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 여행(15). 시아두(Chiado)의 오후.】《예술과 낭만의 거리를 걷다.》〔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리스본의 하늘은 시리도록 푸르다.
그 청명한 하늘 아래, 도시의 심장인 시아두(Chiado)와 바이샤(Baixa)가 만나는 접점에 섰다.
리스본에서 가장 우아하고 예술적인 거리가 바로 시아두(Chiado)이다.
고개를 들어 산타 주스타 엘리베이터(Elevador de Santa Justa)를 올려다본다.
1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이 자리를 지켜온 거대한 철의 거인.
차가운 금속으로 만들어졌음에도, 그 섬세한 세공은 마치 중세의 고딕 성당처럼 우아하고 고풍스럽다.
구스타브 에펠(에펠탑의 설계자)의 제자인 '라울 메스니에르 두 퐁사르(Raoul Mesnier du Ponsard)'가 설계한 이 엘리베이터는 낮은 지대인 '바이샤(Baixa)' 지구와 높은 지대인 '카르모(Carmo)' 광장을 수직으로 연결해 주는 대중교통 수단이다.
그 아래, 좁은 계단을 내려가는 사람들, 쇼핑백을 든 채 올라오는 사람들.
각자의 속도와 각자의 사연이 하나의 경사면 위에 겹쳐져 있다.
엘리베이터는 도시의 두 층을 연결하는 장치지만, 여행자에게는 마음의 두 층을 이어주는 장치이기도 하다.
일상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마음과, 다시 돌아가야 할 일상을 잠시 공중에 떠 있게 만드는 중력의 틈.
잿빛 철탑 사이로 스며드는 오후의 햇살이 묘한 안도감을 준다.
시선을 아래로 내리면, 전혀 다른 리듬이 흐른다.
물결무늬로 수 놓인 포르투갈 특유의 바닥, '칼사다 포르투게사(Calçada Portuguesa)' 위에서는 젊음이 춤을 추고 있다.
비보이들이 춤을 추고 있었다. 몸이 도시의 바람을 따라 흔들리고, 발바닥이 돌바닥의 울림을 따라 튀어 올랐다.
수백 년 된 건축물들이 만들어낸 그림자 속에서, 가장 현대적인 비트와 춤이 공명하는 풍경. 이것이야말로 리스본이 가진 반전의 매력이 아닐까.
크리스마스를 앞둔 아르마전스 두 시아두(Armazéns do Chiado) 백화점 앞은 설렘으로 가득하다.
건물 위로 둥실 떠 있는 구름 모양의 조명과 화려한 트리, 그리고 그 앞을 바삐 오가는 툭툭(Tuk-tuk)들의 소란스러움마저 사랑스럽다.
누군가는 쇼핑을 하고, 누군가는 거리의 공연에 박수를 보내며, 또 누군가는 나처럼 이 모든 풍경을 눈에 담는다.
차가운 철제 엘리베이터의 고독과 뜨거운 거리의 열기가 공존하는 곳. 리스본의 오후는 그렇게 여행자의 마음에 깊은 잔상을 남기며 천천히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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