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정보/임대차소송

【판례<임대주택법이 적용되는 임대주택에서 임대차계약 갱신거절 등 사유, 과거의 법률관계에 대한 확인의 이익, 선택적 병합>】《공공임대주택의 임차인이 부득이한 사정으로 주택을 ..

윤경 대표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2023. 8. 30. 01:30
728x90

【판<임대주택법이 적용되는 임대주택에서 임대차계약 갱신거절 등 사유, 과거의 법률관계에 대한 확인의 이익, 선택적 병합>】《공공임대주택의 임차인이 부득이한 사정으로 주택을 취득한 경우 통보일로부터 6개월 전 계약 만료시 갱신거절 가부(소극) 및 통보일로부터 6개월이 지난 후 계약해지 가부(적극)>(대법원 2022. 2. 10. 선고 2019227732 판결)》〔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1. 판결의 요지 : [공공임대주택의 임차인이 임대차계약기간 중 혼인으로 인하여 다른 주택을 소유하게 되어 LH공사가 갱신거절의 의사표시를 하자 임차인이 그 무효확인을 구한 사안]

 

판시사항

 

[1] 과거의 법률관계가 확인의 소의 대상이 될 수 있는지 여부(소극)

 

[2] 구 공공주택 특별법 시행령 제47조 제2항 제4()목에서 정한 통보받은 날부터 6개월의 성질(=임차인 보호를 위해 특별히 부여한 법정유예기간) / 임차인이 계약기간 만료일 전 6개월 이내에 위 통보를 받아 해당 주택의 처분 여부가 확정되지 않은 채로 계약기간 만료일이 도래하였으나 유예기간이 남아 있는 경우, 공공주택사업자가 통보한 사유로 임대차계약 갱신을 거절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 임대차계약이 갱신된 이후라도 기존 통보를 받은 날부터 6개월이 지난 시점에 임차인이 해당 주택을 처분하지 않은 경우, 공공주택사업자가 임대차계약을 해제·해지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판결요지

 

[1] 확인의 소는 원칙적으로 분쟁의 당사자 사이에 현재의 권리 또는 법률관계에 관하여 확정할 이익이 있는 경우에 허용되고 과거의 법률관계는 확인의 소의 대상이 될 수 없다.

 

[2] 공공주택 특별법 제49조의3 1항은 공공주택사업자는 임차인이 다음 각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임대차계약을 해제 또는 해지하거나 재계약을 거절할 수 있다.”라고 정하면서 그 제7호로 공공임대주택을 고의로 파손·멸실하는 등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우를 들고 있다. 그 위임에 따라 구 공공주택 특별법 시행령(2018. 2. 27. 대통령령 제2868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시행령이라 한다) 47조 제2항 제4호는 공공임대주택을 고의로 파손·멸실하는 등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우로서 공공임대주택의 임대차계약 기간 중 다른 주택을 소유하게 된 경우. 다만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는 제외한다.’고 정하면서 그 ()목에서 상속·판결 또는 혼인 등 그 밖의 부득이한 사유로 다른 주택을 소유하게 된 경우로서 임대차계약이 해제·해지되거나 재계약이 거절될 수 있다는 내용을 통보받은 날부터 6개월 이내에 해당 주택을 처분하는 경우를 들고 있다.

 

위와 같은 규정의 문언과 취지에 비추어 보면, 구 시행령 제47조 제2항 제4()목에서 정한 통보받은 날부터 6개월의 기간은 임차인을 보호하기 위해 특별히 부여한 법정유예기간에 해당한다. 따라서 임차인이 계약기간 만료일 전 6개월 이내에 위 통보를 받아 해당 주택의 처분 여부가 확정되지 않은 채로 계약기간 만료일이 도래해도 유예기간이 남아 있는 경우에는 공공주택사업자는 그 사유로 임대차계약 갱신을 거절할 수 없다. 다만 임대차계약이 갱신된 이후라도 기존 통보를 받은 날부터 6개월이 지난 시점에도 여전히 임차인이 해당 주택을 처분하지 않은 경우에는 공공주택사업자는 임대차계약을 해제·해지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2. 사안의 개요 및 쟁점

 

. 사실관계

 

원고는 피고로부터 공동주택을 임차하기로 하는 이 사건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고, 17. 8. 31. 임대차기간이 만료할 예정이었는데, 임대차기간 중 유주택자와 혼인하였다.

 

피고는 임대차기간 만료를 앞둔 17. 7. 28. 원고에게 유주택자이므로 이 사건 임대차계약의 갱신이 불가능하고, 17. 8. 31. 임대차가 종료되며, 종료일로부터 6개월 내에 주택을 처분하면 갱신이 가능하다는 내용으로 통지하였다.

 

원고는 위 통지를 받고 나서도 주택을 처분하지 않았다.

 

원고는 이 사건 소를 제기하여, 선택적으로 (1) 2017. 8. 31.자 계약해지의 무효확인 또는 (2) 2017. 7. 28.자 갱신거절 의사표시의 무효확인을 구하였다.

 

피고는 임대차를 해지한다는 내용이 담긴 준비서면을 제출하였고, 그 사유는 원고가 6개월의 유예기간이 지나도록 주택을 처분하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원심은, 이 사건 소에 확인의 이익이 있다고 보아 본안판단으로 나아간 후, 2017. 8. 31.자 계약해지와 2017. 7. 28.자 갱신거절 의사표시 모두 유효하다고 보아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였다.

