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윤경/수필

【이어령 박사의 “눈물 한 방울”】《그 누구도, 그 어떤 책도 나에게 나이든다는 것이 이런 것이라는 것을 알려주지 않았다.》〔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윤경 대표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2022. 8. 10.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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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령 박사의 “눈물 한 방울”】《그 누구도, 그 어떤 책도 나에게 나이든다는 것이 이런 것이라는 것을 알려주지 않았다.》〔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현재 내 삶의 환경이 예전과 달라진 것은 전혀 없다.
그래서 내 말년의 삶도 중년의 40대, 50대와 동일할 것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전혀 아니다.

그저 나이가 들어 노년이 되었을 뿐인데도, 그 자체만으로 모든 것이 달라지는 것을 절실하게 느낀다.
그 동안 내가 썼던 글들의 내용이나 내 인생을 정립하는데 지주가 되었던 삶의 철학 중 상당 부분이 노년의 삶에 들어맞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다.
말년에는 늙어가는 나이에 걸맞는 새로운 인생관이 필요한 것이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수많은 책을 읽고, 그 많은 경험을 하고, 수천권의 책을 읽었지만, 그 누구도 그 어떤 책도 나에게 나이든다는 것이 이런 것이라는 것을 알려주지 않았다.

암 투병 중인 노(老)학자가 마루에 쪼그려 앉아 발톱을 깎다가 눈물 한 방울을 툭, 떨어뜨렸다.
멍들고 이지러져 사라지다시피 한 새끼발톱, 그 가여운 발가락을 보고 있자니 회한이 밀려왔다.
“이 무겁고 미련한 몸뚱이를 짊어지고 80년을 달려오느라 니가 얼마나 힘들었느냐. 나는 왜 이제야 너의 존재를 발견한 것이냐.”
예전에 조선일보에서 본 이어령 교수의 인터뷰 내용이다.

오늘 이어령 박사가 쓴 “눈물 한 방울”이란 책을 읽었다.
2022년 2월 26일 별세한 저자는 2017년 간암 판정을 받았다.
위 책은 저자가 2019년 10월부터 영면에 들기 한 달 전인 2022년 1월까지 생명과 죽음에 관하여 성찰하면서 손그림과 친필로 쓴 노트의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후반부를 읽어나가면서 나도 모르게 흘러내리는 눈물 방울이 책 위로 뚝뚝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