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렙수술 후기】《나이가 들면서 가장 고마운 전문가들이 바로 의사선생님들이다.》〔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아직까지 개복수술이나 복강경 수술을 받아본 적은 없다.
3주 전에 홀렙(holep)수술을 받았다.
태어난 이래 받아 본 가장 큰 수술이다.
전립선의 크기는 32그램으로 중증은 아니지만, 전립선비대로 인한 빈뇨와 야간뇨 등으로 불편을 겪었다.
연식이 오래되어 부식되고 기름때가 찌든 차량이 되어버렸다.
언제 녹슨 나사가 빠져나가고 톱니바퀴가 망가질지 모르겠다.
늙고 아프면, 외롭고 서글퍼진다.
의사선생님을 찾아뵙기로 마음 먹었다.
의사 외에는 내 몸에 관심을 가져주지 않기 때문이다.
아프면 곧장 누군가 나를 돌봐준다는 사실을 어릴 적부터 배워왔다.
지극히 인간적인 그런 욕구는 차가운 청진기가 가슴에 닫는 순간 채워지기 시작하고, 의사선생님이 부드러운 손길로 맥을 짚어주기를 갈구한다.
이 상태가 최고조에 이르면 복부에 젤을 바르고 스캐너를 문지르는 초음파검사가 검사가 뒤따르면서, 환상은 막을 내린다.
수술 전 검사를 마치고 수술날짜를 잡았다.
수술 당일 수면마취를 하고 나서 깨어나니 수술이 모두 끝났다고 한다.
위내시경이나 대장내시경을 하고 난 기분이다.
당일 퇴원했다.
수술 후 한달 동안 금주는 물론 복부에 압력을 줄 수 있는 운동을 금지하란다
1달간 운동을 할 수 없어 답답하지만, 삶의 질이 훨씬 나아졌으니 만족스럽다.
나이가 들면서 가장 고마운 전문가들이 바로 ‘의사선생님들’이다.
질병이나 이로 인한 고통을 없애주는 의사들이 한없이 고마울 뿐이다.
육체적 고통을 벗어난 후 느끼는 희열은 표현조차 하기 어렵다.
마치 꽉 끼는 구두를 하루 종일 신고 걷다가 벗었을 때의 그 즐거움이다.
태양왕이라 불리며 절대권력을 누렸던 프랑스의 왕 루이 14세(Louis XIV, 1638-1715)는 치질, 치통, 잇몸염증으로 인한 악취 등으로 고생을 했다.
세조는 피부병인 욕창으로 극심한 고통에 시달렸는데, 조선시대의 역대왕들을 가장 괴롭힌 1순위 질환은 종기였다.
과거 최고의 권력과 재력을 가진 왕들이 억만금을 주고도 절대 받을 수 없은 최고 수준의 의료혜택을 지금의 우리가 누리고 있다.
의사선생님들 덕분이다.
그분들은 그들이 얼마나 숭고하고 거룩한 선행을 하고 있는지 모를 것이다.
사람들의 신체적 고통을 덜어주고 삶의 질을 개선시키는 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