 

대법원은 원심을 파기하고 이 사건 소를 직권으로 각하하면서, “‘통보 후 6개월이라는 공공주택 특별법상의 유예기간이 경과하기 전이라면 임대차기간이 만료하였더라도 유주택자라는 이유로 갱신을 거절할 수 없고, 다만 위 유예기간이 경과할 때까지도 유주택자라면 그 때 임대차계약을 해제ㆍ해지할 수 있다. 이 사건 임대차계약은 일단 2017. 8. 31. 갱신되었으나, 피고의 준비서면 제출로써 이 사건 임대차계약이 해지되었다. 따라서 이 사건 소는 과거의 법률관계에 대한 확인을 구하는 것으로서 확인의 이익이 없다.”는 취지로 판시하였다.

 

. 쟁점

 

이 사건의 쟁점은, 확인의 소의 대상적격, 임차인이 계약기간 만료일 전 6개월 이내에 구공공주택 특별법 시행령(2018. 2. 9. 대통령령 제28630호로 일부 개정되기 전의 것) 47조 제2항 제4호 가목에서 정한 통보를 받아 해당 주택의 처분 여부가 확정되지 않은 채로 계약기간 만료일이 도래해도 유예기간이 남아있는 경우에 공공주택사업자가 그 사유로 임대차계약 갱신을 거절할 수 있는지(소극), 임대차계약이 갱신된 이후라도 위 통보를 받은 날부터 6개월이 지난 시점에도 여전히 임차인이 해당 주택을 처분하지 않은 경우에는 공공주택사업자는 임대차계약을 해제해지할 수 있는지(적극) 여부이다.

 

확인의 소는 원칙적으로 분쟁의 당사자 사이에 현재의 권리 또는 법률관계에 관하여 확정할 이익이 있는 경우에 허용되고 과거의 법률관계는 확인의 소의 대상이 될 수 없다(대법원 1996. 5. 10. 선고 9435565, 35572 판결 등 참조).

 

⑶ 「공공주택 특별법49조의3 1항은 공공주택사업자는 임차인이 다음 각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임대차계약을 해제 또는 해지하거나 재계약을 거절할 수 있다.’고 정하면서 그 제7호로 공공임대주택을 고의로 파손ㆍ멸실하는 등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우를 들고 있다. 그 위임에 따라 구공공주택 특별법 시행령(2018. 2. 9. 대통령령 제28630호로 일부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시행령이라 한다) 47조 제2항 제4호는 공공임대주택을 고의로 파손ㆍ멸실하는 등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우로서 공공임대주택의 임대차계약 기간 중 다른 주택을 소유하게 된 경우. 다만,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는 제외한다.‘고 정하면서 그 가목에서 상속ㆍ판결 또는 혼인 등 그 밖의 부득이한 사유로 다른 주택을 소유하게 된 경우로서 임대차계약이 해제ㆍ해지되거나 재계약이 거절될 수 있다는 내용을 통보받은 날부터 6개월 이내에 해당 주택을 처분하는 경우를 들고 있다. 위와 같은 규정의 문언과 취지에 비추어 보면, 구 시행령 제47조 제2항 제4호 가목에서 정한 통보받은 날부터 6개월의 기간은 임차인을 보호하기 위해 특별히 부여한 법정유예기간에 해당한다. 따라서 임차인이 계약기간 만료일 전 6개월 이내에 위 통보를 받아 해당 주택의 처분 여부가 확정되지 않은 채로 계약기간 만료일이 도래해도 유예기간이 남아있는 경우에는 공공주택사업자는 그 사유로 임대차계약 갱신을 거절할 수 없다. 다만 임대차계약이 갱신된 이후라도 기존 통보를 받은 날부터 6개월이 지난 시점에도 여전히 임차인이 해당 주택을 처분하지 않은 경우에는 공공주택사업자는 임대차계약을 해제해지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원심은, 공공임대주택의 임차인이 임대차계약기간 중 혼인으로 인하여 다른 주택을 소유하게 되었으나 구 공공주택 특별법 시행령 제47조 제2항 제4호 가목에서 정한 통보일로부터 6개월이 이내에 기간만료가 되는 경우에는 6개월이 지나기 전이라도 갱신거절을 할 수 있다고 보아, 갱신거절 의사표시 등의 무효확인을 구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다.

 

대법원은 계약기간 만료일 전 6개월 이내에 위 법령상의 통보를 받아 해당 주택의 처분 여부가 확정되지 않은 채로 계약기간 만료일이 도래해도 유예기간이 남아있는 경우에는 임대차계약 갱신을 거절할 수 없다고 보면서도, 기존 통보를 받은 날부터 6개월이 지난 시점에도 여전히 임차인이 해당 주택을 처분하지 않을 경우 공공주택사업자는 임대차계약을 해제해지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따라 임차인이 주택을 계속 처분하지 않았음이 명백하고 이를 이유로 다시 적법하게 해지가 이루어진 이상, 과거에 있었던 갱신계약 거절의 의사표시 등의 무효확인을 구하는 것은 확인의 소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보아 이를 각하하였다.

 

3. 임대주택법이 적용되는 임대주택에서 임대차계약 갱신거절 등 사유

 

. 임대주택의 매각제한과 임대보장

 

임대주택법이 적용되는 임대주택의 경우 임대의무기간 동안에는 매각이 제한되므로, 임대인은 임대의무기간 동안, 그리고 임대의무기간이 경과한 이후 계속 임대를 원하여 그 임대주택을 임대하는 동안에는 임차인이 임대차계약의 갱신을 원하는 한 임대차계약을 해제, 해지하거나(다만 뒤에서는 보는 바와 같이 임차인의 의무위반을 이유로 임대차계약을 해지할 수 있음은 당연하다) 또는 갱신거절 할 수 없음이 원칙이다.

