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 여행(16). 리스본 알파마 지구, 시간의 흔적을 걷다.】《전망대 끝에서 마주한 금빛 황홀경.》〔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리스본의 심장, 알파마(Alfama) 지구로 향했다.
오랜 세월이 켜켜이 쌓인 이 도시는 여행자들의 발길로 북적였고, 그 소란스러움마저 묘한 활기가 되어 다가왔다.
미로처럼 얽힌 가파른 언덕길을 28번 트램 대신, 우리는 작은 툭툭(Tuk-tuk)에 몸을 실었다.
덜컹거리는 바퀴를 통해 전해지는 투박한 박동, 좁은 골목을 스치듯 지나는 짜릿함은 마치 과거로의 시간 여행을 재촉하는 듯했다.
알파마 지구는 리스본의 옛 모습을 아직까지 간직하고 있는 곳이다.
로마 시대부터 이 고장의 중심지였고, 이슬람 지배시대에는 왕의 여름별장과 귀족, 부호들의 저택이 있던 곳이다.
하지만 이후 리스본의 달동네로 소외되어 서민들의 주거지가 되었다.
리스본 대지진 때 이곳에는 별 피해가 없었기 때문에 도시계획에서 제외가 되어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1755년의 대지진에도 무너지지 않은 유일한 구역.
그래서일까,
이곳의 공기에는 오래된 사람들의 숨결이 남아 있다.
오래된 건물들의 빛바랜 파스텔 톤 외벽, 창가에 소박하게 걸린 빨래, 집집마다 장식된 아름다운 '아줄레주(Azulejo)' 타일.
돌길은 좁고 경사는 가팔랐으며,
세월의 주름이 그대로 새겨진 듯한 담벼락이 나를 맞았다.
알파마의 풍경은 그야말로 '살아있는 그림'이었다.
세월의 때가 묻어 더 우아한 파스텔톤의 벽, 건물마다 수 놓인 아줄레주(Azulejo) 타일, 그리고 그 사이를 유유히 오가는 28번 트램까지.
낡았지만 누추하지 않고, 오래되었기에 더욱 빛나는 것들이 그곳에 있었다.
이윽고 도착한 전망대. ‘포르타스 두 솔 전망대 (Miradouro das Portas do Sol)’, ‘산타 루시아 전망대(Miradouro de Santa Luzia)’와 ‘세뇨라 두 몬트 전망대(Miradouro da Senhora do Monte)’.
숨을 고르고 고개를 드니, 눈앞에 믿기지 않는 황홀경이 펼쳐졌다.
저 멀리 테주 강은 넉넉한 품으로 도시를 감싸 안고 있었고, 빽빽하게 들어찬 주황빛 지붕들은 오후의 햇살을 받아 보석처럼 반짝였다.
무엇보다 압권은 노을이었다.
붉은 지붕과 하얀 벽들이 어우러진 풍경 위로 노을이 천천히 흘러내렸다.
하늘과 강, 그리고 도시가 온통 붉은빛과 금빛으로 물드는 그 순간, 시간은 잠시 멈춘 듯했다.
두 곳의 전망대를 오가며 바라본 그 풍경은 단순한 경치를 넘어 어떤 거대한 위로처럼 느껴졌다. 바람에 흔들리는 소나무 가지 사이로 보이는 작은 성당, 그 너머로 지는 태양을 바라보며 나는 가슴 벅찬 감동을 느꼈다.
복잡한 세상사를 잊게 만드는 압도적인 아름다움.
알파마의 낡은 골목 끝에서 만난 것은, 어쩌면 내 생에 가장 아름다운 저녁이었을지도 모르겠다.
눈에 담고 렌즈에 담아도 넘쳐흐르던 그 금빛 여운이 오래도록 마음을 데울 것 같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