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잠자기】《난 충분한 수면시간에 대한 약간의 강박증이 있다. 수면이 부족하면, 가슴이 두근거리고 하루 종일 정신집중이 되질 않는다.》〔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건강의 3대 요소는 ‘운동하기’, ‘잘 먹기’, ‘충분한 숙면 취하기’라고 한다.
사실 바쁜 시대를 살아가는 30-40대는 위 3가지 중 한 가지도 지키기가 쉽지 않다.
운동은 고사하고 점심식사를 김밥, 샌드위치 등으로 때우기 일수다.
너무 질리도록 먹어 내가 제일 싫어하는 음식이 ‘김밥’과 ‘샌드위치’다.
수면도 항상 부족해, 차만 타면 꾸벅꾸벅 졸았다.
지금 생각하면, 중학생 시절과 고교시절에 고교입시와 대학입시를 준비하면서, 잠을 충분히 자지 못한 것이 많이 후회된다.
당시 명문 고등학교나 명망있는 대학교에 가기 위해서는 ‘4당 5락’(4시간 자면 붙고, 5시간 자면 떨어진다)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말이 나 같은 시골 촌놈에게 비수처럼 각인되어 있었다.
금과옥조(金科玉條) 같았던 이 엉터리 말 때문에 잠을 줄이는 고통을 감수해야만 했다.
난 특히 숙면을 아주 중요하게 생각한다.
잠을 푹 자고 나면 정말 기분이 상쾌하지만, 수면 부족은 아주 힘들다.
잠을 줄이거나, 이른 새벽에 일어나는 것을 잘하지 못한다.
‘아침형 인간’은 나와 거리가 멀다.
사이쇼 히로시(稅所弘)가 쓴 “인생을 두 배로 사는 아침형 인간”을 보면, 그 책의 요지는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면 건강과 부, 뛰어난 지적 능력 모두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아침형 인간만이 자신의 인생과 세상을 지배할 수 있고, 나 같은 잠꾸러기 인간은 쓰레기에 불과하다나.
그렇다면 새벽배달원들은 다 성공한 부자이고, 철학자여야 되는 거 아닌가?
물론 아침형 인간들은 저녁형 인간들의 존경을 받아야 마땅한 일을 하기는 한다.
저녁형 인간들이 절대 할 수 없는 일, 바로 “꼭두새벽에 일어나기”를 너무도 손쉽게 하는 의지의 한국인이 바로 아침형 인간이기 때문이다.
꼭두새벽에 일어나는 일은 출산의 축소판이라 할 수 있을 만큼 고통스런 과정이다.
나 같은 의지박약아는 꼭두새벽에 가끔은 후다닥 쉽게 일어날 수 있지만, 시계알람을 누른 후 다시 자기 마련이고, 몇 시간의 노력 끝에 간신히 일어나게 된다.
동트기 직전 조용하고 평화로운 순간을 사랑하는 애정 깊은 사람, 어머니의 자궁과도 같이 따뜻하고 포근한 이불 속에서 충만한 감성을 만끽하는 사람이 바로 나 같은 ‘늦잠꾸러기 저녁형 인간’이다.
난 충분한 수면시간에 대한 약간의 강박증이 있다.
수면이 부족하면, 가슴이 두근거리고 하루 종일 정신집중이 되질 않는다.
기분 좋고 편하게 푹 자면 행복한 기분을 느낀다.
경쟁과 효율을 강조하는 현대사회에서는 잠을 줄이고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것이 유리하다고 하는 말을 많이 들었다.
잠은 시간의 낭비요, 게으름의 소치라고 보기 때문인 것 같다.
그래서인지 사람들은 급한 일이 생기면 잠자는 시간부터 줄여 해결하려 한다.
그들은 죽은 뒤에는 영원히 잠을 실컷 잘 수 있다는 생각에 새벽에 벌떡 일어나 그나마 몸이 성할 때 열심히 일을 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눈을 부릅뜬다.
하지만 잠은 시간 낭비가 아니라 꼭 필요한 삶의 요소다.
잠은 편안하고 기분 좋은 충전이다.
충전이 부족하면 건강과 활력도 얻을 수 없다.
수면부족은 약 5년의 수명을 단축시킨다.
미국 암학회가 대규모 수면 연구를 하였는데, 하루에 4시간도 채 자지 않은 사람의 사망률이 가장 높았다.
너무 많이 자는 사람, 즉 하루 9-10시간씩 자는 사람 역시 사망률이 높았다.
하루 7-8시간 자는 사람의 수명이 가장 길다고 한다.
충분한 수면이란 무조건 오래 자는 것이 아니라, 피로감 없는 아침을 맞이할 수 있을 만큼의 수면이다.
인생이 넓은 강 위에 설치된 다리라면 수면은 그 다리를 든든하게 받쳐 주는 기둥이다.
작은 충격에 흔들리지 않는 안정적인 삶을 살고 싶다면, 충분한 휴식을 우선 순위 맨 위 칸에 놓아라.
일을 제대로 풀고 싶다면, 푹 더 자라.
그런데 나이 들면, 누가 시키지 않아도 저절로 푹 자게 된다.
이제는 오래되고 부식된 몸뚱아리를 충전하느라 휴식시간이 늘어나고, 수면시간도 저절로 길어지는 것이다.
이제는 주말이 짧을 정도로 아무 것도 안하면서 빈둥거리며 쉬는 것이 좋고, 너무 편하다.
게다가 이제는 나이 들었다는 핑계로 푹 쉴 수 있지 않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