 

다만 임대의무기간이 경과된 이후에는 임대인이 분양을 희망하는 경우 임차인의 우선분양권만 보장한다면 임차인의 임대차계약 갱신요청을 거절할 수 있으므로, 임차인이 당해 임대주택에 대한 분양계약의 체결을 거절하는 경우에는 임대인은 당해 임대주택을 다른 사람에게 분양하기 위하여 그 임대차계약을 해지할 수 있게 된다.

 

. 임대인의 임대차계약 갱신거절 등 사유

 

구 임대주택건설촉진법 시행 당시

 

임대주택법이 적용되는 임대주택에서 임대인이 임대차계약을 해제, 해지하거나 갱신을 거절할 수 있는 사유에 관하여 구 임대주택건설촉진법이 시행되던 때의 판례는, " 임대주택건설촉진법시행규칙 제9조에 의하면 임차인이 그 1 내지 6호의 1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임대인은 당해 임대계약을 해지하거나 임대계약의 갱신을 거절할 수 있다고 규정되어 있으므로, 임대주택건설촉진법의 적용을 받는 임대주택은 그 중의 하나에 해당하는 사유가 있는 경우라야 임대인이 그 임대계약을 해지하거나 임대계약의 갱신을 거절할 수 있고, 그렇지 아니한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임차인이 임대차계약의 갱신을 원하는 때에는 임대인은 임대계약의 갱신을 거절할 수 없고, 당해 임대차계약은 갱신되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라고 판시하고 있으므로(대법원 1994. 1. 11. 선고 9327161 판결, 대법원 2001. 12. 27. 선고 200128442, 28459(병합), 28466(병합), 28473(병합) 판결),임대차기간 만료 전 6월부터 1월까지 사이의 갱신거절 통지 등으로 임대차관계를 종료시킬 수 있다는 주택임대차보호법상의 임대차계약 갱신거절에 관한 법리가 적용될 여지는 없었다.

 

구 임대주택법 시행 당시

 

구 임대주택건설촉진법을 대체하여 1993. 12. 27. 전문개정 된 후 2008. 3. 21. 법률 제8966호로 전부개정되기 전까지 시행된 구 임대주택법, 동 시행령 및 시행규칙은 위와 같은 해제, 해지 또는 갱신거절제한 규정을 두지 않고 있었으나, 임대주택에 대한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고자 하는 자는 국토해양부령이 정하는 표준임대차계약서를 사용하여야 하고( 구 임대주택법 제18조 제1), 임대사업자와 임차인은 표준임대차계약서를 사용하여 체결된 임대차계약을 준수하여야 하는바( 구 임대주택법 제18조 제3), 이러한 규정에 따라 제정된 표준임대차계약서는 제10항에서 구 임대주택건설촉진법 제9조와 같은 내용을 규정하고 있었다.

 

따라서 구 임대주택법 하에서도 당사자 간에 체결된 임대차계약에 따라 최소한 구 임대주택건설촉진법 시행 당시와 같은 수준의 해제, 해지 또는 갱신거절 제한이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구 임대주택법 시행 당시의 판례는 "임대주택법의 적용을 받는 임대인이 임대계약을 해지하지 못하거나 임차인의 임대계약의 갱신을 거절할 수 없는 것은 임대주택이 분양제한기간 내에 있거나 임대인이 임대주택의 분양제한기간이 만료되었음에도 임대주택을 분양하지 아니하고 계속하여 임대하는 것을 희망하는 경우에 한한다 할 것이고, 임대인이 임대주택의 분양을 희망하는 경우에 있어서는 그 분양제한기간이 만료되고 임차인의 우선애분양권만 보장한다면 임차인의 임대계약의 갱신을 거절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하고, 임차인이 당해 임대주택에 대한 분양계약의 체결을 거절하는 경우에는 임대인은 당해 임대주택을 다른 사람에게 분양하기 위하여 그 임대차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상당하다"고 판시하고 있는바(대법원 1999. 6. 25. 선고 996708, 6715 판결), 이는 임대주택법의 적용을 받는 임대인은 임대차계약을 임의로 해지하거나 갱신거절하지 못함을 당연히 전제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그 후 선고된 대법원 2005. 4. 29. 선고 20058002 판결은 " 임대주택법 제18조 제1, 3항에 의하면 임대주택에 대한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고자 하는 자는 건설교통부령이 정하는 표준임대차계약서를 사용하여야 하고, 임대사업자와 임차인은 위 표준임대차계약서를 사용하여 체결된 임대차계약을 준수하여야 하는바, 위 조항에 따라 제정된 표준임대차계약서(법 시행규칙 제8, 서식 제10) 10조 제1항은 임차인이 같은 항 각 호 중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였을 경우에는 임대인은 당해 임대계약을 해지하거나 임대계약의 갱신을 거절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임대주택법의 적용을 받는 임대주택에 관해서는 위 표준임대차계약서 제10조 제1항 각호 중 하나에 해당하는 사유가 있는 경우라야 임대인이 그 임대차계약을 해지하거나 임대계약의 갱신을 거절할 수 있고, 그렇지 아니한 경우에는 임차인이 임대차계약의 갱신을 원하는 이상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임대인이 임대차계약의 갱신을 거절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한다"라고 함으로써 이러한 취지를 명확히 하였다(대법원 2005. 7. 22. 선고 200445998 판결, 대법원 2005. 7. 22. 선고 200510302 판결, 대법원 2005. 7. 28. 선고 200445967 판결이 모두 같은 취지이다).

