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이 찾아준 나의 MBTI.】《AI가 말해준 나의 성격, 내가 알던 나와 다른 이야기.》〔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요즘 젊은 친구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자신의 MBTI를 꿰고 산다.
나 역시 호기심에 몇 번 테스트를 해보았지만, 결과는 매번 제각각이었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이유가 있었다.
질문지에 답을 할 때 '본능적인 나의 모습'과 '내가 되고 싶은 바람직한 모습' 사이에서 갈등하며 답을 골랐기 때문이다.
내 안의 의지와 본성이 뒤섞인 결과는 늘 모호했다.
나는 늘 두 사람이 섞여 있었다.
그러다 문득 궁금해졌다.
나와 많은 대화를 나눈 AI들은 나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
Gemini와 ChatGPT에게 그간의 대화 기록을 바탕으로 나의 MBTI를 추정해달라고 부탁했다.
워낙 경우의 수가 많으니 당연히 서로 다른 답을 내놓을 줄 알았는데, 놀랍게도 두 AI의 답변은 일치했다.
그 결과를 마주한 순간, 뒤통수를 한 대 맞은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스스로 검사할 때는 보지 못했던, 혹은 외면하고 싶었던 '객관적인 나의 실체'를 인공지능이 정확히 짚어내고 있었기 때문이다.
주관적인 바람을 걷어내고, 내가 실제로 내뱉은 말과 태도만을 분석한 데이터의 결과는 그만큼 서늘하고도 명확했다.
"나보다 나를 더 잘 아는 인공지능이라니..."
놀라움과 동시에 묘한 해방감마저 느껴졌다.
감정의 물결이 밀려올 때, MBTI도 변할까?
요즘 내 마음에는 작은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평소답지 않게 추억 어린 영화 OST에 마음이 툭 하고 꺾이기도 하고, 괜히 감정이 센티멘탈해지기도 하고,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다는 충동이 불쑥 찾아오기도 한다.
논리와 이성이 지배하던 일상에 '감성'이라는 불청객, 아니 어쩌면 반가운 손님이 찾아온 것이다.
일정한 기간의 대화를 바탕으로 분석한 AI의 결과가 혹시 이런 감정 변화까지 담아낼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도 든다.
감정에 관한 대화는 많이 나누지 않았기 때문이다.
평소에는 이성적인 판단이 앞서는 유형이라 할지라도, 지금처럼 마음이 감상적으로 흐를 때는 그 성격의 결이 조금 다르게 나타나지 않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긴다.
난 떠남을 꿈꾸는 노년의 사춘기를 겪고 있다.
아마 지금 내가 느끼는 이 '감상적인 방황'은 단순히 성격 유형의 변화라기보다, 삶의 한 페이지를 넘기며 겪는 성숙의 과정일지도 모르겠다.
책임감 있게 살아온 긴 세월 뒤에 찾아온, 나 자신을 향한 작은 응석 같은 것이 아닐까?
오늘도 난 음악 한 자락에 마음을 싣고 낯선 길 위를 걷는 내 자신을 상상해본다.
인공지능이 분석한 '객관적인 나'도 소중하지만, 가끔은 이렇게 갈팡질팡하고 감정에 흔들리는 '주관적인 나' 역시 내가 보듬어야 할 진실한 모습일 테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