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자리에 누군가 없다면...】《외길로 뻗어 있는 기차레일을 생각해 본다. 이제 지나온 곳으로 다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장인어른, 장모님, 작은 형님과 함께 식사를 했다.
장모님께서 회 종류를 좋아하지 않으셔서 고기집으로 정했다.
집안에서 가장 어르신들이다.
아버님, 어머님은 벌써 여든 중반이시고, 나와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형님은 일흔이 넘으셨다.
이런 자리를 꾸준히 갖고 있지만, 10년이나 20년 후에 이 자리에 누군가 없다는 생각이 미치는 순간 울컥한다.
나 역시 집안의 가장이지만, 3분의 존재만으로도 아직은 크게 의지가 되고 든든하다.
예전에는 장인어른과 장모님을 모시고 여러 차례 해외여행을 다녀 왔다.
이집트, 일본, 중국, 캄보디아, 마카오, 태국 등 말이다.
지금은 장모님의 무릎관절이 좋지 않아서 해외여행은 무리다.
그저 좋은 추억으로만 남았다.
식사 후 아버님이 종업원에게 부탁해 찍은 사진을 카톡으로 보내주셨다.
작은 형님도 옛 생각이 나셨는지, 오래 전 형수님과 찍었던 사진을 보내주셨다.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 사진이다. (큰 형님은 10여년 전 돌아가셨다.)
추억은 항상 아름답다.
우리의 뇌는 과거의 고통스런 순간은 지워버리고, 즐겁고 행복한 순간만을 기억해내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수록 추억을 회상하는 시간이 많아진다고 한다.
우리 인생처럼 외길로 뻗어 있는 기차레일을 생각해 본다.
이제 지나온 곳으로 다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갈 수 없지만, 예전의 추억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따뜻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