 

다만 최근의 판례 중, 대법원 2002. 6. 28. 선고 200223482 판결은 국민주택관리기금의 지원을 받아 건축된 임대주택의 임대인인 원고가 각 5%씩 인상된 임대차보증금과 차임을 납부하지 않은 임차인인 피고에게 인상된 임대차보증금 및 차임을 남부한 후 새로운 임대차계약을 체결하되 만약 이를 납부하지 아니하면 임대차계약을 해지하고 임대주택에 대한 명도절차를 진행하겠다고 통지한 사안에서, "통지의 문언 및 원고가 그와 같은 통지를 하게 된 동기와 경위, 위 통지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목적, 그리고 이 사건 아파트 임대차계약의 해지 및 명도절차 착수는 피고와의 위 아파트 임대차계약의 갱신을 하지 아니함을 전제로 한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위 통지는 기존의 임대차계약 기간 중의 계약해지를 의미하는 외에 장차 이 사건 아파트에 대한 기존의 임대차계약상의 임대차보증금과 차임을 인상하는 것으로 그 계약조건을 변경하지 않으면 계약을 갱신하지 않겠다는 의사표시까지 포함된 것으로 해석하여야 할 것이고,한편, 주택임대차보호법 제7조에서 '약정한 차임 또는 보증금이 임차주택에 관한 조세 공과금 기타 부담의 증감이나 경제사정의 변동으로 인하여 상당하지 아니하게 된 때에는 당사자는 장래에 대하여 그 증감을 청구할 수 있다. 그러나 증액의 경우에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기준에 따른 비율을 초과하지 못한다.'고 정하고 있기는 하나, 위 규정은 임대차계약의 존속 중 당사자 일방이 약정한 차임 등의 증감을 청구한 때에 한하여 적용되고, 임대차계약이 종료된 후 재계약을 하거나 또는 임대차계약 종료 전이라도 당사자의 합의로 차임 등이 증액된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할 것이므로, 위 통지 당시 그 임대차보증금 및 차임 인상분의 적정 여부는 원고의 이 사건 임대차계약 갱신거절의 의사표시 효력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할 것이다."라고 판시하면서, 일방적인 임대차보증금 및 차임 인상에 따르지 않았다고 하여 임대차계약을 해지할 수 없고, 인상된 임대차보증금 및 차임을 납부하지 않으면 계약갱신을 거절하겠다는 일방적인 통지도 효력이 없다고 하여 원고의 건물명도청구를 기각한 원심판결을 파기하였다. 그 후 선고된 대법원 2003. 3. 28. 선고 200271337 판결도 동일한 원고가 다른 임차인을 상대로 한 건물명도 소송에서 같은 취지의 판단을 하고 있다.

 

위 판결은 공공임대주택의 경우에도 주택임대차보호법이 정한 갱신거절통지기간 내에 갱신거절의 통지를 하였다면 임차인이 계약갱신의 의사를 가지고 있더라도 기간만료로 임대차계약이 종료된다는 취지라고 볼 여지가 있어 위 대법원 20058002 판결 등과 배치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위 대법원 200223482 판결은 임대사업자와 임차인 사이에 체결된 임대주택에 대한 임대차계약이 구 임대주택법 제16, 18, 법 시행령 제14조에 위반되었다고 하더라도 그 사법적 효력까지 부인할 수는 없다는 판례(대법원 2000. 10. 10. 선고 200032055, 32062 판결) 및 주택임대차보호법 제7(차임 등의 증감청구권)의 규정은 임대차계약의 존속 중 당사자 일방이 약정한 차임 등의 증감을 청구한 때에 한하여 적용되고, 임대차계약이 종료된 후 재계약을 하거나 임대차계약 종료 전이라도 당사자의 합의로 차입 등의 증액된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판례(대법원 1993. 12. 7. 선고 9330532 판결)를 근거로, 임대사업자의 임대보증금 및 월 차임 인상이 기존의 임대차계약 기간 동안에는 적법하지 않더라도 임대기간 종료 후 새로운 임대차계약을 체결하는 경우에는 사법상 유효하고, 임대사업자가 종전 임대보증금 등의 계약조건을 변경하지 않으면 임대차계약을 갱신하지 않겠다는 의사표시를 한 이상 임차인이 이에 부합하는 임대보증금 등을 지급하지 않았다면 임대차계약은 갱신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함을 전제로 하고 있을 뿐, 임차인이 임대차계약의 갱신을 원하는 경우 표준임대차계약서 제10조 제1항 각 호가 정한 사유가 없는 한 임대인이 임대차계약의 갱신을 거절할 수 없다는 판례까지 염두에 두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위 대법원 200223482 판결은 임차인인 피고가 인상된 임대차보증금 및 월 차임에 관한 부당이득반환청구소송을 제기하여 승소판결까지 받음으로써 변경된 조건으로는 임대차계약을 갱신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명백히 한 사안에 관한 것이어서, 임대주택법이 적용되는 임대주택에서 임차인이 임대차계약의 갱신을 원하는 경우라도, 임대인이 임대차보증금 등을 인상하는 것으로 임대차계약 내용을 변경하지 않으면 계약을 갱신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주택임대차보호법이 정한 기간 내에 표시하였음에도 임차인이 이에 따르지 않았다면 임대차계약이 묵시적으로 갱신되었다고 할 수 없다는 점까지 명시한 것은 아니라고 봄이 상당하므로, 위 대법원 20058002 판결 등과 배치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현행 임대주택법 시행 이후

