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윤경/수필

【포르투갈 여행(22).】《투마르의 밤, 템플 기사단의 숨결이 머무는 곳.》〔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윤경 대표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2025. 12. 9.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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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FXQCt-fIwtg

 

 

 

 

 

포르투갈 여행(22).】《마르의 밤, 템플 기사단의 숨결이 머무는 곳.》〔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동화의 나라를 뒤로하고 도착한 곳, 투마르(Tomar)'호텔 두스 템플라리우스(Hotel dos Templários)’. '기사단의 호텔'이다.

여장을 풀자마자 창가로 다가갔다.

어둠이 내려앉은 언덕 위, 황금빛 조명을 입은 크리스투(그리스도) 수도원(Convento de Cristo)’투마르 성 (Castelo de Tomar)’이 고요하고도 위엄 있게 나를 내려다보고 있다.

마치 수백 년 전 템플 기사단이 그러했듯, 이 도시를 묵묵히 지키고 있는 수호자처럼.

 

내일은 저 역사의 현장으로 걸어 들어가리라 다짐하며, 따스한 호텔 침실에서 잠깐 숨을 고른 뒤 나는 바람을 타고 흐르는 강가와 물레방아 소리를 따라 나선다.

호텔을 나서자마자 '나방 강(Rio Nabão)'의 맑은 물소리가 귓가에 감긴다.

강물 위로 비친 도시의 불빛들이 일렁이며 여행자의 마음을 차분하게 어루만진다.

 

강을 가로지르는 다리를 건너 '무상 공원(Parque do Mouchão)'으로 들어선다.

밤공기는 상쾌하고, 산책로를 따라 늘어선 거대한 플라타너스 나무들은 든든한 호위병처럼 길을 터준다.

어디선가 규칙적인 물소리가 들려온다. 강물을 퍼 올리는 거대한 목조 물레방아다.

세월의 이끼가 묻어나는 물레방아(Mouchão)는 멈추지 않고 돌아가며 이곳의 시간을 천천히 흐르게 한다.

 

그 곁, 두 줄로 늘어선 거목들 사이로 따스한 불빛이 새어 나오는 식당,

'레스트랑트 무상(Restaurante Mouchão)'이 보인다.

마치 숲속의 비밀 산장에 초대받은 기분이다.

 

자리에 앉아 포르투갈의 소울 푸드, '칼도 베르데(Caldo Verde)'를 한 술 뜬다.

감자를 갈아 넣은 걸쭉한 베이스에 케일(Couve)을 잘게 썰어 넣고, 초리수(Chouriço) 소시지 한 조각을 띄운 담백하고 구수한 수프이다.

따뜻하고 구수한 스프와 쌉싸름한 케일 향이 빈속을 부드럽게 채운다.

 

이어 나온 스테이크 한 점에 붉은 와인 잔을 기울인다.

얇게 썬 송아지 고기에 그린빈(줄기콩)과 동그랗게 튀긴 감자볼(Noisette potatoes)을 곁들인 요리다.

입안 가득 퍼지는 풍미와 와인의 향기, 그리고 창밖으로 흐르는 강물 소리.

잔 속 루비빛 와인이 흔들릴 때마다 내 마음속 어딘가에도 오래된 감정의 파문이 번진다.

이곳에서는 하루가 천천히 익어가고, 시간조차도 부드러운 숨결로 흐른다.

 

고개를 들어 다시 언덕 위를 본다.

어둠 속에서도 빛나는 성곽의 실루엣이 와인 잔 속에 비치는 듯하다.

중세의 신비로움과 현대의 여유가 공존하는 투마르의 밤.

돌아오는 길, 강가의 어두운 물결은 성의 윤곽을 반사했고, 그 위로 펼쳐진 별빛은 이 오랜 도시의 수많은 이야기를 속삭이는 듯했다.

 

이곳에서 시간은 흐르지 않고, 그저 나를 통과하고 있었다.

이 평온한 밤의 끝자락을 붙잡고, 나는 템플 기사단의 도시에서 깊고 달콤한 꿈을 꿀 준비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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