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윤경/수필

【포르투갈 여행(35).】《아름다운 운하마을 ‘아베이루’, 포르투갈의 ‘작은 베네치아’.》〔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윤경 대표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2025. 12. 21.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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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41YWofdY0X4

 

 

 

 

 

포르투갈 여행(35).】《아름다운 운하마을 아베이루’, 포르투갈의 작은 베네치아’.》〔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아베이루, 색이 노래하는 도시.>

 

하늘빛보다 더 맑은 수면이 반짝이는 도시, 아베이루(Aveiro).

대서양과 맞닿은 운하의 도시, '포르투갈의 작은 베니스'라 불리는 곳.

이곳은 바람과 물이 빚어낸 포르투갈의 작은 시()였다.

 

여행지에서 만나는 흐린 하늘은 때로는 불청객처럼 느껴지지만, 오늘 아베이루의 하늘은 달랐다. 햇살이 부족한 대신, 색은 더 또렷해 보였다.

쨍한 햇살 대신 내려앉은 차분한 구름은 알록달록한 이 운하 도시의 색감을 한층 더 깊고 운치 있게 만들어 주었다.

 

<아베이루의 명물, 계란빵을 찾다.>

 

달콤한 향기에 이끌려 들어간 곳은 1856년부터 자리를 지켜왔다는 오래된 빵집, ‘콘페이타리아 페이시뉴(Confeitaria Peixinho)’였다. 'Peixinho'는 포르투갈어로 '작은 물고기'라는 귀여운 뜻을 가지고 있다.

이곳의 명물이라는 '오보스 몰레스(Ovos Moles)'를 몇 상자 샀다.

'부드러운 달걀'이라는 뜻으로, 얇은 웨이퍼(전병) 안에 달걀 노른자와 설탕으로 만든 진한 크림을 채운 아베이루의 대표 특산품이다.

조개와 물고기 모양의 하얀 과자는 마치 아베이루의 바다를 조각해 놓은 듯했다.

한 입 베어 무니 파사삭 부서지는 얇은 피 사이로 진득하고 달콤한 노른자 크림이 입안 가득 퍼졌다.

흐린 날씨가 주는 멜랑꼴리한 기분을 단번에 녹여주는, 기분 좋은 달콤함이었다.

 

<아베이루의 골목을 걷다.>

 

무작정 골목으로 스며들었다.

운하를 따라 늘어선 화려한 몰리세이루(Moliceiro) 배들도 아름다웠지만, 아베이루의 진짜 매력은 골목 사이사이에 숨어 있는 듯했다.

빗물을 머금어 더욱 선명해진 바닥의 물결무늬와 해마 문양의 돌길을 밟으며 걷는 기분이 묘하게 들떴다.

골목마다 자리 잡은 기념품 가게들은 저마다의 아기자기함을 뽐내며 발길을 붙잡았고, 나는 그곳에서 소소한 행복을 여러 개 득템했다.

 

발길을 돌려 마주한 것은 우아한 곡선의 아르누보(Art Nouveau) 건물들이었다.

특히 분홍빛 타일과 섬세한 꽃무늬 장식이 어우러진 건물은 그 자체로 예술 작품 같았다.

흥미로운 건 바닥이었다. 무심코 내려다본 보도블록 위에는 '1913'이라는 연도와 함께 이 건물의 역사를 알려주는 표식이 정성스레 새겨져 있었다.

고개를 들어 건물의 우아함을 눈에 담고, 고개를 숙여 바닥에 새겨진 시간의 흔적을 읽는다.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이 골목의 산책이 더욱 특별해지는 순간이었다.

 

운하 위를 유유히 떠다니는 배들, 다리 위에서 묵묵히 도시를 지키는 동상, 그리고 골목 구석구석 서려 있는 옛이야기들까지.

아베이루는 화려함보다는 은은한 멋으로, 맑은 날보다는 흐린 날의 차분함으로 기억될 아름다운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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