 

현행 임대주택법은 '임대사업자는 해당 임대주택에 거주 중인 임차인이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임대주택을 임대받는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항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임대차계약을 해제 또는 해지하거나 임대차계약의 갱신을 거절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법 제27조 제1), 그 사유로 앞서 본 표준임대차계약서 제10항의 임대차계약 해제, 해지 또는 갱신거절 사유와 동일한 사유를 규정함으로써(법 시행령 제26조 제1), 임대주택법의 적용을 받는 임대주택에서 임대차계약의 해제, 해지 또는 갱신거절 사유에 관한 논란을 상당부분 입법적으로 해결하였다. 이러한 사유가 제한적으로 열거된 것이라고 해석함이 타당하다. 다만 임차인이 임대차계약의 갱신을 거절하였다면 위와 같은 해제, 해지 또는 갱신거절의 제한이 적용될 여지가 없음은 당연하다(대법원 1997. 6. 13. 선고 973606 판결).

 

4. 공공임대주택의 임차인이 부득이한 사정으로 주택을 취득한 경우의 법정유예기간 6개월의 의미 [이하 판례공보스터디 민사판례해설, 홍승면 P.1659-1662 참조]

 

. 관련 규정

 

공공주택 특별법 제49조의3(재계약 거절 등)

공공주택사업자는 임차인이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임대차계약을 해제 또는 해지하거나 재계약을 거절할 수 있다.

7. 공공임대주택을 고의로 파손·멸실하는 등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우

 

공공주택 특별법 시행령 제47(재계약의 거절)

법 제49조의31항제7호에서 공공임대주택을 고의로 파손·멸실하는 등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우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를 말한다.

4. 공공임대주택(전용면적이 85제곱미터를 초과하는 주택은 제외한다. 이하 이 호에서 같다)의 임대차계약 기간 중 다른 주택을 소유하게 된 경우. 다만,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는 제외한다.

. 상속·판결 또는 혼인 등 그 밖의 부득이한 사유로 다른 주택을 소유하게 된 경우로서 임대차계약이 해제·해지되거나 재계약이 거절될 수 있다는 내용을 통보받은 날부터 6개월 이내에 해당 주택을 처분하는 경우. (후략)

 

. 위 규정의 취지

 

공공임대주택의 임차인이 임대차기간 중 주택을 취득하면 임대차계약의 해제ㆍ해지 또는 재계약 거절 사유가 된다(공공주택 특별법 제49조의3 1항 제7, 시행령 제47조 제2항 제4호 본문).

 

다만 부득이한 사유(상속, 판결, 혼인 등)로 취득한 경우에는, 임대차계약이 해제ㆍ해지되거나 재계약이 거절될 수 있음을 통보받은 날로부터 6개월이 지나도록 주택을 처분하지 않아야 한다(시행령 제47조 제2항 제4호 단서 및 가목).

 

대상판결은 위 통보 후 6개월이 임차인 보호를 위하여 특별히 부여된 법정유예기간이라고 하여, 6개월이 경과하여야만 갱신거절 또는 해제ㆍ해지가 가능하다고 보았다.

 

대상판결에 의하면, 경우의 수는 다음과 같다.

 

임대차기간 만료 전 6개월이 되기 전에 통보

 

임대차기간 만료 당시에는 통보 후 6개월이 지났으므로 재계약 거절이 가능하다.

 

임대차기간 만료 전 6개월이 지나고 나서 통보

 

임대차기간 만료 당시에는 통보 후 6개월이 지나지 않았으므로 재계약을 거절할 수 없고, 임대차는 갱신된다.

다만 통보 후 6개월이 지난 시점에 갱신된 임대차계약에 대한 해제ㆍ해지권이 발생하다.

 

대상판결의 경우

 

대상판결 사안에서는 피고가 임대차기간 만료 전 6개월이 지난 후에 원고에게 통보하였다. 이 사건 임대차계약은 2017. 8. 31. 일단 갱신된다.

 

다만 통보 후 6개월(18. 1. 28.)이 지난 후에도 원고가 끝내 주택을 처분하지 않았으므로, 피고는 해제ㆍ해지할 수 있다.

 

5. 확인의 이익과 소송계속 중 후속조치 [이하 판례공보스터디 민사판례해설, 홍승면 P.1659-1662 참조]

 

. 현재의 권리 또는 법률관계에 관한 것이어야만 확인의 이익이 있음

 

과거의 법률관계에 대한 확인을 구하는 것은 확인의 이익이 없다.

대법원 1996. 5. 10. 선고 9435565, 35572 판결 : 확인의 소는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분쟁의 당사자간에 현재의 권리 또는 법률관계에 관하여 즉시 확정할 이익이 있는 경우에 허용될 뿐 일반적으로 과거의 법률관계는 확인의 소의 대상이 될 수 없으므로, 과거의 특정 시점을 기준으로 한 채무부존재 확인 청구는 과거의 법률관계의 확인을 구하는 것에 불과하여 확인의 이익을 인정할 수 없다.

 

과거의 법률관계에 대한 확인의 이익이 인정되는 경우

 

과거의 법률관계의 존재확인은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는다.

