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윤경/수필

【포르투갈 여행(20). 오비두스 성벽 아래 숨겨진 보석, '자!몽 자!몽'에서의 황홀한 오찬.】《맑은 햇빛 같은 그린 와인, 그리고 바다와 흙, 햇빛이 차린 식탁.》〔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윤경 대표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2025. 12. 8.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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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kbYBUg6xImY

 

 

 

 

 

포르투갈 여행(20). 오비두스 성벽 아래 숨겨진 보석, '!몽 자!'에서의 황홀한 오찬.】《맑은 햇빛 같은 그린 와인, 그리고 바다와 흙, 햇빛이 차린 식탁.》〔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오비두스에 도착하자마자 마주한 것은 세월을 머금은 거대한 성벽이었다.

성 안으로 들어서는 대신, 먼저 성 외곽을 따라 걸었다.

파란 하늘 아래 길게 뻗은 성벽 길은 그 자체로 한 폭의 그림 같았고,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남부 유럽의 따스한 햇살이 어깨 위로 쏟아져 내렸다.

 

그렇게 성벽을 따라 걷다 들어간 곳, 바로 레스토랑 '!몽 자!(Ja!mon Ja!mon)', 오비두스에서 유명한 타파스 전문 식당이다.

입구부터 범상치 않은 분위기를 풍기던 이곳은, 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나를 중세 시대로 데려다 놓은 듯 고풍스럽고 아늑했다.

돌을 쌓아 만든 거친 벽면과 나무 테이블이 주는 편안함, 그 공간을 채우는 은은한 공기까지 모든 것이 완벽했다.

 

자리에 앉아 '그린 와인(비뉴 베르드, Aveleda Vinho Verde)'을 주문했다.

색깔이 초록색이라서가 아니라, '어린(Young) 포도'로 만들어 숙성 기간이 짧다는 뜻에서 'Verde(Green/Young)'라는 이름이 붙었다.

투명하고 맑은 연둣빛 와인이 글라스에 채워지는 순간, 상큼한 향기가 코끝을 스쳤다.

한 모금 머금으니 청사과, 라임 같은 상큼한 과일 향과 기분 좋은 산미가 입안 가득 퍼지며 여행의 피로를 단숨에 씻어주었다.

 

이어 나온 타파스들은 시각과 미각을 동시에 사로잡는 예술 작품 같았다.

먼저 맛본 '갈릭 새우(Gambas al Ajillo)'는 올리브 오일에 마늘과 페퍼론치노를 넣고 끓이듯 볶아낸 새우 요리로, 탱글탱글한 새우 살과 고소한 마늘 향이 어우러져 와인을 부르는 맛이었다.

바삭하게 튀겨낸 줄기콩(Green beans) 튀김은 타르타르 소스에 푹 찍어 먹으니 겉바속촉의 정석을 보여주었다. 포르투갈의 전통 튀김 요리로, 일본의 덴푸라의 기원이 된 음식으로도 유명하다. 난 이게 제일 맛 있었다.

포르투갈의 소울 푸드인 '조개찜(Amêijoas à Bulhão Pato)'은 포르투갈의 대표적인 조개 요리로 올리브 오일과 화이트 와인 소스에 고수가 더해져 깊은 풍미를 자랑했다.

빵에 얹어 먹은 부드러운 '대구 퓨레(Açorda de Bacalhau / Brandade de Bacalhau)'와 식사의 마침표를 찍어준 달콤한, 포르투갈의 전통 디저트, ‘레이트 크레메(Leite Creme, 커스터드 디저트)’까지, 어느 것 하나 놓칠 수 없는 맛의 향연이었다.

 

2시간이라는 긴 식사 시간은 마치 꿈결처럼 흘러갔다.

맛있는 음식과 향긋한 와인, 그리고 아름다운 공간이 주는 위로.

오비두스의 성벽 아래서 나는 단순한 한 끼 식사가 아닌, 잊지 못할 추억을 선물 받았다.

 

해산물의 풍미, 전통 요리의 깊이, 그리고 그린 와인의 상쾌함이 오비두스의 햇빛 속에서 하나의 완벽한 오후를 만들었다.

배를 채우는 식사가 아니라 마음을 채우는 경험이었다.

입안에 감도는 그린 와인의 여운처럼, 이곳에서의 기억은 오랫동안 내 마음속에 싱그럽게 남아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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