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윤경/수필

【고독을 즐기는 사람들】《혼자 있어서 외로운 것이 아니라, 혼자 있지 못해 외로운 것이다.》〔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윤경 대표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2024. 1. 16. 13:46
728x90

고독을 즐기는 사람들】《혼자 있어서 외로운 것이 아니라, 혼자 있지 못해 외로운 것이다.》〔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오늘자 조선일보에 흥미로운 기사가 실렸다.

우리나라 사람의 40%집에 홀로 있을 때 즐거움을 느낀다는 문항에 그렇다고 답했다. 미국·유럽·북유럽과 인도·동남아시아를 포함한 전 세계 38국의 응답자 중에서도 그렇다는 응답 비율은 우리나라가 가장 높았다. 반면 집에서 자녀·손주를 키우는 데 보람을 느낀다에 동의한 우리나라 응답자는 8%로 전 세계에서 가장 적어 꼴찌를 기록했다.

(기사내용 사이트)

https://www.chosun.com/economy/market_trend/2024/01/16/CHGMVSPMN5ENTL65Y7SBRJOLOI/

내 평소의 생각과는 다른 통계결과에 다소 놀랐지만, 역시나 우리나라 국민들이 시대를 앞서가는 현명한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음에 감탄한다.

 

세계는 인터넷으로 인하여 초연결망사회가 되었고, 각종 SNS가 난무한다.

그런데 ‘4차 산업혁명이 가속화될수록 외로움이 심화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영국에서 나온 보고서 “Combatting Loneliness”를 보면, 영국인구 6,600만명 중 900만 명이 외로움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온다.

그래서 영국은 2018년에 외로움부 차관(Minister of Loneliness)을 신설했다.

 

나이든 남자들이 은퇴를 하면, 직장을 통한 사회적 관계망이 순식간에 끊어진다.

그때부터는 고교동창이나 대학동창 등과의 SNS 대화방(카톡방)은 각종 소식, 부고, 사진, , 음악 등으로 도배가 되기 시작한다.

사회적 단절을 막고, 자신의 존재가치를 주변에 끊임없이 알리고 싶은 발악이다.

젊은 시절에는 전혀 얼굴도 보이지 않았던 친구들이 은퇴 후에는 학창시절 동기들과의 각종 등산모임, 당구모임 등에 열성적으로 참석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그런 모임이나 사회적 관계망도 어느 순간 사라질 수밖에 없다.

노화로 인하여 기력이 떨어지고 병이 들거나, 경제력이 부족해지면서 다른 사람들을 만나는 것을 회피하기 때문이다.

그 결과 노인들의 외로움은 더 심화된다.

 

외롭고 쓸쓸하다고 이 사람 저 사람 만나면서 쏘다니고, 이 모임 저 모임 기웃거리면서 먹고 마시는 것은 쓸모없는 시간 낭비이다.

많은 사람과 억지로 맺은 그 관계 때문에 삶이 더 힘들고 팍팍해 질 때도 많다.

다른 사람의 관계를 위해 살아가는 인생을 지속하는 한 그 사람은 지독한 외로움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인간이란 본질적으로 외로운 인간이다.

외로움 때문에 몸을 떠는 것보다 더 불행한 것은

외로움을 느껴 볼 시간을 갖지 못하고 살아가는 것이다.

 

혼자 있는 고통이 론리니스(Loneliness)”라면, 혼자 있는 즐거움은 솔리튜드(Solitude)”.

나만을 위해 사는 시간이 반드시 필요하다.

홀로 있는 시간은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바로 볼 수 있어 좋다.

혼자 있는 시간을 갖고 자기 마음 속을 들여다보고, 그 마음이 시키는 대로 한번 살아 봐야 한다.

 

혼자 있는 것을 즐길 수 있는 것도 능력이다.

고독을 즐길 줄 아는 사람은 다른 사람과의 사회적 관계도 원만하다.

반면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으로 외로움을 해소하려고 하는 사람은 결국 외로움에 더 취약한 상태에 놓이게 된다.

 

고독이 찾아오면 그것을 물리치려고 안간 힘을 쓰는 사람이 있다.

나는 고독이 찾아오면 그것을 즐기려고 한다.

외롭다고 슬퍼하거나 우울한 감정에 빠지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찬찬히 들여다 본다.

 

혼자 있어서 외로운 것이 아니라,

혼자 있지 못해 외로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