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면성】《이런 사람이 전쟁터에서 살아 남는다.》〔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양면성을 가진 사람이 유연하게 대처한다.>
인류역사 이래 전쟁이 없는 날은 단 하루도 없다.
무역전쟁, 교통전쟁, 입시전쟁 등 우리는 여러 가지 경쟁 속에서 매일매일을 보내고 있다.
어떤 사람들이 이런 전쟁에서 살아남는지 파악할 수 있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미국의 심리학자 시버드는 격전지에서 전사하느냐 살아오느냐는 단순한 운(運)의 문제는 아니며, 거기엔 특별한 심리적 특징이 개재된다고 믿고 그것을 중점적으로 조사했다.
그는 한국전쟁과 베트남전 등 격전지에서 살아 돌아온 수백 명의 제대 군인과 인터뷰를 했다.
격전지에서 여러 고난을 겪고 살아남은 병사들에게 공통되는 성격이 있었다.
그들은 평소에는 여유를 가지고 생활하지만, 유사시에는 아주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는 성격을 사진 사람들이었다.
여유만 가지고 있어서는 안 되고, 그렇다고 언제나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어서도 안 된다.
그들은 이 두 가지를 동시에 갖추고 있었다.
즉 여유를 가지면서도 필요한 때에는 긴장하는 성격의 소유자였다.
그들은 평소에는 다소간 게으른 듯하나, 일할 때는 아주 열심히 했다.
그들은 나서야 할 때를 대비하여 에너지를 비축했고, 책임감이 강하여 다른 사람의 이익을 위해서는 몸을 아끼지 않았다.
즉 이기적인 자는 위기상황에서 살아남기 힘들지만, 협동정신이나 희생정신을 가진 사람은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이다.
그들은 부하가 잘못을 저질렀어도 화내지 않고 농담으로 웃어 넘겼고, 일부러 자신의 실수를 보여주고는 함께 웃어 넘기는 여유도 가지고 있었다.
곤란한 상황에서도 절망하지 않고 침착하게 대처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현실을 무시하면서 그저 낙관적이고 긍정적인 생각만 갖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전쟁터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에게 공통되는 특징은 두 가지 상반된 성격을 동시에 갖고 있다는 것이다.
착실하면서 즐길 줄 알고, 근면하면서도 느긋하며, 외향적이면서도 때론 내항적이었다.
이런 양면성이 어떤 상황에 처해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최악의 상황을 직시하는 ‘긍정적 현실주의자’가 되라.>
사람들이 잘못된 결정을 한 경우 또는 힘든 처지에 빠진 경우 ‘긍정적이고 낙관적인 생각’은 두뇌의 고통을 완화해 준다.
희망을 갖게 하고 다시 결의를 불태우도록 도와준다.
그래서 인생을 살면서 ‘긍정적이고 낙관적인 생각’을 갖는 것은 문제를 극복해 나가는데 큰 도움이 된다.
인생은 낙관 없이 살 수 없다.
하지만 ‘현실을 직시하지 않는’ 낙관적 생각은 오히려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는데 방해가 되기도 한다.
이를 “스톡데일 패러독스(Stockdale Paradox)”라 한다.
베트남전 때 하노이 포로수용소에서 10년 가까이 세월을 보내고도 살아남은 스톡데일 장군의 이야기에서 비롯된 말이다.
‘이번 부활절에는 풀려날 거야, 추수감사절에는 풀려날 거야, 크리스마스 때는 풀려날 거야라’며 근거 없는 희망에 기댔던 ‘낙관론자’들과, ‘풀려나긴 글렀어. 여기서 죽을 거야’라고 아예 포기한 ‘비관론자’들은 견디지 못했다.
반면 쉽게 나갈 수 없다는 사실을 직시하고 현실에 대처하면서 반드시 살아서 돌아가겠다며 의지를 다진 ‘현실주의자’들이 기나긴 포로수용소 생활을 이겨냈다.
낙관은 ‘기대’만을 키우지만, 비관은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는 테크닉’을 키운다.
때로는 ‘낙관주의자’보다 ‘긍정적 현실주의자’ 또는 ‘건강한 비관주의자’가 될 필요가 있다.
현실을 직시하고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는 사람만이 살아 남는다.
하루살이는 하루만 살 수 있는데, 불행히도 하루 종일 비가 올 때가 있다.
‘갑자기’ 시련과 역경이 들이닥칠 때는 한 번에 오지 않는다.
여러 번에 걸쳐 온다.
‘낙관’ 대신 ‘자신감’을 길러야 한다.
‘자신감’이란 좋은 결과를 기대하는 데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최악에 대처하는 기술’을 터득하는데서 생겨난다.