이 왜 리스본의 보물이라 불리는지 의문을 품으며 안으로 들어섰다.
그러나 그 문지방을 넘는 순간, 나는 '반전'이라는 단어의 진정한 의미를 목격했다.
내부는 바깥세상과 완전히 단절된 별세계였다. 바로크 양식의 극치.
천장과 제단, 기둥 하나하나에 입혀진 금박과 정교한 모자이크는 인간이 신에게 바칠 수 있는 가장 화려한 찬사처럼 보였다.
겉치레를 걷어낸 투박한 외관 속에 이토록 눈부신 황금의 세계를 품고 있다니.
그것은 마치 진정한 내공을 가진 사람을 닮았다.
겉으로 요란하게 자신을 드러내지 않지만, 그 내면에는 깊고 단단한 철학과 풍요로운 세계를 간직한 사람.
소박한 외피 속에 감춰진 그 압도적인 화려함 앞에서 나는 잠시 말을 잃었다.
알칸타라 전망대에서 바라본 세상이 '넓음'이었다면, 상 호크 성당에서 마주한 세상은 '깊음'이었다.
리스본은 내게 말해주었다.
높은 곳에 올라 멀리 보는 법을 잊지 말라고, 동시에 겉모습에 속지 말고 그 안의 깊이를 들여다보라고.
붉은 지붕들의 파노라마와 황금빛 침묵 사이에서, 여행은 또 한 번 나를 성숙하게 만든다.
이 도시에서 가장 크게 들리던 소리는 바람이 아니라 내 마음이 조금씩 가벼워지는 소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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