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나의 아저씨’의 OST인, 손디아의 노래 “어른”】《마음껏 슬퍼하라. 진정 슬픈 일에서 벗어날 유일한 길이니. 큰 소리로 울부짖고 눈물 흘려라. 눈물은 빗물이 되어, 상처를 깨끗이 씻어줄 테니.》〔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드라마 ‘나의 아저씨’의 OST인, 손디아의 노래 “어른”을 들었다.
☞ (유트브 동영상)
https://youtu.be/cVmjzMPf0hY
곡도 좋지만, 가사가 한 편의 시 같아서 참 마음에 든다.
며칠 전 겨울비 내릴 때 이 노래를 듣고 나도 모르게 눈물이 찔끔 나왔다.
슬픈 일이 전혀 없는데도 말이다.
나름 굳건한 의지력도 있고, 스트레스에 강하다고 자부해 왔는데, 나이든 지금은 아닌 것 같다.
이젠 슬프거나 감동적인 영화 또는 드라마를 보면 눈물이 쏟아진다.
감동적인 시나 글을 읽을 때도 마찬가지다.
슬프고 감동적인 음악을 듣거나, 뮤지컬을 볼 때도 똑 같다.
유튜브에서 강아지 안락사를 보거나, 음주운전 차를 온 몸으로 막다가 죽은 여자 경찰관의 장례식 모습을 보거나, 어려운 역경을 헤치고 드디어 목표점에 도달한 선수가 감동에 겨워 우는 모습을 보면,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온다.
어릴 적 “들장미 소녀 캔디”라는 만화영화가 있었다.
그 주제곡 가사가 매우 인상적이었다.
“외로워도 슬퍼도 나는 안 울어. 참고 참고 또 참지 울긴 왜 울어.”
이처럼 어린 소녀 아이도 울지 않는데, 하물며 ‘남자의 눈물’은 사내답지 못한 철부지 행동으로 치부되는 것이 세상의 눈이다.
근데 난 갈수록 자꾸 눈물이 난다.
젊었을 때는 전혀 눈물을 흘리지 않았는데 말이다.
눈물을 흘릴 때 창피하기도 하고 주책 맞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었다.
나약하고 소심하게 보일까 걱정하기도 했다.
그런데 울고 나면, 더 슬퍼지는 것이 아니라 마음이 아주 후련해진다.
뭔가 설명하기 힘들어도 내가 ‘살아 있는 느낌’이다.
내가 우는 이유는 우울해서도 아니고, 소심해서도 아니다.
답답해서도 아니고, 스트레스가 극에 달했기 때문도 아니다.
감정에 충실하면서 눈물을 펑펑 흘릴 때 마음 속은 ‘공허함’이 아니라 오히려‘충만함’으로 가득 채워진다.
슬픔을 느끼기 때문에 ‘삶의 맛’을 알게 되는 것이고, 허무함을 알기 때문에 ‘영혼을 채우는 기쁨’을 발견하게 된다.
이제 “외로워도 슬퍼도 절대 울지 않겠다”는 캔디의 노래는 잊으려 한다.
언제나 강한 척하고 싶지도 않다.
눈물이 나면, 기꺼이 울 것이다. 눈물샘이 마를 때까지.
마음껏 슬퍼하라.
진정 슬픈 일에서 벗어날 유일한 길이니.
두려워 말고, 큰 소리로 울부짖고 눈물 흘려라.
눈물이 그대를 약하게 만들지 않을 것이다.
눈물을 쏟고, 소리쳐 울어라.
눈물은 빗물이 되어,
상처를 깨끗이 씻어 줄 테니.
상실한 모든 것에 가슴 아파하라.
마음껏 슬퍼하라.
온 세상이 그대에게 등을 돌린 것처럼.
상처가 사라지면
눈물로 얼룩진 옛 시간을 되돌아보며
아픔을 이기게 해 준
눈물의 힘에 감사할 것이다.
두려워 말고, 마음껏 소리치며 울어라.
- 메리 캐서린 디바인의 “마음껏 울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