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윤경/수필

【또르의 몽니, 야만적 만행】《타고난 도도함과 거만함이 드러나는 행동거지에다가 산책시 아름다운 야생화만 보면 달려가 짓밟는 방탕아의 소양까지 두루 갖춘 또르》〔윤경 변호사 더리..

윤경 대표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2024. 1. 12.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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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르의 몽니, 야만적 만행】《타고난 도도함과 거만함이 드러나는 행동거지에다가 산책시 아름다운 야생화만 보면 달려가 짓밟는 방탕아의 소양까지 두루 갖춘 또르》〔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또르가 침대 이불에 오줌을 싸놓았다.

대소변을 항상 패드에 하는 또르의 이런 행동은 단 한 가지 이유에서 나온다.

산책을 시켜주지 않으면, 이런 행동을 즉각 실천에 옮기는 것이다.

 

아마 이런 결정을 내린 모양이다.

난 자유가 필요해. 집 안에만 얽매이지 않고, 마음껏 돌아다닐 권리가 있어. 그러니까 날 산책시키지 않는다면, 난 폭동과 소요를 일으킬 거야!”

 

너무 어이가 없어 혼내려고 또르를 불렀다.

아무리 불러도 오지 않는다.

그 자리에 앉아 그냥 꼬리만 살랑살랑 흔드는 것이 고작이다.

 

큰 소리로 혼을 내자, 아무런 일도 없었다는 듯이 그냥 다른 곳으로 자리를 옮겨 버린다.

정말 어이가 없다.

 

타고난 도도함과 거만함이 드러나는 행동거지에다가 산책시 아름다운 야생화만 보면 달려가 짓밟는 방탕아의 소양까지 두루 갖추었다.

세상에는 방탕아로 청춘을 불사르다가 나이가 든 뒤 오히려 남들보다 더 성실하고 착하게 살아가는 삶에 관한 이야기가 복음처럼 퍼져 있지만, 갑질의 황제 또르에게는 거리가 먼 이야기다.

 

그래, 내 탓이다.

또르를 잘못 키운 내 탓이다.

지난 주에 바쁘다는 핑계로 산책을 시키지 못한 내 실수를 받아 드릴련다.

또르의 오줌이 뭍은 이불 홑청을 드라이 맡겨 받았다.

 

오늘 침대이불을 보니, 침대 이불 끝자락에 돌 두 개가 얹어져 있다.

왠 침대 장식이지?’하면서 가까이 보니 조약돌 2개가 아니라 조그만 똥덩어리 2개가 놓여져 있다.

이젠 오줌에 이어 침대 이불 위에 똥을 싸는 극악무도한 만행을 저지르고 있다.

 

근데 어찌 똥을 저리 기하학적으로 균형을 맞추어 예쁘게 싸질렀는고?

역시 귀엽고 예쁜 또르답다.

 

또르의 미용실 예약을 했다.

또르야, 내일은 꼭 산책을 시키고, 산책 후 미용실에서 목욕과 함께 털을 예쁘게 다듬어 줄테니, 이젠 몽니 부리지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