 

그러나 과거의 법률관계라고 할지라도 현재의 권리 또는 법률상 지위에 영향을 미치고 있고 현재의 권리 또는 법률상 지위에 대한 위험이나 불안을 제거하기 위하여 그 법률관계에 관한 확인판결을 받는 것이 유효적절한 수단이라고 인정될 때에는 그 법률관계의 확인소송은 즉시확정의 이익이 있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1991. 6. 25. 선고 911134 판결).

 

예컨대, 매매계약무효확인의 소는 단순히 과거의 법률행위인 매매계약무효확인을 구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현재 매매계약에 기한 채권채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확인을 구하는 취지로 해석되어 확인의 이익이 긍정된다(대법원 1966. 3. 15. 선고 6617 판결 참조).

 

주식양도양수계약의 부존재 또는 무효확인을 구하는 소도 마찬가지이다(대법원 1987. 7. 7. 선고 86다카2675 판결).

 

사실혼관계에 있었던 당사자 일방이 사망하였더라도, 현재적 또는 잠재적 법적 분쟁을 일거에 해결하는 유효 적절한 수단이 될 수 있는 한 그 사실혼관계존부확인청구에는 확인의 이익이 인정된다(대법원 1995. 3. 28. 선고 941447 판결).

 

대학의 교수나 계약직 공무원의 임용기간 만료와 확인소송

 

3년의 기간을 정하여 사립대학의 조교수로 임용된 원고에 대하여 해임처분이 있은 후 임용기간이 만료되어 더 이상 그 신분회복이 불가능하게 되었다 하더라도, 법령에 의하면 원고는 해임처분으로 말미암아 3년간 공직 또는 교원으로 임용될 수 없는 결격자로 취급되고, 그 결격기간이 경과한 뒤라도 징계해임처분을 받은 전력은 공직 또는 교원으로 임용되는 데에 있어서 불이익한 장애사유로 작용할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으므로, 원고로서는 공직이나 교원으로 임용될 수 있는 법률상 지위에 대한 위험이나 불안을 제거하기 위하여 해임처분의 무효확인을 구할 이익이 있다(911134 판결).

 

이에 반하여 지방자치단체와 채용계약에 의하여 채용된 계약직공무원이 계약기간 만료 이전에 무효인 채용계약 해지로 인하여 불이익을 받은 후 그 계약기간이 만료된 때에는 당연히 공무원의 신분을 상실하고, 또 기간을 정하여 임용된 사립학교 교원이 임용기간 만료 이전에 무효인 직위해제면직처분으로 불이익 처분을 받은 후 그 임용기간이 만료된 때에도 당연히 교원의 신분을 상실하므로, 그 채용계약 해지 또는 직위해제면직처분에 대한 무효확인청구는 모두 과거의 법률관계의 확인청구에 지나지 않고, 이러한 채용계약 해지나 직위해제면직처분으로 법률상의 이익이 침해되었다고 할 수 없고 또 침해된 급료 지급이나 명예 회복은 이행청구의 직접적인 권리구제 방법이 있는 이상, 무효확인소송은 적절한 권리구제수단이라 할 수 없어 확인의 이익이 없다(대법원 2000. 5. 18. 선고 95재다199 전원합의체 판결, 2002. 11. 26. 선고 20021496 판결).

 

다만, 기간제로 임용되어 임용기간이 만료된 국공립대학의 조교수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재임용 여부에 관하여 합리적인 기준에 의한 공정한 심사를 요구할 법규상 또는 조리상 신청권을 가지므로, 그에 대한 재임용거부 취지로 한 임용기간만료의 통지는 행정소송의 대상이 되는 처분에 해당한다(대법원 2004. 4. 22. 선고 20007735 전원합의체 판결).

 

실무상 과거의 특정 시점에 이루어진 행위가 무효라는 확인을 구한다는 청구취지가 많으나, 이는 표현만 다를 뿐 현재의 법률관계에 대한 확인을 구하는 것이다.

 

이는 과거에 이루어진 행위에 따른 법률효과가 현재 부존재한다는 확인을 구한다는 의미이므로 현재의 법률관계에 대한 확인을 구하는 것으로서 확인의 이익이 있다. 예외적으로 소의 이익이 인정되는 것이 아니고, 원칙적인 형태인 것이다.

 

대상판결의 청구취지 또한, ‘2017. 8. 31.계약해지 또는 ‘2017. 7. 28.갱신거절 의사표시가 무효이므로 현재이 사건 임대차계약은 유효하다는 확인을 구하는 것이다.

 

. 소송계속 중 피고가 후속조치(추인 등)를 한 경우

 

실무상 확인소송의 계속 중 피고가, 다툼이 되는 법률관계를 유효로 만들기 위한 후속조치를 하는 경우가 많다.

 

대상판결의 사안에서도, 피고가 소송계속 중 준비서면의 제출로써 이 사건 임대차계약을 해지한다는 의사표시를 새로 하였다.

 

이사선임결의 무효확인 소송의 경우에도, 소송계속 중에 추인결의를 하여 다툼이 되는 결의에 효력을 부여하려는 경우가 많다.

그러면 원고는 후속조치의 무효 확인을 구하는 청구를 추가적으로 병합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때 후속조치의 유효 여부에 따라, 당초 행위에 대한 확인의 이익이 달라진다.

 

후속조치도 무효라면, 당초 행위의 효력은 여전히 현재의 법률관계에 영향을 미치므로 확인의 이익이 있다.

 

후속조치가 유효라면, 현재의 법률관계는 후속조치에 따라 좌우될 뿐 당초 행위는 영향을 미치지 못하므로, 당초 행위의 무효 확인은 확인의 이익이 없다.

