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 여행(37). 몰리세이루에 몸을 싣고.】《포르투갈의 베네치아, 아베이루에서 만난 뜻밖의 흥겨운 리듬.》〔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몰리세이루(Moliceiro)'라 불리는, 길고 화려한 배에 몸을 실었다.
뱃머리는 백조의 목처럼 우아하게 휘어 올라갔고, 뱃머리와 꼬리에는 저마다의 색깔로 익살스럽거나 화려한 그림이 그려져 있는 몰리세이루.
과거 해초(Moliço 몰리수)를 수확해 나르던 배였다고 한다.
배가 육지를 떠나 뭍은 소리를 내며 물길로 미끄러져 들어간다.
운하는 잔잔했고, 바람은 소금기 섞인 바다의 향을 실어왔다.
배가 미끄러지듯 출발하자, 물결은 도시의 그림자를 흔들어 하늘과 건물, 그리고 내 마음을 함께 비추었다.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곤돌라가 낭만적인 정적이라면, 포르투갈 아베이루(Aveiro)의 '몰리세이루(Moliceiro)'는 활기찬 축제였다.
베네치아를 추억하며 오른 이 화려한 배는 나에게 예상치 못한 반전의 즐거움을 선물했다.
잔잔한 수로를 따라 흐르던 평온함은 현지인 여성 가이드의 등장과 함께 유쾌한 파티로 변했다.
그녀는 단순히 배를 젓는 사공이 아니라, 이 물길 위의 지휘자이자 댄서였다.
크리스마스 캐럴에 맞춰 흥을 돋우더니, 갑자기 익숙한 K-POP 리듬이 운하를 채웠다.
강남스타일의 말춤을 추며 온몸으로 환영 인사를 건네는 그녀의 모습에, 국적도 언어도 다른 배 위의 모든 이들이 하나 되어 웃음을 터뜨렸다.
그녀의 쇼맨십은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어디선가 꺼낸 커다란 뿔고동. 그녀가 입을 대자 뱃고동처럼 웅장하고 깊은 소리가 아베이루의 하늘로 퍼져 나갔다.
나에게도 뿔고동을 건네주었지만, 결과는 그저 바람 빠지는 소리뿐.
나의 어설픈 실패가 오히려 사람들에게 더 큰 웃음을 주었으니, 그것으로 족한 즐거움이다.
웃음꽃을 피우며 지나간 곳은 형형색색의 리본이 나부끼는 다리 밑이었다.
연인들의 리본이 잔뜩 묶인 '우정의 다리(Ponte dos Laços)'를 지날 땐, 다리 위를 걷는 사람들과 물길 위를 흐르는 우리가 잠시 시선을 맞추고 손을 흔든다.
그들은 땅의 속도로, 우리는 물의 속도로 각자의 여행을 즐기고 있다.
삶은 결국 이 물결처럼 흘러가지만, 그 안에도 색이 있고, 노래가 있다.
맑은 날씨도, 완벽한 사진도 아니었다.
대신 웃음이 있었고, 리듬이 있었고, 뜻밖의 흥겨움이 있었다.
화려한 배 몰리세이루 위에서, 유머 넘치는 가이드와 함께했던 그 시간.
눈으로 본 풍경보다 가슴으로 느낀 그 유쾌한 리듬이 흥겨움은 아직도 마음 한켠에서 잔잔한 파문처럼 흔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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