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꾼들이 자주 사용하는 ‘집착의 따른 심리게임’】《사기꾼은 빌려준 돈을 받고자 하는 상대방의 집착심리를 역이용한다.》〔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주객을 전도시키는 심리게임>
한밤 중인데도 박 사장은 쉽게 잠이 오지 않았다.
침대에서 이리저리 몸을 뒤척이고 있었다.
박 사장의 부인이 신경이 쓰여 무슨 문제냐고 물었다.
박 사장은 1년 전 김 사장에게서 5억 원을 빌렸는데, 내일이 그 돈을 갚기로 한 날이라서 신경이 쓰인다고 했다.
하지만 돈을 갚을 방법이 없기 때문에 어떻게 해야 할지 걱정이었다.
박 사장 부인은 수화기를 들고는 그 오밤중에 김 사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전화벨이 여러 번 울린 끝에 김 사장이 졸린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다.
박 사장 부인 : “저 박 사장 아낸데요, 남편이 김 사장님께 5억 원을 빌렸는데, 내일 갚기로 했다면서요.”
김 사장 : “아, 예! 안 그래도 무척 기다리고 있던 중입니다.”
박 사장 부인 : “지금 말씀 드리는 게 낫겠어요. 남편이 돈을 마련하지 못해서 내일 갚을 수 없겠네요.”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는 전화를 끊어 버렸다.
박 사장은 긴장했던 마음을 풀고 잠이 들었지만, 이제는 김 사장이 잠자리에서 이리저리 뒤척이고 있었다.
<사기꾼은 빌려준 돈을 받고자 하는 상대방의 집착 심리를 역이용한다.>
거액을 빌려주고 그 돈을 받지 못해 상대방을 사기죄로 고소하는 사람들이 많다.
더 황당한 것은 이미 받지 못한 돈이 상당한 고액임에도 추가로 돈을 빌려주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언뜻 보면 그런 행동이 이해 되지 않는다.
‘빌려간 사람’은 ‘빌려준 사람’에게 “지금 내가 돈을 받을 곳이 있는데, 그 돈을 받기 위해서는 추가로 돈이 투입되어야 한다. 그러니 빌려 준 돈을 받고 싶으면, 추가로 거액의 돈을 나에게 빌려 달라.”고 요구한다.
돈을 빌려준 사람은 단호하게 이 제안을 거절할 것 같지만, 놀랍게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 요구에 응한다.
그리고 추가로 빌려 준 돈조차 받지 못한다.
사기꾼들은 ‘돈을 빌려준 사람들’의 집착 심리를 교묘히 이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