 

결론적으로 (당초 행위가 무효인 경우) 후속조치의 유효 여부에 따라 결론은 둘 중 하나로 귀결된다.

 

후속조치가 무효인 경우 : ‘당초 행위 청구인용 + 후속조치 청구인용

 

후속조치가 유효인 경우 : ‘당초 행위 소각하 + 후속조치 청구기각

 

대상판결 사안에서는 원고가 주택을 처분하지 않았으므로, 피고는 준비서면의 제출로써 이 사건 임대차계약을 적법하게 해지하였다.

소송계속 중 해지권 행사라는 피고의 후속조치가 유효하였으므로, 당초 행위의 무효확인을 구하는 이 사건 소는 확인의 이익이 없다.

 

6. 선택적 병합에서의 청구취지

 

. 선택적 병합의 의의와 요건

 

선택적 병합과 후술하는 예비적 병합은 단순병합과 달리 하나의 소로서 관련성 있는 여러 개의 청구를 불가분적으로 결합한 병합의 형태이다.

선택적 병합과 예비적 병합은 모두 관련성 있는 여러 개의 청구를 하나의 소송에 결합하여 소송경제를 도모하고, 하나의 분쟁에 관한 판결이 서로 저촉되는 것과 같은 불합리를 피하자는 데에 그 목적이 있다.

 

선택적 병합이란 원고가 병합된 여러 개의 청구 가운데 어느 하나가 인용되면 소송의 목적을 달성하기 때문에 나머지 다른 청구에 대해서는 심판을 바라지 않는 형태의 병합을 말한다.

따라서 선택적 병합은 양립할 수 있는 여러 개의 실체상의 청구권이나 형성권에 기하여 동일한 청구취지의 이행이나 형성을 구하는 것이 보통이나, 그 청구취지를 달리 할 수도 있다.

전자의 예로는 소유권과 점유권에 터잡아 동일한 물건의 인도를 청구하거나 또는 여러 개의 이혼원인(부정, 악의의 유기 등)을 이유로 이혼청구를 하는 경우 등이 있고, 후자의 예로는 명의신탁 해지에 따라 신탁관계의 종료를 이유로 소유권이전등기를 구하는 것과 소유권에 터잡아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를 구하는 것을 들 수 있다.

 

원고가 동일 피고에 대하여 여러 개의 청구를 하고 있는 경우 그 병합형태가 선택적 병합인지, 예비적 병합인지 불분명한 때에는 법원은 석명권을 행사하여 이를 밝혀야 함이 원칙이나,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는 경우에는 어차피 원고의 청구 전부를 판단하여야 하기 때문에 그 점을 밝히지 않아도 위법이라고 할 수 없다(대법원 1962. 6. 21. 선고 62212 판결).

채무불이행 책임과 불법행위 책임과의 관계에 관하여, 판례는 각각 요건과 효과를 달리하는 별개의 법률관계에서 발생하는 것으로서 두 개의 손해배상청구권이 경합하여 발생하므로 선택적 관계에 있다고 한다(대법원 1989. 4. 11. 선고 88다카11428 판결).

 

. 순위를 붙인 선택적 병합

 

판례는 논리적으로 양립할 수 없는 여러 개의 청구는 성질상 선택적 병합으로 동일 절차에서 동시에 심판될 수 없다(대법원 1982. 7. 13. 선고 81다카1120 판결)고 함으로써, 여러 개의 청구를 예비적으로 병합할 것인가 혹은 선택적으로 병합할 것인가의 여부는 원칙적으로 청구의 성질에 의하여 결정하도록 하고 있다.

 

다만, 성질상 양립할 수 있어 선택적 병합의 방법에 의하여야 하는 여러 개의 청구를 당사자가 순위를 붙여서 심판을 구하는 것은 가능하다(대법원 2002. 9. 4. 선고 9817145 판결).

 

예컨대, 당사자가 양립할 수 있는 여러 개의 청구를 주위적 청구와 예비적 청구또는 1차적 청구와 제2차적 청구등으로 순위를 붙여서 청구하는 경우이다.

 

이러한 경우를 순위를 붙인 선택적 병합또는 부진정 예비적 병합이라고 하는데, 법원이 심판함에 있어서는 예비적 병합과 동일하게 당사자가 구하는 순서대로 판단을 해주어야 한다.

 

. 심판의 순서와 판단 방법

 

심판의 순서

 

선택적 병합은 당사자가 병합된 청구 중 어느 하나의 청구가 인용될 것을 해제조건으로 하여 다른 청구의 심판을 구하는 것이므로, 법원은 병합된 청구 중 이유 있는 청구 어느 하나를 골라서 원고 청구를 인용하면 되고 다른 청구에 대하여 심판할 필요가 없지만, 원고 패소의 경우에는 모든 청구를 심리하여야 한다.

 

따라서 원고승소 판결에 있어서는 이유 있는 청구 하나만을 선택판단하여 인용하면 되지만, 원고패소 판결에 있어서는 병합된 청구 전부에 대한 판단을 거쳐 모두 기각하여야 한다. 청구를 인용하는 경우에 어느 청구를 인용하느냐는 법원의 선택에 맡겨져 있다.

 

선택적 병합은 실질적으로 한 개에 불과한 분쟁을 일거에 해결하기 위하여 상호 관련관계에 있는 여러 개의 청구가 하나의 소송절차에 불가분적으로 결합되어 있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전부판결을 하여야 하며, 선택적 청구 중 하나만을 기각하는 일부판결은 선택적 병합의 성질에 반하는 것으로서 법률상 허용되지 않는다(대법원 1998. 7. 24. 선고 9699 판결).

선택적 병합 청구 중 하나의 청구를 인용하는 판결은 전부판결이지 일부판결이 아니다.

 

선택적 병합 청구의 하나에 대하여 일부만 인용되는 경우

 

선택적으로 병합된 청구의 청구취지가 가분적이고 그 중 일부만 인용되는 경우에는 법원이 어떻게 선택판단할 것인가 문제된다.

예컨대, 원고가 채무불이행과 불법행위를 선택적 청구원인으로 하여 동일한 청구취지의 손해배상을 구하였는데, 심리한 결과 불법행위 책임은 인정되나 원고에게도 20%의 과실상계 사유가 있는 한편, 채무불이행 책임은 모두 인정되거나 또는 인용 금액을 달리하여 일부 인정되는 경우에, 법원이 어떻게 선택판단하여야 할 것인가?

 

예비적 병합에서 주위적 청구가 일부만 인용되는 경우에 관한 판례(대법원 2002. 10. 25. 선고 200223598 판결)가 나온 것과는 달리, 선택적 병합 청구 중 일부만 인용되는 경우에 관하여는 아직 판례나 별다른 학설을 찾아볼 수 없다.

 

이와 관련하여서는 다음 세 가지의 견해가 생길 수 있다.

 

다른 청구에 대한 판단 없이 일부 인용되는 청구만을 선택, 판단하여 일부인용 일부기각의 주문을 내면 족하다는 견해, 병합된 청구 중 반드시 가장 많이 인용되는 청구를 먼저 선택하여 판단하고 그러한 취지를 판결 이유에 기재하되 적게 인용되는 다른 청구들에 대하여는 심리 판단할 필요가 없다는 견해, 일부 기각되는 부분이 있는 한 항상 기각 부분에 해당하는 다른 청구도 심리 판단하여 이를 기각하는 주문을 내고 이유에도 기재해야 한다는 견해가 그것이다.

 

선택적 병합 청구에 관한 판결에 대하여 항소한 경우 항소심의 심판 범위

 

그런데 제1심 법원이 선택적 병합 청구에 대하여 원고패소 판결을 하면서 병합된 청구 중 어느 하나를 판단하지 않은 경우, 재판의 누락(민소 212)으로 보아 제1심 법원이 재판하여야 할 것인지 아니면 판단 누락(민소 45119)으로 보아 원고의 항소를 기다려 항소심에서 판단할 것인지 문제된다.

 

판례는 이를 판단 누락으로 보아, 1심법원이 원고의 선택적 청구 중 하나만을 판단하여 기각하고 나머지 청구에 대하여는 아무런 판단을 하지 아니한 조치는 위법한 것이고, 원고가 이와 같이 위법한 제1심판결에 대하여 항소한 이상 원고의 선택적 청구 전부가 항소심으로 이심된다고 한다(대법원 1998. 7. 24. 선고 9699 판결).

 

나아가 선택적으로 병합된 청구 중 하나만을 인용한 원고승소 판결에 대하여 피고가 불복하여 항소한 경우에는 판단하지 아니한 나머지 청구까지도 항소심으로 이심되어 항소심의 심판대상이 되므로, 항소심은 제1심에서 인용된 청구를 먼저 심리하여 판단할 필요는 없고 선택적으로 병합된 여러 개의 청구 중 제1심에서 심판되지 아니한 청구를 임의로 선택하여 심판할 수 있으며, 심리한 결과 그 다른 청구가 인정되고 그 결론이 제1심판결의 주문과 동일한 경우에도 피고의 항소를 기각하여서는 안 되며 제1심판결을 취소한 다음 새로이 청구를 인용하는 주문을 선고하여야 한다(대법원 1992. 9. 14. 선고 927023 판결).

 

이러한 법리는 원고가 한 하나의 청구를 인용한 판결에 대하여 피고가 항소를 제기하여 항소심에 이심된 후 원고가 다른 청구를 추가하여 선택적으로 병합된 경우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대법원 1993. 10. 26. 선고 936669 판결).

 

. 대상판결 사안의 경우 [이하 판례공보스터디 민사판례해설, 홍승면 P.1659-1662 참조]

 

선택적 병합은 청구취지가 동일하여야 함

 

청구권경합 관계에 있어야 선택적 병합이 인정되므로, 청구취지는 동일하고 청구원인이 선택적 관계에 있는 것이다.

대법원 1982. 7. 13. 선고 81다카1120 판결 : 청구의 선택적 병합이란 양립할 수 있는 수개의 경합적 청구권에 기하여 동일 취지의 급부를 구하거나 양립할 수 있는 수개의 형성권에 기하여 동일한 형성적 효과를 구하는 경우에 그 어느 한 청구가 인용될 것을 해제 조건으로 하여 수개의 청구에 관한 심판을 구하는 병합형태이므로 논리적으로 양립할 수 없는 수개의 청구는 성질상 선택적 병합으로 동일소송절차내에서 동시에 심판될 수 없다.

 

청구취지가 다르면, 석명권을 행사하여 주위적ㆍ예비적 병합으로 변경하도록 하여야 함

 

이 사건은 2017. 8. 31.자 계약해지의 무효 확인, 2017. 7. 28.자 갱신거절 의사표시의 무효 확인을 선택적 청구취지로 구성하였으므로 부적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